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갈이 폭 확대 시사…"2004년·2012년 총선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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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총선기획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9일 내년 총선에서 현역 의원 50% 이상 교체 방침과 관련, “국민이 원하고, 나라가 필요로 하면 우리가 그 이상도 감내할 각오를 가져야겠다”며 인적 쇄신 폭 확대를 시사했다.

황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총선기획단 회의에서 “제가 단식투쟁에 돌입한 다음 날 현역 의원 50% 이상 교체 방침을 발표한 바 있다”면서 “새로운 변화를 기대하는 국민 눈높이에 다가서려 하는 우리 당의 뼈를 깎는 쇄신 출발신호였다”고 이같이 말했다.

앞서 한국당 총선기획단은 지난달 21일 공천에서 지역구 의원 3분의 1 물갈이와 불출마 의원과 비례대표를 포함해 절반 이상을 새 인물로 교체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황 대표의 이날 발언은 혁신과 쇄신을 위해 물갈이 폭을 더 확대할 수 있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황 대표는 “‘선당후사’에 투철한 우리 당 구성원은 모두 그런 마음의 준비가 돼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 마음을 잘 모으면 국민이 기대하는 공천 혁신을 반드시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정권은 총체적인 국정 실패뿐 아니라 숨겨놨던 독재의 마각까지 드러내며 자유민주주의의 근간마저 흔들리고 있다”고 지적하며 “내년 총선에서도 좌파독재를 심판하지 못하면 이 나라는 역사의 죄를 짓는 통탄할 상황을 맞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 대표는 “내년 총선은 국민이 주시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며 우리는 이번 선거에 모든 걸 걸어야 한다”면서 “비움과 물러남, 이런 미덕을 보여줘야 하고, 젊고 유능한 인재를 많이 발굴해 국민이 바라는 새 정치를 선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뼈를 깎는 쇄신을 보여준 2000년 총선, 탄핵 역풍을 천막당사와 쇄신으로 이겨낸 2004년 총선, 당명까지 다 바꿔서 치른 2012년 총선 등을 거론하며 “이런 사례를 잘 분석해 가장 혁신적이고 공정한 공천으로 난관을 돌파해달라”고 당부했다.

황 대표는 또, 국민 추천이 진행 중인 공천관리위원장 선출에 대한 노력과 총선기획단의 결정에 대한 충실한 대국민 홍보도 총선기획단에 주문했다.

한편, 이날 오후 열린 의원총회에서 박완수 사무총장은 “원내상황이 급하다. 이제부터는 문재인 정권의 3대 게이트를 집중적으로 비판하고 진실을 밝히기 위해 당력을 집중해야 한다”며 “청와대 앞에서 진행 중인 황 대표의 천막 농성 철거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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