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무 대구오페라하우스 예술감독
최상무 대구오페라하우스 예술감독

해마다 이맘때면 각 극장마다 ‘송년음악회’, ‘제야음악회’, ‘신년음악회’등 가는 해를 보내고 오는 해를 맞이하는 다양한 음악회들이 열린다. 대구오페라하우스도 2019년 12월 31일 11시에 ‘아듀 2019 D·Opera with 김석훈’이라는 타이틀로 제야음악회를 준비하고 있다. 본 공연이 시작되기 한 시간 전인 10시부터 일찍 도착하는 관객들을 위한 간단한 무료 와인파티가 열리고, 10시 30분에는 대구오페라하우스 유스오페라콰이어 어린이들이 아름다운 목소리로 로비콘서트를 펼친다.

본 공연이 시작되는 11시부터는 ‘2019 관객들이 뽑은 오페라 베스트10’에 선정된 유명 오페라 아리아와 중창들을 한 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다. 이번 공연은 전 경북도립교향악단의 지휘자 이동신의 지휘로 올해 대구오페라축제의 무대를 빛내 준 소프라노 이화영, 마혜선, 테너 이병삼, 바리톤 허호를 비롯한 총 11명의 지역 성악가들이 함께 출연하여 지역민들의 감성을 자극할 것이다. 특히 2017년 SBS연예대상 교양 다큐 부문 최우수 MC상을 수상한 배우 김석훈의 사회로 한층 더 품위 있는 제야음악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사다난했던 2019년을 마무리하는 제야음악회에 즈음하여,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수준 높은 클래식 음악으로 지역민들의 문화 감수성을 선도하는 대구오페라하우스의 비약적인 발전을 기원하며 100여 년의 역사에 빛나는 ‘빈 신년음악회’를 소개할까한다. ‘빈 신년음악회’는 오스트리아의 대표적 관현악단 빈 필하모니 오케스트라가 매년 1월 1일 11시 15분에 빈 음악협회 황금홀에서 개최하는 음악회로 정식 명칭은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신년음악회(Neujahrskonzert der Wiener Philharmoniker)’이다. (위키 백과)

1920년 연초,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오스트리아를 대표하는 춤곡인 ‘왈츠’와 ‘폴카’를 중심으로 한 음악회를 열었고 그 이후에는 연초의 공연 프로그램 전체를 슈트라우스 일가의 작품으로 가득 채우면서 왈츠 중심으로 변화되었다. 그로부터 20년 뒤 공식적인 신년음악회가 시작되었다. 1940년 12월 31일 클래멘스 크라우스의 지휘로 요한 슈트라우스 2세와 요제프 슈트라우스의 작품들이 연주되고 바로 다음 날인 1941년 1월 1일에도 같은 공연을 무대에 올리면서 이 공연을 첫 번째 빈 신년음악회로 기록하고 있다.

그때부터 클래멘스 크라우스의 지휘로 매년 이루어지던 빈 신년음악회는 2차 세계대전 중에도 계속되었다. 1954년 멕시코 순회공연 중 크라우스가 사망한 후에는 당시 빈 필의 악장이었던 빌리 보스코프스키가 후임이 되었으며 그는 1979년 건강상의 이유로 은퇴할 때까지 25회의 신년음악회를 지휘하였다. 보스코프스키 재임 기간 동안 빈 신년음악회의 공연 실황이 전 세계로 방송되면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게 된다. 1980년부터 1986년까지 지휘를 맡은 미국 출신의 로린 마젤의 빈 신년음악회는 클래식 마니아들의 기억에 가장 많이 남아있는 공연들이다.

로린 마젤 이후에는 해마다 다른 지휘자를 객원으로 세우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2002년에는 역대 처음으로 아시아 지휘자인 세이지 오자와가 지휘봉을 잡기도 했다. 1991년 당시 최고의 지휘자였던 아바도는 왈츠 중심의 전통적 프로그램을 탈피하여 로시니의 오페라 ‘도둑 까치’ 서곡, 슈베르트의 피아노용 춤곡, 모차르트의 콩트르당스, 독일 춤곡 등을 파격적으로 선곡했다가 한동안 빈 필의 지휘봉을 잡지 못하기도 했다.

빈 신년음악회의 실황 중계는 오스트리아 방송 협회(ORF)와 독일 제2텔레비전(ZDF), 일본 NHK 3사가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위성을 통해 세계 40여 개 국가에 동시 송출되고 있다. 이뿐 아니라 CD, LD, DVD 등 다양한 형태로 발매되어 일반인들에게 소개되기도 한다. 이처럼 지역의 전통을 살린 공연을 연속적으로 진행하는 것도 하나의 콘텐츠가 된다는 것을 빈 신년음악회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대구도 유네스코 음악창의도시 네트워크에 가입되어있는 장점을 살려 세계 음악인들과 다양한 교류를 이어가면서 그들이 관심 있어 하는 우리만의 전통과 혼을 담은 콘텐츠를 하루빨리 찾아내어 발전시킬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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