영남대서 특강…"국회, 법조계 비율 높은게 문제가 아니라 '알바 의원'이 문제"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가 27일 오후 경북 경산시 영남대학교에서 열린 ‘Talk 쏘는 남자 홍준표의 Talk Show’에서 학생들에게 특강을 하고 있다. 박영제기자 yj56@kyongbuk.com
‘아르바이트 국회의원 걸러야 한다’, ‘나라 망치는 강성귀족노조 척결해야 한다’, ‘좌파 탄핵잔당척살론 공격 피해야 하는데, 내가 얘기하면 내부 총질이라는 말이 나올 것 같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거침 없는 발언을 쏟아냈다. 27일 영남대학교 정치행정대학 523호에서 열린 ‘청년들은 묻습니다 답합니다 홍준표가’ 특강 자리에서다. 영남대학교 정치외교학과 학생회가 주관한 만큼, 학생들은 쉴 세 없이 질문을 던졌고 홍 전 대표는 즉각 답했다.

한 학생이 다수가 법조계 출신인 현실과 국회의원 고령화를 개선해야 할 필요성에 대해 묻자 홍 전 대표는 “국회는 입법부이기 때문에 (법조계 출신이 많은 것을) 굳이 탓할 문제는 아니다”며 “미국도 하원 의원 70% 이상이 변호사 출신이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판사와 검사 등 고위직을 지냈던 이들이 국회에 들어와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 전 대표는 “남은 여생을 놀고 지내는 사람이 많아 문제다”며 “누릴 거 다 누리고 국회의원이 된 이들이 그냥 아르바이트 식으로 (정치를) 하고 있다. 법조계 사람이 많은 게 문제가 아니라 아르바이트하는 이들이 걸러져야 한다”고 다소 강한 발언을 내뱉었다.

국회의원 고령화에 대해서는 한국의 정치적 풍토를 개선해야 할 문제라고 진단했다. 16세부터 정당에 가입할 수 있는 영국을 비롯해 미국과 유럽 등 다른 국가에서 상대적으로 어린 나이에 정치를 시작하는 반면 한국은 젊은 세대가 정치에 입문할 수 있는 문화조차 조성되지 않아 진입장벽이 높은 상황이라고 비교했다. 그러면서 비교적 젊은 세대가 지방의회를 거쳐 국회 중앙정치로 가는 것이 합리적인 길이라고 제시했다.

한국당 인물론도 거론됐다. 지역 정치권을 대표하거나 한국당 이미지를 쇄신할 인물이 없다는 한 학생의 지적에 대부분 학생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홍 전 대표도 이에 공감했다. 그는 “지난 지방선거에서 당 대표를 했는데, 후보자를 찾을 수 없었다. 후보가 구름같이 몰린 곳은 대구시장과 경북도지사뿐이었다”며 “인물론으로는 우리가 더불어민주당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하다”고 말했다.

특히 내년 총선에 가장 큰 근심은 앞서 유시민 노무현재단이사장 등 좌파가 내세우는 ‘탄핵잔당청산론’이라고 언급했다.

홍 전 대표는 “좌파가 박근혜 전 대통령을 탄핵했으나 잔당은 탄핵하지 않았다며 탄핵잔당청산론을 내세웠을 때 섬뜩했다”며 “박 전 대통령 집권 당시 잔당들을 소탕하는 것이 내년 총선이라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 입으로 얘기하면 내부 총질이라고 하니까 당의 문제를 언급하기 어렵다”며 “정권 심판론을 들고 나오는 좌파공격을 피하려면 한국당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여러분이 생각해봐라”고 말을 아꼈다.

한 학생이 과거 대통령선거 TV토론에서 좌파와 강성귀족노조가 한국 경제를 위협할 것이라고 언급한 홍 전 대표의 대응방안이 뭐냐고 묻자 홍 전 대표는 “나라가 더 망할 때까지 2년 6개월을 참아야 한다”고 다소 수위 높은 발언을 꺼냈다.

홍 전 대표는 “나라 경제를 살리려면 좌파 경제 정책을 철폐해야 하는데, 문재인 정권 존립 기반이 강성귀족노조여서 철폐 못할 것이다”며 “강성귀족노조도 문 정권 존립 기반이어서 척결이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결과에 대한 책임은 유권자들이 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출마 지역을 묻는 질문에는 내년 1월에 선택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대구 서문시장을 방문했을 때와 같은 입장이다.

홍 전 대표는 “태어난 곳인 경남 창녕과 자란 곳인 대구 모두 출마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서도 “최종 선택은 내년 1월에 하겠다”고 단호히 말했다.

전재용 기자
전재용 기자 jjy8820@kyongbuk.com

경찰서, 군부대, 교통, 환경, 노동 및 시민단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