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군 대표 음악제인 ‘가얏고 음악제’가 지난달 12일 대가야문화누리 대공연장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고령 군립 가야금연주단의 화려한 공연과 함께 인기 가수들의 무대가 1000여 명의 관객의 눈과 귀를 즐겁게 했다.

한껏 흥이 달아오른 무대에 고령군민들에게는 다소 익숙한 얼굴의 가수가 출연해 관객들의 큰 박수갈채를 받았다. 고령의 딸이자 고령을 대표하는 가수 최비송(만 45세)씨의 무대였다.

관객의 귀를 사로잡는 압도적인 보컬로 시원시원한 무대를 이끌었던 그녀는 사실 본격적인 가수로 데뷔한 지는 3개월밖에 되지 않은 신인이다.

그런 그녀가 지역민들의 큰 박수갈채를 받은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고령의 전통 있는 음악밴드인 ‘우륵밴드’의 보컬로 그동안 지역민들과 함께 음악을 통해 교감을 해왔던 것이다.

‘최경주’의 이름으로 활동한 그녀는 얼마 전 개명을 통해 ‘최비송’의 이름으로 활동을 하고 있다. 고령에서 태어나고 자란 그녀는 평범한 세 아이의 엄마이자 전업주부였다. 어린 시절부터 음악을 좋아했지만 육아와 내조를 위해서는 ‘가수’라는 꿈을 접어둘 수밖에 없었다.

아이들이 어느 정도 성장하고 우연한 계기에 ‘고령군 우륵 밴드’에 가입하게 된 그녀는 그동안 참아왔던 ‘끼’를 음악 봉사활동을 통해 마음껏 펼치기 시작했다.

더욱 자신감을 얻은 그녀는 지난 2011년 전국노래자랑에서 최우수상 수상을 통해 잠시 접어 두었던 가수의 꿈을 향해 도전을 시작했다. 그리고 지난 8월 타이틀 곡 ‘탕탕탕’을 통해 정식으로 가수에 데뷔하게 된다.

마치 드라마 같은 이야기로 평범한 가정주부에서 어릴 적 꿈을 이룬 가수로의 첫발을 내딛게 된 것이다.

음악 활동을 하고 있을 때 큰 행복을 느낀다는 그녀는 앞으로 노래 강사 자격증을 따내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음악적 노하우를 전달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특히 드라마와 연기를 보며 울고 웃고 하듯 음악을 통해 관객들과 더욱 많은 교감을 하고 싶다는 뜻도 전했다.

다음은 가수 최비송 씨와 일문일답.

△ 자기소개를 해달라.
저는 어릴 적 꿈이 가수였던 꿈을 이룬 가수 최비송입니다. 노래할 때가 너무 행복하고 그 어떤 놀이보다도 즐거운 정말 노래를 사랑하는 가수 최비송입니다.

△ 가수가 된 계기는.
- 저는 아이 셋을 키우는 평범한 주부로 살고 있었는데 지인이 저에게 고령에 우륵 밴드라는 밴드가 있는데 거기서 노래를 좀 할 수가 있겠느냐고 제안을 하셔서 제가 거기에 가서 방문해서 테스트를 했습니다. 제가 노래를 그대도 조금은 하는 편(웃음)이었기 때문에 통과가 돼서 그때부터 노래를 계속하게 됐고 또 하다 보니깐 점점 더 제 마음속에 있던 열정이 커져서 활동을 하면서 봉사를 계속 다니다가 2011년 전국노래자랑에서 최우수상을 받게 됐습니다. 그때를 계기로 제가 계속 노래를 하고 있다가 정동민 작가를 만나게 돼서 ‘탕탕탕’이라는 곡을 받고 그래서 가수가 됐습니다.


△ 음악활동에 대한 가족의 반응.
- 누구보다 제 남편이 제가 노래 부르는 것을 찬성을 하지 않으셨어요. 아이들도 어리고 엄마의 손길도 많이 필요하고 그래야 하니까 찬성을 하지 않으셨는데 그래도 제가 너무 하고 싶어 하니까 남편도 제 뜻을 꺾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까지 잘 해오고 있습니다. 지금은 우리 아이들이 엄마가 노래하고 그걸 듣고 제가 노래하는 곳에 친구를 데리고 오고 친구들도 듣고 하니깐 “너희 엄마 노래 잘한다” 이런 이야기에 우쭐한 것이 있나 봐요. 그래서 제가 집에서 노래 연습을 하거나 이러면 “엄마 그 노래는 좀 아닌 것 같다”고 코치도 해주고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 타이틀 곡 ‘탕탕탕’을 부른 계기는.
- 지인분의 소개로 대표곡으로 윤수현씨의 ‘천년지기’와 ‘천태만상’, ‘사치기사치기’를 작사작곡 하신 정동진씨를 우연히 만나게 됐습니다. 그분께서 작업하신 곡을 듣던 중에 ‘탕탕탕’이라는 곡을 제가 계속 중독성이 있는지 저도 모르게 그 곡을 흥얼거리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이 곡이 제 인생 곡인가 이렇게 생각해서 그 곡을 받게 됐습니다.


△ 음악 활동 중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
- 에피소드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제가 밴드 활동을 하면서 무대에서 가사를 지우개로 지운 것처럼 어느 부분을 제가 한번 잊어버린 적이 있어요. 정말 안 당해본 사람은 모를 건데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겠더라고요. 제가 노래를 하다가 뒤로 걸어 들어갔어요. 가사를 진짜 지운 것처럼 그 부분이 기억이 나지 않아서 정말 그 이후로 트라우마가 생겨서 무대에 올라가기 전에 가사를 수백 번을 되뇌는 데도 불안해요. 그래서 뒤로 걸어 들어가서 베이스 치시는 분 악보를 보고 가사를 보고 앞으로 걸어 나왔어요. 정말 그때는 너무 부끄러워서 하늘로 날아갈 수 있으면 날아가고 싶더라고요. 너무 당황하니까 정말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겠더라고요. 너무 당황하니까. 그 이후로는 실수는 없었고요. 가수 활동을 시작한 지 몇 개월 되지는 않았지만 여름에 제가 공연을 갔는데 공연이 끝나고 갑자기 굵은 소나기가 쏟아졌어요. 제 차는 아주 멀리 있었고 우산도 없고 당황을 해서 서 있으니까 제 노래 듣고 같이 춤추고 하신 아주머니께서 나오셔서 “가수야 내가 오늘 니 때문에 너무 즐거웠다”면서 “비를 맞혀 보낼 수 있나”고 하시면서 직접 우산을 씌워주셔서 제 차있는데 까지 데려다주시더라고요. 그때 너무 감사했습니다. 제가 그냥 즐거워서 한 노래인데 너무 좋아해 주시니까.

△ 우륵 밴드 소개를 해 달라.
- 우륵 밴드는 고령에서 사회활동을 하고 계시는 한의원 원장님도 계시고 농사지으시는 분, 직장생활 하시는 분, 선생님 등 15명이 결성돼 있습니다. 저희가 요양원이라든지 음악을 원하시는 곳이 있으시면 저희가 직접 찾아뵙고 봉사를 주로 하고 있습니다.


△ 우륵 밴드 활동 중 기억에 남는 점은.
- 요양병원에 가면 치매에 걸리신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많으시니까 우리 밴드에 기타 치시는 언니 분이 한 분 계시는데 머리카락이 아주 짧으세요. 할머니 한 분이 계속 그분을 쳐다보시면서 “남자가 여자가”를 계속 반복하시더라고요. 그래서 할머니께 여자라고 했더니 남자같이 생겼다면서 치매에 걸리셨지만 저희가 노래를 하고 활동을 하면 좋아서 그 음악에 흥겹게 노시고 즐거워하시고 이런 걸 보면 음악이라는 것이 좋은 것 같아요.

△ 고령의 가 볼 만한 곳은.
- 고령에 가 볼 만한 곳은 테마파크라고 대가야 철기, 토기 등 우리 역사를 되돌아볼 수 있는 테마파크공원이 있고요. 옆으로는 대가야박물관, 우륵 왕관 전시관이나 대가야정신 우륵 박물관 이렇게 고령의 가야금을 할 수 있는 공간과 옛날 대가야 시절을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고요. 대가야 생활촌이라고 개장한 지 얼마 안 됐지만 거기서 옛날 대가야 민족들의 생활상 등을 볼 수 있는 곳이 있습니다.


△ 고령의 먹거리는.
- 먹거리로는 고령지역에 한우라든지 고기가 정말 신선하고 좋습니다. 농가 맛집으로 ‘참살이’라는 곳이 있는데요. 직접 농사를 지으셔서 계절에 따라 메뉴가 조금씩 바뀌지만 고스레밥이라든지 신선한 육회 이런 것 등 직접 농사지신 음식재료로 그때그때 만들어주시니까 더 건강해지는 것 같고 맛있는 것 같습니다.

△ 앞으로의 계획과 포부를 말해달라.
- 노래만으로 지역 가수들이 생활할 수 있을 만큼의 여유를 가질 수 있는 게 아니어서 힘들거든요. 그래서 저는 제가 노래를 좋아하고 앞으로도 계속하고 싶고 노래 강사 자격증을 받아서 노래를 좋아하시는 분에게 저의 노하우를 전해드리고 싶고 같이 병행하면서 가수 활동을 열심히 하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경북일보 독자에게 한마디.
- 경북일보 독자 여러분 만나 뵙게 돼서 너무나 반갑습니다. 저는 노래를 너무 사랑하는 정말 평범한 주부이자 가수 최비송입니다. 앞으로 드라마와 연기하시는 분들을 보고 울고 웃고 하듯이 저도 진심을 다해서 노래하는 가수가 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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