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음악에 반신요까지…스트레스 완화 안성맞춤

28일 포항지진트라우마센터를 방문한 포항 시민들이 음파반신욕을 체험하고 있다.

“삐빅, 측정이 완료됐습니다. 당신의 두뇌 스트레스는 ‘매우 높음’ 수준입니다”

28일 오전 9시 30분께 찾은 포항시 북구 흥해읍 포항지진트라우마센터.

트라우마센터 입구인 건물 2층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안내데스크에서 상담사와 잠시 대화를 나누면, 스트레스 측정기로 안내된다.

측정기는 뇌·맥파를 분석해 스트레스 지수를 알려주는 기기로 현재 두뇌·신체 스트레스, 심장 건강도, 누적 피로도 등 현재 상태를 ‘매우 낮음’부터 ‘매우 높음’까지 6단계로 나눠 알려준다.

결과지에는 스트레스 수준에 대한 간략한 설명과 대처 방법이 나와 있다.

안내데스크 오른편에는 혈액순환을 돕는 음파반신욕실과 클래식 음악을 들으며 음파로 전신을 마사지해 스트레스 완화와 불면증 해소에 도움을 주는 진동음향테라피 시설도 준비돼 있다.

3층으로 올라가면 뇌파검사 등을 할 수 있는 검사실과 트라우마 치료실이 있다.

치료실에서는 EMDR, 바이오피드백 등이 이뤄진다. EMDR(안구운동 민감소실 및 재처리요법) 치료는 안구 움직임과 같은 시각적 자극을 통해 부정적인 기억을 감소시키는 역할을 하며, 바이오피드백 치료는 뇌파·심박수·근육긴장도 등 자율신경계의 반응을 컴퓨터 화면으로 직접 보면서 자기 조절법을 익히는 훈련이다.

이날 오전 10시께부터 주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28일 포항지진트라우마센터가 시민들을 상대로 참여하고 싶은 프로그램을 조사하고 있다.

2년 전 지진 이후 지금까지 흥해체육관에서 이재민 생활 중인 김윤자(58·여)씨는 트라우마센터가 개소된 지난 27일에 이어 이날에도 센터를 방문했다.

센터 내 심실 안정실에 마련된 음파반신욕실에서 평온한 기분을 만끽하던 그녀는 “오랜 이재민 생활과 지진 트라우마에 심신이 지친 상태”라며 “불안 증세로 인한 부종과 근육통 등을 치료하기 위해 침도 맞고 추나요법도 해봤지만, 역시 마음이 편한 게 가장 중요한 것 같다. 가능하다면 매일 이곳을 찾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주에는 트라우마센터가 주관하는 1박 2일 트라우마 극복 캠프에도 다녀왔다”며 “캠프에서 받은 상담과 치유 프로그램이 많은 도움됐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흥해 주민 박명순(66·여)씨도 보다 심층적인 측정과 치료를 상담받기 위해 트라우마센터를 찾았다.

수차례 방문한 병원에서도 밝혀내지 못한 원인 모를 두통과 복통으로 인해 지진 이후 14㎏가량 체중이 줄은 박씨는 지진트라우마 극복을 진심으로 원하고 있었다.

박씨는 “어제(27일) 방문해 진동음향테라피를 받았는데 음악 한 곡이 끝나는 20분이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며 “스트레스가 완화됐다고 마음 먹으니 밤에 잠도 잘 오는 것 같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한편, 포항시는 미술심리치료, 원예치료, 압화공예, 난타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포항지진트라우마센터를 치유공간이자 문화공간으로서 활용할 예정이다.

트라우마센터 이윤정 팀장은 “시민들을 대상으로 치유 계획 또는 프로그램 선호도를 조사하고 있다”며 “포항시민과 함께 만들어가는 포항지진트라우마센터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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