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배출한 온실가스 늘어 장기 폭염 가능성 4배 이상 증가

포스텍 민승기 교수
한반도에서 폭염 기간이 점차 늘어나는 것이 인간 활동 때문임을 밝히는 과학적 증거를 제시하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포스텍(포항공과대학교) 환경공학부 민승기 교수팀은 최근 폭염이 점차 길어지는 원인이 ‘인간’ 때문이라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포스텍 환경공학부 민승기 교수, 김연희 연구교수, 박사과정 이상민씨 팀은 옥스퍼드대학과 영국기상청과의 공동연구를 통하여 인간 활동이 한반도 폭염의 지속기간에 미치는 영향을 처음으로 밝혔다. ‘미국기상학회보(Bulletinof the American Meteorological Society)’ 특별호에 소개된 이 연구는 인간이 배출한 온실가스 증가로 인해 2018년과 같은 강하고 장기간 지속되는 폭염의 발생가능성이 4배 이상 높아졌다는 것을 확인했다.
2018년 여름 폭염지속일수(HWDx, 일최고기온 33도 이상 지속된 최대 일수)는 남한 평균 18.1일을 기록하여 1973년 관측 이래 가장 길었다(b,d).7~8월 평균 일최고기온(Tmax)은 (1987-2000년 평균 대비 2.6도를 높아) 1994년 이어 두 번째로 높았으며(b), 홍천(41.0도) 등 6개 지점에서 40도 넘는 기온을 기록했다.
온실가스 증가로 인해 폭염이 강해지고 더 빈번해지고 있다는 것은 많이 보고되었지만, 폭염의 지속기간과 지구온난화의 연결고리에 대한 과학적 증거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이번 연구에서는 인간 활동으로 발생하는 온실가스가 늘어날수록 장기간 지속되는 폭염이 증가하고 있음을 처음으로 확인했다.

연구팀은 지구온난화가 한반도 폭염 지속시간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고해상도 기후모델 실험을 수행했다. 온실가스를 발생시키는 인간 활동을 포함한 모델실험과 인간 활동이 배제된 모델실험을 각각 수천 번 반복하여 비교한 결과, 2018년 여름과 같은 장기지속 폭염은 인위적인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그 발생확률이 4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후모델에서 모의한 우리나라 7-8월 일최고기온 아노말리(좌)과 폭염지속일(우) 발생 확률 분포. 인간활동이 포함되지 않은 경우(파랑색)에 비해 인간활동이 포함된 경우(초록색), 2018년 여름(진한 빨강 수직선)과 같이 강하고 장기간 지속된 극한 폭염의 발생확률이 최소 4배 이상 증가함을 보여준다.
이 연구는 기상청 기상See-At기술개발, 국립기상과학원 기상업무지원기술개발, 한국연구재단 선도연구센터 ‘비가역 기후변화 연구센터’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민승기 교수는 “고해상도 기후모델 시뮬레이션을 비교 분석해 온실가스 증가로 인해 우리나라에 폭염이 더 오랜 기간 계속될 수 있음을 정량적으로 확인했다”며 “앞으로 지구온난화가 지속되면 장기지속 폭염이 더욱 빈번하게 발생할 것으로 전망되므로 이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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