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천 최병국 고문헌연구소 경고재 대표·언론인
유천 최병국 고문헌연구소 경고재 대표·언론인

 

박근혜 전 대통령이 연말을 전후하여 사면이나 형집행정지로 석방이 된다면 수감의 한풀이로 자신을 탄핵시킨 보수 세력을 분열시킬 것인가. 다가오는 총선에서 보수 세력이 필패를 하고 좌파 장기집권의 초석을 깔아 주는 역할을 과연 할 것인가. ‘선거의 여왕’ 박근혜의 석방에 대해 전 국민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연말이 다가오면서 이 비상한 ‘가설’을 두고 여의도 정가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은 2017년 3월 31일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으로 구속된 지 오는 연말이면 1005일째를 맞는다. 군사쿠데타로 집권한 전두환, 노태우 두 전 대통령의 730일보다 훨씬 긴 수형생활을 하고 있다. 왼쪽 어깨 회전건개 파열 등으로 지난 9월 16일 서울성모병원에 입원한 후 2개월이 넘게 장기 입원 중이다. 입원 이틀째 되는 날 수술을 하여 경과가 좋아 일상생활에 큰 무리가 없을 만큼 수술 경과가 좋다는 소식이다. 수술 집도의도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을 때까지는 2~3개월이면 된다고 했다. 법조계서는 “수형자가 2개월 넘게 외부 병원에 장기 입원한 사례는 지금까지 전례가 없다”고 한다. 사실상 형집행정지로 보는 게 옳다는 설명이다. 이를 뒷받침하는 일이 지난달 31일 부산의 문재인 대통령 모친 장례식장에서 있었다. 문 대통령이 문상을 온 홍문종 우리공화당 공동대표에게 이런 말을 했다는 것이다. “제가 (박 전 대통령을) 계속 배려하고 있습니다. 병원에도 보내 드리고 책상도 놔드리고 (그게 다) 제가 하고 있는 것입니다” 홍 대표는 문상 후 여러 언론에 이같은 워딩(wording)을 공개했다.

이 때문에 박 전 대통령의 연말 사면 또는 형집행정지가 임박했다는 소식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청와대와 여권이 총선 카드로 연말에 ‘박근혜 석방’을 실시할 개연성이 높다는 것이다. 박 전 대통령이 석방되면 그의 성격상 탄핵과 수감의 한풀이를 통해 보수 세력을 분열시킬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특히 박 전 대통령의 석방에 대해 지금까지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자유한국당으로서는 ‘박근혜 석방이 곧 보수분열’이라는 등식이 될까 제일 우려하고 있는 점이다. 이렇게 되면 ‘찬(贊)탄핵파와 반(反)탄핵파 진영으로 또다시 쪼개져 4월 총선은 여권에는 필승카드로, 보수야권에게는 최악카드로 작용할 것이라는 것이 정치 분석가들의 설명이다.

67세 전직 여성대통령이 자신을 탄핵시키는 데 일조를 한 보수세력에 대해 과연 ‘한번 꽂히면 철판도 뚫어낸다’는 ‘독기’를 한풀이로 뿜어내어 보수진영을 유린하고 좌파정권의 장기집권을 도왔다는 ‘보수분열의 원흉’으로 역사에 남을 것인지 그녀의 선택에 국민들은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

박근혜의 1000일 수감생활 동안 대한민국 국민들은 ‘한 번도 겪어 보지 못한 나라’를 경험하고 있다. 그가 구속된 후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된 후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이 열리고 김정은에 대한 끝없는 평화 제스츄어로 국방 안보가 허물어져 가고 북핵을 둘러싼 북미 정상회담, 시·도지사, 교육감 선거에서 TK지역을 제외한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좌파 쪽 시장과 도지사, 교육감이 휩쓸고 공권력을 우습게 보는 민노총의 세력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 친여정부의 표를 향한 복지 표퓰리즘이 남미 사회주의국가를 추월하려는 듯 세금 퍼붓기 놀음을 하고 있다. 여기다 동맹국 미국·일본과는 전에 없는 갈등을 겪고 있다. 집권 민주당의 장기집권을 향한 패스트랙 법안이 국회에 상정돼 통과를 눈앞에 두고 있다. 문 대통령이 취임식 때 “지금 제 가슴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를 만들겠다는 열정으로 뜨겁습니다 ”고 한 말이 실제로 실천이 되고 있다. 경제가 무너져 내리고 교육은 학생들 간에 우열이 없이 보통 아이로 평준화되고 출생률은 절멸상태로 가고 있고 빈부의 격차는 그 어느 때 보다 심각한 수준이다. 이런 상황을 지켜본 박 전 대통령이 여권의 음습한 표 놀음으로 석방돼 자신의 한풀이로 보수야당을 분열시켜 국민이 더욱 어려운 벼랑길로 떨어지는 상황을 두고 볼 것인가. 자신의 잘못으로 ‘한 번도 겪어 보지 못한 나라’를 경험하고 있는 5000만 국민에게 속죄하는 마음으로 마지막 애국심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그것이 그가 짊어진 책무요 숙명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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