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 절반 '긴축 경영' 예고
경제성장률 평균 1.9% 예상

올해 대다수 국내 기업들의 실적이 떨어진 가운데 절반 이상의 기업들의 내년도 경영계획 기조를 ‘긴축경영’으로 잡은 것으로 나타났다.

9일 한국경영자총협회(이하 경총)이 발표한 ‘2020년 기업 경영 전망 조사’에 따르면 응답기업의 64.6%가 현재 경기상황에 대해 ‘장기형 불황’이라는 답을 내놨다.

즉 기업들은 이처럼 장기형 불황 현상에 적극 대비하기 위해서는 긴축경영이 내년도 경영계획의 최대 이슈로 삼고 있다는 의미다.

현재 경제 상황에 대해 기업들은 ‘장기형 불황’에 이어 19.2%가‘일정 기간 경기저점을 유지한 뒤 회복될 것’이라고 답했으며, 13.1%는 ‘경기 고점 통과 후 점차 하락’이라고 답해 현재 경제 상황에 대한 부정적 의견을 보였다.

특히 일각에서는 하방 리스크가 줄지 않으면 ‘더블딥(재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반면 ‘경기 저점 통과 뒤 회복 국면에 진입했다’는 답은 2.4%에 그쳤다.

경제 상황에 이어 내년도 경영환경에 미칠 주된 애로 요인에 대해서는 노동환경 변화(최저임금 인상·근로시간 단축)부담을 꼽은 응답자가 33.4%로 가장 많았다.

이어 내수 부진(29.1%)·대외여건 불확실성(16.8%)·기업규제 강화(10.3%) 등의 의견들이 뒤따랐다.

기업규모별로는 300인 이상 기업의 경우 내수 부진(31.0%)가 가장 큰 부담이라고 꼽았지면 300인 미만 기업은 노동정책 부담(36.6%)을 가장 먼저 꼽았다.

이는 300인 이상 기업의 경우 이미 근로시간 단축이 시행되면서 대응력을 갖춘 반면 300인 미만 기업의 경우 내년부터 적용될 예정이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기업들은 또 내년도 실적(영업이익)에 대한 예측에서 절반 가까운 48.5%가 ‘감소할 것’, 36.3%가 ‘올해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답한 반면 ‘올해보다 증가할 것’이라고 답한 기업은 15.2%에 그쳤다.

이처럼 현재 경제상황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깊어지면서 내년도 경영계획에 대한 질문에서 절반 가까운 47.4%가 ‘긴축경영’을 꼽았다.

이어 34.1%가 ‘현상유지’를 꼽은 반면 ‘확대경영’이라고 답한 기업은 18.5%에 그쳤다.

이 질문에서 300인 이상 기업 중 긴축경영을 하겠다는 비율이 50.0%를 차지했면 300인 미만 기업은 46.5%로 답해 다소 의외의 모습이었다.

또 긴축경영 이라고 답한 기업들의 긴축 방안에 대한 질문에서는 ‘생산규모 축소·자산매각’ 등 기업활동 축소보다는 ‘원가절감 또는 인력부문 경영합리화’ 등 경영 내실화와 투자 및 신규인력 채용 축소를 통한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겠다는 뜻을 내보였다.

세부적으로 원가절감(29.0%) 또는 인력부문 경영합리화(25.0%)가 전체 54%를 차지했으며, ‘신규투자 축소(15.3%)’와 ‘사업 부문 구조조정(13.7%)’ 등이 뒤따랐다.

투자부문에서는 ‘축소하겠다’와 ‘올해 수준’이라는 답이 각각 39.4%와 38.6%로 비슷한 비율을 보였으며, ‘확대할 것’이라는 답은 22.0%에 그쳤다.

기업 규모별 투자 계획은 300인 미만 기업의 경우 39.8%가 ‘올해 수준’을 가장 많이 꼽은 반면 300인 이상 기업은 ‘축소’가 44.1%로 가장 많아 긴축경영에 대한 응답과 궤를 같이 했다.

채용부문에 있어서는 45.2%가 ‘올해 수준’, 35.6%가 ‘축소할 것’이라고 답한 반면 ‘확대할 것’이라는 답은 19.3%에 머물렀다.

내년도 경제성장률(국내총생산(GDP)기준) 예상은 평균 1.9%로 조사됐다.

세부적으로는 43.9%가 ‘1.5∼2.0%’를 예상했으며, ‘2.0∼2.5%(38.0%)’·‘1.5% 이하(17.1%)’·‘2.5% 초과(1.0%)’라는 예측이 뒤따랐다.

즉 기업들의 99%가 내년도 경제성장률이 2.5%를 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이번 조사는 지난달 20일부터 29일까지 경총 회원사 및 주요기업 206곳(300인 미만 기업 162곳)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이종욱 기자
이종욱 기자 ljw714@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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