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업단지공단 대구·경북본부

구미공단 50주년 선언문비.

한국산업단지공단 대구·경북본부가 구미 수출의 탑 앞에 세운 구미공단 50주년 기념비에 박정희 전 대통령이 또다시 빠져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산업단지공단 대구경북지역본부는 지난 26일 구미국가산업단지 조성 50주년을 맞아 구미시 광평동 수출산업의 탑 앞 녹지에 50주년을 기념하는 기념비 제막식을 했다.

기념비는 선언문 비와 번영의 문 등 두 개의 조형물로 구성됐으며 선언문 비에 구미국가산업단지 50주년 의미를 담은 문구를 새겼다.

기념비가 세워진 구미 수출의 탑은 1976년 박정희 대통령 시절 구미공단 수출 10억 달러 돌파를 기념해 세워졌다.

한국산업단지공단 대구경북지역본부 의뢰로 대구에 있는 사립대학 A 교수가 쓴 문구는 “조국의 번영과 민족중흥을 이루고자 1969년 공업단지 조성의 첫 삽을 뜬 이래 반세기 만에 구미는 국내 최대의 첨단 IT 단지·전자산업의 요람이자 대한민국 수출의 전진기지로 자리매김했다”는 내용이다.

이어 “한적한 농촌 마을에서 거대 산업도시로 거듭난 이 상전벽해의 기적은 오로지 밤낮없이 땀 흘린 기업인과 근로자, 구미시민의 값진 결실이다”고 새겼다.
 

1976년 박정희 대통령 시절 구미수출 10억 달러 돌파 기념으로 세워진 구미 수출의 탑 앞에 구미공단 50주년 기념 선언문 비와 번영의 문이 세워져 있다.

구미공단 조성을 지휘하며 오늘의 구미공단 50년을 있게 한 박정희 대통령에 관한 내용은 어디에도 없다.

A 교수는 “박정희 대통령이 구미공단을 조성한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 아니냐”며 “민족중흥이라는 문구가 박정희 대통령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산업단지공단 대구·경북본부 관계자는 “선언문 비에 특정 인물을 넣지 않는 일반적인 흐름과 형식에 따른 것”이라며“구미공단을 박정희 대통령이 조성한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구미국가산업단지 전체에 관한 비여서 특정인의 이름이 들어가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이에 대해 구미시민 B 씨는 “구미공단을 세운 것이 박정희 대통령이라는 것은 구미시민 누구나 다 인정하는 사실로 구미공단 50주년 기념에 박정희 대통령이 빠지는 것은 말도 안된다”며“박정희 대통령을 평가할 때 공(功)은 쏙 뺀 채 과(過)만 가지고 이야기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구미시는 앞서 지난 9월 18일 구미공단 50주년 기념행사 홍보영상에 박정희 대통령이 빠진 채 김대중·노무현·문재인 대통령만 등장해 박정희 대통령 지우기 논란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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