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정상회의에서 대북 정책 인식차 재확인" 분석
"중국이 한국 끌어들이려고 한다" 경계감 표명

베이징에서 만난 문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3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

중국에서 열린 한중일 정상회담과 관련해 일본 언론은 대북 정책을 둘러싼 한중일 3국의 입장 차이가 두드러졌다고 평가했다.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공동 성명을 발표하는 등 일정한 성과를 냈으나 대북 제재 등 당면 과제와 관련해서는 각국의 전략에 차이가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와 관련해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닛케이)은 대북 정책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은 중국의 협력을 끌어내겠다는 구상이지만 일본은 중국이 내놓는 일련의 구상을 경계하고 있다고 26일 진단했다.

닛케이는 지난 23일 한일 정상회담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중한은 한반도 문제에서 입장과 이익이 겹친다”, “한국이 북한과의 관계 개선에 임하고 있는 것을 지지한다”고 말하자 문 대통령이 “중국이 한반도 문제에서 발휘하고 있는 중요한 역할을 칭찬한다”고 언급하는 등 중국의 협력도 시야에 넣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앞서 대북 제재 완화 구상을 러시아와 함께 내놓았고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에게 이에 찬성해 달라고 요구했으나 일본은 이와는 거리를 두고 있다.

회담에 앞서 악수하는 중-일 정상
중국을 방문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왼쪽)가 23일 오후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과 정상회담을 하기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연합

시 주석과 아베 총리의 23일 정상회담에 동석했던 오카다 나오키(岡田直樹) 관방 부(副)장관은 회담 종료 후 “제재 완화는 시기상조”라면서 “일본의 입장이 흔들리는 것은 없다”고 강조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중국은 한국·미국·일본 외에 러시아까지 포함해 당사자인 북한의 핵 문제를 다루는 6자 협의의 재개도 촉구하고 있으나 이런 구상에도 일본은 거리를 두는 것으로 보인다.

닛케이는 이와 관련해 “미국이나 한국에 위협이 되는 핵·미사일 문제가 우선시되고 일본인 납치 문제의 해결은 놔두고 가버릴 우려가 있다”고 일본 정부의 시각을 설명했다.

일본 정부는 북한의 후견인 역할을 한 중국이 6자 회담이 재개될 경우 다시 북한을 옹호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또한 문 대통령은 한중일 정상회의에 앞서 열린 비즈니스 서밋에서 철도공동체와 에너지·경제 공동체에 대한 기대감을 표명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3국의 기업들이 동북아뿐 아니라 아세안 등 제4국에서의 협력을 확대하고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경제개발에 함께하여, 평화가 경제가 되고, 경제가 평화를 이루는 평화 경제를 아시아 전체에서 실현할 수 있게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대북 강경론을 주로 펼쳐 온 산케이(産經)신문은 아베 총리가 이번 중국 방문 중에 문 대통령과는 상반된 입장을 드러냈다고 보도했다.

아베 총리는 한중일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미사일이 지역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유엔 안보리 제재의 착실한 이행을 강조했다는 것이다.

산케이는 중국과 러시아가 최근 대북 제재 완화 방안을 안보리에 제시한 것을 거론하며 “철도 구상으로 기울어진 문 정권을 중러 진영으로 끌어들이려고 하는 노림수”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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