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규 문학평론가
한정규 문학평론가

의성 빙계계곡은 엄동설한 추운 겨울이면 더운 김이 무럭무럭 솟아나는 신비의 계곡으로 경상북도 팔경 중 하나로 천연기념물 제527호로 의성군 춘산면에 있으며 빙혈과 풍혈이 있다. 빙계리 얼음골은 동굴형 풍혈에 해당된다.

빙혈은 얼음 굴을 말하며 풍혈은 산기슭이나 시냇가 같은 곳에 있는 여름에도 늘 서늘한 바람이 불어 나오는 구멍이나 바위틈을 말한다.

빙계계곡 얼음골은 삼복더위에도 차디찬 물이 솟아나고 엄동설한에는 따뜻한 물이 흘러나오는 곳으로 유명하다.

빙혈 주변은 숲으로 덮여 있다. 빙혈이라 쓰여 있는 입구는 철문을 달아 출입을 통제하며 빙혈을 보기 위해서는 철문을 열고 허리를 구부리고 들어가야 한다.

빙혈위에 금동불이 있었다. 그 금동불을 임진왜란 때 일본군이 훔쳐 가버려 지금은 금동불 있었던 자리에 좌대만 남아있는 걸 보존하고 있다.

계곡 빙혈이 있는 곳을 지나 조금 더 올라가면 풍혈이 있다. 풍혈에서 시원한 바람을 만날 수 있다. 여름철엔 더위를 시키기 위해 누구든지 그곳을 드나들며 풍혈을 훼손시킬 우려가 있어 풍혈보존을 위해 풍혈출입을 금한다는 표시를 해 두었다.

빙계계곡에는 얼음구멍과 바람구멍이 있어 빙산이라고도 한다. 그 빙산을 감고 도는 물줄기를 빙계라 한다.

신기하게도 얼음골은 겨울철에 찬바람이 아닌 따뜻한 바람이 나오고 반면 무더운 여름에는 찬 공기가 불어 나온다.

그런 특이한 곳으로는 빙계계곡이 아니고도 가까운 청송얼음골을 비롯하여 경상남도 밀양얼음골, 경기도 곤지암얼음골, 충북 제천얼음골, 괴산얼음골, 강원도 얼음골, 강릉얼음골, 영양얼음골 등 전국에 20여 곳이 있다. 그중에서 의성빙계계곡이 대표적이라 할 수 있다.

의성빙계계곡은 동굴형으로 조금은 특이한 점이 있으며 주변의 숲과 아름다운 계곡이 있어 잘 어우러져 관광지로서 대단한 가치가 있다.

의성 빙계계곡의 빙혈에 대해 세종실록지리지 경상도 의성현 기록에 의하면 ‘입하(立夏)후에 얼음이 얼고 더우면 얼음이 녹는 게 아니라 반대로 더 단단하게 굳으며 흙비가 와야 만이 얼음이 풀린다 ’라고 쓰여 있다.

빙계계곡을 1987년 의성군이 군립공원으로 지정 관리하고 있다. 빙계계곡에는 용추, 물레방아, 풍혈, 빙혈, 어진바위, 의각, 석탑, 부처막 등 빙계 팔경이 있다. 그 이외에도 얼음골 마을 뒤 산기슭에는 고려 초기에 쌓았다는 화강석으로 만든 보물 제327호인 빙산사지 5층 석탑이 있으며, 이여송이 썼다는 ‘빙계동’이라고 새겨진 바위도 있다.

제1경 빙혈은 빙산의 남쪽 사면 기슭의 암석 사이에 위치해 있다. 빙혈에서는 봄부터 찬바람이 불어 나오며 여름철에는 그곳 온도가 더욱더 낮아지는 특이함을 보인다.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무더운 여름에는 빙혈 천정에 고드름이 주렁주렁 매달리기도 한다. 빙혈 옆 계단을 따라가면 빙계 팔경 중 하나인 풍혈을 만나게 된다. 빙혈과 풍혈을 함께한 의성 빙계계곡은 경북이 자랑할 만한 아름다운 곳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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