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화 힘찬 뱃고동소리 울려퍼졌던 영일만 '제2의 기적' 이룬다

포항 담론 70인선 ‘포항, 더 새로운 미래로’ 표지.
2019년은 경북 포항시의 시 승격 70주년을 맞은 특별한 해이다.

포항은 은빛 모래와 울창한 송림, 푸른 바다가 펼쳐진 바닷가에 아름다운 해당화가 피고 지는 명사십리(明沙十里)였다.

형산강은 아득한 상고시대부터 통일신라를 거쳐 현재에 이르기까지 수천 년의 역사를 세계의 중심 태평양을 가슴에 품은 영일만으로 쉼 없이 흐르고 있다.

인간의 문명은 강에서 시작된 것처럼 포항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유유히 흐르는 형산강을 끼고 영일만의 기적을 일궜다.

드넓은 동해 바다, 그리고 태평양, 세계로 웅비하는 대한민국의 웅혼한 몸짓이 포항에서 시작됐다.

밤이면 등대불빛이 반짝이던 아름다운 항구도시 포항에서 조국 근대화의 힘찬 뱃고동소리가 힘차게 울려 퍼졌다.

가난했지만 꿈이 있었던 시대에 포항은 대한민국의 부국강성의 꿈을 향한 대장정이 시작된 곳이다.

그림같이 아름다운 영일만 백사장에 조국 근대화의 기수들이 하나, 둘 모여들면서 대한민국의 꿈은 봇물이 되고 마침내 거대한 물줄기가 됐다.

‘산업의 쌀’ 철이 시뻘건 용광로에서 용틀임 하듯 생산되면서 대한민국은 가난한 나라에서 선진국을 향해 세계로 나갔다.

마치 성스런 의식을 치르듯, 포항 영일만은 행복 추구의 꿈을 현실로 만들었다.

지난 70년의 포항 역사는 대한민국 근대화의 역사이다.

영일만의 기적으로 포항이 조국 근대화의 꿈을 이뤘지만, 포항의 조국 사랑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숭고한 빛과 같은 붉은 용광로로 대변되는 영일만 기적이 4차산업혁명이라는 ‘제2의 영일만 기적’ 창출이 소리 없이 이어지고 있다.

밤에도 꺼지지 않는 연구소의 불빛이 세계를 선도하는 꿈을 이뤄가고 있다.

포항은 또다시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지는 중심으로 자리 잡았다.

호미곶에서 호랑이 등을 타고 북방으로 포효를 시작했다.

영일만항은 신 북방시대 국가 중심 항이다.
포항시는 지난 9월 24일 포스코 국제관 중회의실에서 70인 시민위원을 대상으로 역량강화 리더십 세미나를 개최했다.
포항에서 북한과 중국, 러시아를 거쳐 유럽까지 바다로, 철도로, 물류가 힘찬 뱃고동과 기적을 울릴 날도 멀지 않았다.포항시는 시 승격 70주년을 맞아 신 북방시대, 환동해 중심 도시 도약을 위해 시민들의 자긍심 고취와 결속력 강화를 위해 각종 기념사업을 추진했다.

포항시가 경북일보와 시 승격 70주년의 해에 포항지역 각계각층의 인사 70인을 선정해 포항의 미래를 제시하는 글을 실은 ‘포항 담론 70선’ 책을 발간했다.

이 책 머리글에는 발간에 대한 의미를 담고 있다.

‘어느덧 포항시 70년도 역사의 뒤안길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포항시는 올 한해 지난 70년의 역사를 평가하고 정리하며, 새로운 변화와 도약의 시대를 위한 준비에 많은 노력을 쏟았습니다. 돌이켜보면 포항시 70년은 제철보국을 통해 영일만 신화 창조를 넘어 한강의 기적을 견인한 그야말로 위대한 역사였습니다.

포항은 지난 2017년 11월 15일 발생한 지진에 크게 흔들렸습니다. 그러나 포항은 큰 재난에 한마음이 되어 이에 슬기롭게 대처해왔습니다. 아직도 지진의 아픔은 진행되고 있지만, 포항은 이 아픔을 이겨내며 “더 새롭게 미래로” 나아가야 합니다. 우리 시민들은 오늘에 이르기까지 숱한 어려움과 마주했지만, 그때마다 불굴의 도전과 노력으로 이를 잘 극복해냈던 위대한 시민들이었습니다.
지난 6월 5일 포항시청 대회의실에서 이강덕 포항시장을 비롯해 김도연 포스텍 총장, 박명재 국회의원, 서재원 포항시의회 의장, 공원식 70인 시민위원회 공동위원장, 조병기 포항청년회의소장, 이점식 포항테크노파크 원장과 시민 등 3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포항 미래비전 포럼’이 열렸다.
포항은 이제 새로운 변화와 도약의 위대한 70년 여정을 열어나가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시정에 대한 시민들의 뜨거운 관심과 따뜻한 사랑이 더욱 필요할 것입니다. 이에 포항시-경북일보는 새로운 포항시대를 맞이하면서 지역의 제 분야에 걸쳐 미래 발전에 대한 시민들의 담론(談論)이 필요하고, 그 담론을 활발하게 일으킬 화두를 던지고자 이 책을 발간하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지방자치, 산업경제, 문화관광, 복지환경, 지진안전, 도시재생, 교육, 시민사회 등 제 분야에 걸쳐 70명의 전문가 또는 지도자들이 쓴 지속가능한 지역의 미래 발전을 위한 제언들을 묶은 것으로 포항이 ‘더 새롭게 미래로’ 나아가는 길잡이가 되기를 바랍니다.’ <머리말>

이강덕 포항시장은 ‘포항, 더 새롭게 미래로 지속 가능한 도시로 도약을 위한 길’ 주제의 기고에서 “최근 포항은 지속되는 미·중 간의 무역전쟁, 일본 수출규제 등 글로벌 성장세 둔화로 주력산업인 철강마저 침체되고 있다. 그동안 철강 위주의 단일산업의 발전을 통해 성장해왔기 때문에 불확실한 경제 상황에 취약할 수밖에 없었으며, 현재에는 장기적 지역경제침체로 이어지고 있다”며 “다행히 우리에게는 ‘경제의 지속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포스텍, 한동대 등 우수한 대학의 인적자원을 비롯해 4세대방사광가속기, 지곡밸리 내 연구시설 등 다양한 연구 인프라가 있으며 이는 미래 포항을 이끌 신산업발전의 핵심요소이다.

또한, 바이오, 나노, 에너지 등 첨단신소재와 인공지능 분야를 책임질 ‘강소R&D 특구’, 국내 최초 차세대 배터리 리사이클링 사업을 추진할 ‘규제자유특구’가 각각 지정돼 철강산업 중심 경제에서 이차전지, 바이오 등 미래 성장엔진을 다양화했다”고 강조했다.

이강덕 시장은 또 “경제와 더불어 미래 도시경쟁력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도시환경의 지속가능성’이다. 도시가 발전하고 경제적 수준이 높아질수록 ‘도시환경’에 대한 시민들의 욕구는 높아지고 있으며, 그동안 산업화 및 도시화로 배척되어온 환경문제는 시민의 안전과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며“지속가능한 도시로의 길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다. 당장의 이익을 바라보는 도시발전은 더 이상 도태될 수밖에 없으며 지방 도시들은 이제 각자의 특색에 맞는 자기만의 지속가능성을 찾아 나서야 한다. 경제, 환경, 사회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러한 노력을 기울인다면 결국 다른 도시보다 더 멀리 더 빨리 나갈 수 있는 포항시의 원동력이 될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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