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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秋다르크' 중량감 못지않게 법무장관 역할과 과제 무겁다
'秋다르크' 중량감 못지않게 법무장관 역할과 과제 무겁다
  • 연합
  • 승인 2019년 12월 05일 17시 45분
  • 지면게재일 2019년 12월 06일 금요일
  • 1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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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자녀입시 비리 등 의혹으로 물러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후임에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내정했다. 유력한 법무장관 후보로 꼽혀온 추 의원은 애초 이낙연 총리 후임자와 함께 내정 사실이 발표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지만, 전격적으로 ‘원포인트’ 인선이 이뤄졌다. 법무·검찰의 상황이 너무 급박해 장관 자리를 더는 공석으로 둘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단기간에 검찰 개혁을 고강도로 추진했던 조 전 장관 사퇴 이후 후속 작업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을 뿐 아니라 검찰 수사가 청와대를 정면으로 겨냥하고 있다는 상황 인식이 작용했을 것이다. 정부와 여당으로서는 상당한 위기감과 함께 검찰 권력을 견제하고 개혁을 시급히 마무리 짓겠다는 의지가 절박할 수밖에 없다. 추 후보자가 장관 내정 직후 일성으로 검찰 개혁을 강조한 것도 이런 맥락일 것이다. 그는 ‘법무장관 자리와는 격이 맞지 않는다’는 말이 나올 만큼 화려한 이력을 자랑한다. 판사 출신인 추 후보자는 여성 국회의원으로서는 헌정사상 최초로 지역구 5선에 성공했다. 민주당 대표까지 지낼 정도로 중량감 있는 인물이다 보니 일각에서는 ‘총리급 장관 후보자’가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추 후보자는 검찰 개혁의 불쏘시개를 자처한 조 전 장관이 ‘더 강력한 추진력을 발휘해 줄 후임자’라고 했던 인물인 셈이다. 아무리 추 후보자의 역량과 추진력을 감안한다고 해도 여건은 결코 녹록지 않다. 말 그대로 첩첩산중이다. 공직자범죄수사처 설립과 검·경 수사권조정을 위한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처리 상황이 안갯속인 가운데 검찰 자체 개혁도 사실상 멈춰선 상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조 전 장관 사퇴 이후 검찰 내부에서는 개혁이 일방적으로 추진된다며 반발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법무부가 반부패수사부(옛 특별수사부) 등 검찰의 직접수사 부서 37곳을 없애고 수사 상황을 법무장관에게 사전 보고하도록 규정을 바꾸려고 한 것을 두고 검사들의 비판 목소리가 공개적으로 표출된 게 단적인 예다. 날이 갈수록 거침없는 듯한 ‘윤석열호 검찰’의 매서운 칼끝 또한 새 법무장관에게는 엄청난 부담이다. 김기현 전 울산시장 관련 하명수사 의혹과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감찰 무마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급기야 청와대 민정수석실까지 압수수색하면서 여권과 정면충돌하는 양상을 빚고 있다.

특유의 돌파력으로 ‘추다르크’(추미애+잔다르크)라는 별명까지 얻은 추 후보자는 장관에 취임하면 감찰과 과감한 인사권 행사로 검찰을 강력히 견제하면서 한풀 꺾인 개혁 작업에 다시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검찰에서도 대표적 ‘강골 검사’로 이름난 윤석열 검찰총장과 강하게 충돌할 가능성이 작지 않다. 현재 동시다발적으로 진행 중인 정치적 사건에 대한 수사를 두고 검찰과 여권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터라 한바탕 정면 대결이 벌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실제로 추 후보자는 “약속을 이행하는 것은 많은 저항에 부딪히기도 하고, 그 길이 매우 험난하다”고 했다. 어떤 난관이 있더라도 검찰 개혁을 성사시키고 말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볼 수 있는 말이다. 윤석열 총장과 어떻게 호흡을 맞출 것이냐는 물음에 “그런 개인적 문제는 중요하지 않다”고 답변한 대목에선 냉정함마저 느껴진다. 추 후보자 스타일이 장관직 수행에 약이 될지 독이 될지는 예단할 수 없다. 분명한 것은 검찰이 폭넓은 신뢰를 받을 수 있도록 수사의 공정성을 확보하도록 만들고, 정부와 검찰 간 불필요한 갈등을 조정하는 역할도 중요하다. 그래야 검찰 개혁도 성공할 수 있다. ‘점령군’처럼 행동해서는 검찰 구성원들의 마음을 얻지도 못하고 개혁도 할 수 없다. 특히 엄청난 역풍을 불러올 일방적인 수사팀 물갈이는 금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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