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 준비만 10개월째 진행중
내년에도 임시배치 상태 전망
中 외교관계 고려 정부도 고민
軍 일각 "작전운용에 문제없어"
반대단체 "전략환경평가 먼저"

2017년 9월7일 오전 경북 성주군 초전면 성주골프장 사드기지로 사드발사대 4기가 반입됐다. 이날 기존 배치된 1기(오른쪽)옆으로 반입된 4기중 1기가 배치됐다.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기지에 대한 ‘일반 환경영향평가’작업이 시작도 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8일 복수의 정부소식통은 “경북 성주의 사드 기지 부지 70만㎡에 대한 일반 환경영향평가 작업을 시작도 하지 않았고, 현 상황으로 봐서는 내년으로 넘어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성주 미군기지 사드 발사체계는 임시작전운용 상태이며, 정부는 사드 체계 최종 배치 여부를 일반 환경영향평가 결과에 기초해 결정한다는 방침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따라서 일반 환경영향평가 작업이 내년으로 넘어갈 것이 확실시됨에 따라 사드 체계는 내년에도 임시 배치 상태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상반기부터 착수할 것으로 예상됐던 환경영향평가 작업은 사전 준비만 10개월째 진행되고 있다. 실제 준비를 마치고 내년 예상되는 본 평가 시작까지도 ‘넘어야 할 산’이 남아있다.

사드의 정식배치를 두고 찬반 여론이 갈리는 상황에서 중국과의 외교 관계까지 고려되면서 언제 평가를 시작할지 정부 고민도 깊어지는 상황이다.

환경영향평가가 늦어지는 이유에 대해서는 미국 측에서 사드 기지 부지 70만㎡에 대한 사업계획서를 (지난 2월 중순)늦게 제출했고, 이 사업계획서에 대한 양국의 검토·협의가 지연된 때문으로 알려졌다. 또한 주민반대와 불투명한 주민공청회 여부도 지연 사유로 작용했다는 관측이다.

소성리 사드철회 성주주민대책위원회를 비롯한 사드배치반대 김천시민대책위원회, 원불교 성주성지수호비상대책위원회 등 사드반대 6개 단체는 지난 10월 5일 제10차 범국민평화행동‘ 집회에서 결의문을 통해 “일반 환경영향평가와 기지공사 등 모든 사드 배치 절차를 거부한다.”며 “정부는 기지공사 중단과 사드 철회를 선언하라”고 요구했으며, 지속적인 반대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강현욱 6개단체 대변인은 8일 오후 본지와의 통화에서 “일반 환경영향평가가 아닌 전략 환경영향평가가 이뤄져야 한다.”며 사드배치의 타당성 여부 결정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날 국방부 관계자는 “관련 법령에 따라 성주기지 환경영향평가 절차를 진행하고 있고, 현재 평가준비서 작성은 마무리 단계이며, 향후 절차도 단계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주한미군이 2017년 3월 성주 기지에 레이더와 미사일 발사대 2기를 배치했을 당시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를 진행했으며,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는 지역주민 참관, 공청회 개최 등 의견수렴 절차가 필요 없었다. 그러나 국방부는 현 정부 출범 후인 그해 7월 청와대 지시에 따라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대신 일반 환경영향평가를 하기로 공식 결정했다.

군 일각에서는 현재 임시 배치된 상태로도 작전 운용에 아무런 문제가 없기 때문에 일반 환경영향평가 작업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최종배치 결정‘이란 절차 없이 임시 배치 상태로 계속 운용될 것이란 관측과 함께 북한의 비핵화 협상을 견인하는 데 중국의 측면 도움이 필요한 상황에서 사드 배치 문제로 “한중관계 악화를 고려한 것 아니냐”는 분위기도 읽히고 있다.

국방부와 주한미군사령부는 지난 8월 2일부터 사드 기지 내 장병 숙소의 생활환경 개선 공사를 계속해서 하고 있고, 주한미군은 지난해 9월 사드 발사대 6기배치 공사를 끝내고 작전 운용에 들어간 상태이다.

사드는 고도 40~150㎞에서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고층방어체계인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다. 군은 고도 40㎞이하의 하층 방어체계인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와 함께 다층방어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미국 텍사스주 포트 블리스에 주둔했던 미 육군 제11방공 포병여단 예하 ‘델타’포대가 주한미군 제35방공포병여단에 편입되어 사드체계를 운용한다.

델타 포대는 주한미군이 사드의 사격통제용 레이더를 포함한 핵심 장비를 성주 기지에 반입한 2017년 4월 해외긴급대응전략(GRF: Global Response Force)으로 포트 블리스에서 한국에 전개됐다.
 

권오항 기자
권오항 기자 koh@kyongbuk.com

고령, 성주 담당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