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필리버스터 철회키로…법사위 ‘데이터3법’ 심의 재개
여야 4+1 예산안 512조3,000억…정부안서 1조2,000억 삭감

문희상 국회의장(왼쪽 세번째)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장실에서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 회동을 주재하고 있다. 왼쪽 두번째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 문 의장, 자유한국당 심재철 원내대표,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 연합

여야 교섭단체 3당은 10일 오전 본회의를 열어 내년도 예산안을 처리하기로 했다.

이에따라 이날 오후 예산안 상정이 예정됐던 국회 본회의는 10일로 연기하고,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들이 합의안 도출을 위한 예산심사를 곧바로 재개하기로 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선거법 개정안과 검찰개혁 법안 상정은 일단 보류하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자유한국당 심재철·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는 9일 낮 국회의장실에서 문희상 국회의장 주재로 열린 회동에서 이 같은 내용의 국회 정상화 방안을 마련했다.

정면충돌 위기로 치닫던 여야가 이처럼 돌파구를 찾은 것은 한국당 심재철 신임 원내대표 선출 이후 문 의장의 중재에 따라 극적으로 합의점을 찾은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심 원내대표는 회동 후 브리핑에서 “예산안은 내일 처리하기로 했다. 오전 10시 본회의를 열기로 했다”며 “지난번 본회의에 올린 안건에 대해 신청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는 한국당 의원총회를 거쳐 철회한다”고 밝혔다.

이어 “패스트트랙에 오른 공직선거법과 공수처법은 상정하지 않고 법제사법위원회를 열어 데이터 3법 심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개혁법안 상정 시점은 예산안 처리 뒤인 정기국회 종료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10일 열리는 본회의에는 지난달 29일 한국당이 필리버스터를 신청했던 199개 안건 등 민생법안도 상정될 예정이다.

한국당을 제외한 ‘4+1’(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협의체가 이날 본회의에 자체 예산안 수정안을 상정하기로 했던 것도 일단 보류될 전망이다.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는 “지금까지 꽉 막혀있던 정국을 풀 수 있는 물꼬를 트게 돼 다행”이라면서 “일단 빨리 예산안 협의를 가동해 정상화하고, 미뤄져 있던 민생·개혁법안 처리에도 마지막까지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자유한극당은 이날 오후 의총을 소집해 필리버스터 철회 당론을 확정했다.

한편, 자유한국당을 뺀 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 정의당, 민주평화당과 대안신당으로 구성된 여야 4+1 협의체는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서 1조2,000억 원 가량 순삭감한 512조3,000억 원 규모의 예산안 수정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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