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과거 노조활동에 따른 해고가 부당하다며 영남대병원 옥상 고공농성에 돌입한 박문진 전 간호사가 농성 165일째를 맞았습니다. 무더위에 시작됐던 농성이 어느덧 한파까지 맞았지만, 해결의 실마리는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전재용 기자가 직접 현장을 찾아 목소리를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대구 남구 대명동 영남대학교병원 본관 옥상에서 시작된 고공농성이 어느덧 5개월을 넘겼습니다. 13년 전 노조활동에 따른 해고가 부당하다는 박문진 전 간호사는 지난 7월 1일 과거 노조탄압에 대한 진상규명과 원직 복직 등을 요구하며 지상 70m 높이 옥상에 올랐습니다. 앞서 무더위와 태풍을 힘겹게 이겨내고 이제 한파와 싸우며 농성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인터뷰>

박문진/ 영남대의료원 고공농성 해고노동자
해고자 복직을 요구하는 거에 대해서 이렇게까지 처절하게 싸워해 되는 우리나라 현실에 대해서 굉장히 서글프고요.


영남대병원 노조는 2006년 주5일제 시행에 따라 인력충원 등을 요구하는 부분파업을 사흘간 벌였는데, 박 전 간호사를 비롯한 노조 간부 10명이 해고됐습니다. 노조 측은 악명 높은 노조 탄압 창조컨설팅이 연관된 사건이라며 진상 규명과 함께 해고자 원직 복직을 촉구하고 있지만, 병원 측은 사실이 아니라며 진상규명 요구에 응하지 않고 있습니다. 또 박 전 간호사 등 해고자에 대한 원직 복직도 대법원에서 해고가 확정된 사안이라며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입장입니다.

<인터뷰>
영남대의료원 관계자
원직 복직에 대해서는 지금 법을 어기면서까지 할 수가 없으니까요. 계속 만남을 하고 있기 때문에.. 간격을 좁히기 위해서 노력 중이긴 합니다.


앞서 농성 107일째에 함께 농성에 돌입했던 송영숙 전 간호사가 건강악화로 농성을 중단한 이후 박 전 간호사는 홀로 고공농성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한 발 다가온 맹추위를 천막과 텐트 속에서 버텨야 하는 상황입니다.

박문진/ 영남대의료원 고공농성 해고노동자
아직까진 견딜만해요. 지금 한 다섯 개 정도 입었어요. 여기서 조금 더 추워지면 일곱 개 정도 더 입어요. 추운 날은요.
 

박 전 간호사는 노사가 원직 복직 외 다른 요구사항에 대한 간극을 좁히는 성과가 있다면, 농성을 중단할 수도 있다는 견해를 내놨습니다.


박문진/영남대의료원 고공농성 해고노동자
납득할 수 있고 누구나 다 공유하면서 “이 정도면 됐다. 잘 싸운거다.” 라고 하면은 타결할 수 있는 거죠.


노동 당국의 두 차례 사적조정에도 노사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고공농성은 내년까지 이어질 전망입니다. 경북일보 뉴스 전재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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