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서구 두류정수장 자리가 대구시 신청사 건립지로 결정됐다. 신청사의 입지가 결정된 것은 지난 2004년 처음 계획을 입안한 이후 15년 만이다. 건립지가 선정된 22일은 대구의 미래가 결정된 역사적인 날이다. 시청사 유치전에는 달서구 외에 중구와 북구, 달성군 등 4개 지자체가 뛰어들어 혈전에 가까운 경쟁을 벌였다.

무엇보다 경쟁이 치열했던 만큼 갈등이 빚어지지 않을 지 우려된다. 하지만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시민대표자들의 결정을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이번 시청사 부지 경정은 권영진 대구시장의 말처럼 자유 민주주의 시장경제가 어떻게 하면 더 성숙하고 발전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역사적 사례가 돼야 한다.

신청사 부지 선정에는 ‘시민참여단’ 250명이 동구 팔공산맥섬석유스호스텔에서 합숙을 하며 숙고해서 결정했다. 이들은 2박 3일간 합숙하며 숙의형 민주주의를 통한 입지 평가를 통해 대구시의 숙원이었던 신청사 입지를 결정한 것이다. 시민참여단은 후보 지역과의 어떤 인연도 떨쳐버리고 역사적 사명감으로 입지를 결정했다.

시민참여단은 대구시내 8개 구·군별로 무작위 표집한 29명씩 모두 232명, 여기에다 전문가 10명, 시민단체 8명이 더해져 총 250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2박 3일간 4개 후보지 현장을 둘러보고 상징성과 균형발전, 접근성, 토지적합성, 경제성 등 4개 세션, 7개 항목에 대한 난상토론을 펼친 후 평가 점수를 매겼다. 이 점수에 과열유치행위에 대한 감점과 항목별 총점에 각각의 가중치를 곱하고, 합산해 최고 득점 지역으로 달서구 두류정수장 부지가 결정됐다.

무수한 갈등 요인을 안고 있던 대구시의 거대 현안이 공론화 민주주의 방식으로 대구에서 처음으로 진행된 것은 그 의미가 지대하다. 권영진 시장을 비롯한 대구시의 확고한 의지와 조례 제정 등 제도의 틀을 만들어 낸 시의회, 논란은 있었지만 공론화위원회 구성과 운영, 입지 결정 방식의 도출 등 수많은 난관을 뚫어낸 시민의식에도 박수를 보낸다.

그간 대구시청 신청사 유치를 두고 기존 시청사가 있는 중구, 구 경북도청 터가 적격이라는 북구, 달성군 화원읍을 내세운 달성군, 두류정수장 터의 유치를 희망했던 달서구 등 4개 구·군이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이들 유치 후보지 자치단체들은 신청사 유치에 지방자치단체의 명운을 걸다시피 했다. 그야말로 사활을 걸고 유치전을 친 것이다.

이렇게 유치전이 치열했던 만큼 관련 지자체 간 갈등이나 후유증도 예상된다. 이번 평가에서 가중치와 감점 적용 등에 대한 논란이 빚어지지 않을 지 우려된다. 각 지자체는 결과에 깨끗이 승복해야 한다. 오직 대구 발전을 위해 선정 지역에 박수를 보내고 신청사 건립이 원활하게 이뤄지게 협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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