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천 최병국 고문헌연구소 경고재대표·언론인
유천 최병국 고문헌연구소 경고재대표·언론인

한해를 뒤돌아보면 “이게 나라냐”는 생각을 가장 많이 한 것으로 기억된다. 내일 모레면 경자년 새해를 맞는다. 해가 바뀌면 사람들은 새 희망이 다가올 것처럼 부푼 꿈을 꾼다. 기해년 태양이 기우는 세밑까지 나라 안팎은 어지럽고 머리가 깨어질 듯 사회가 뒤엉켜 정의는 사라진지 오래됐다. 꼼수와 이기심이 발동하고 국민은 ‘내편과 네편’으로 갈라져 갈등의 골이 깊어질 대로 깊어졌다. 기해년은 미세먼지보다 더 독한 터널 속을 헤맨 숨이 막히는 질식의 한해였다.

문재인 정권이 들어선지 2년반이 지났다. 지금 정치판은 ‘쓰레기판’이 되었다. 국회의원 1석이라도 더 얻기 위해 집권 민주당이 주축이되어 제1야당을 제혀두고 꼬마 야당들과 야합을 벌여 해괴한 개정선거법을 만들어 국회 통과를 앞두고 있다. 선거법 통과를 막기 위해 한국당이 국회서 지난 23일부터 연 3일째 개정선거법 반대 토론을 벌이며 필리버스터를 진행하자 여당의원들이 역으로 찬성토론자로 나서 필리버스터를 펼쳤다. 정치판은 선거법 개정을 둘러싸고 열흘 넘게 난장판을 벌이고 있다. 27일 개정 선거법 통과가 확실시되고 있다. 이 국회는 국민은 안중에도 없다. 추한 국회의 모습에 국민들은 이제 이골이 났다.

문재인 정권 2년 반 사이 청와대 참모들의 직권남용이 지난 정권의 적폐와 다를 것이 없어 보인다. 권력의 길목을 꿰차고 앉아 청와대 참모들이 벌인 위법이 검찰의 수사로 그 면모가 하나둘 벗겨지고 있다.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과 관련하여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 등 문 대통령 측근들이 직권남용혐의로 고발됐다. 이들은 문 대통령의 30년 지기인 송철호 울산시장의 당선을 위해 당내 경선 경쟁자에게 출마 포기를 종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송철호시장과 한병도 전 청와대정무수석, 송병기 울산시경제부시장에 대해서도 수사를 펴고 있다. 머잖아 배후도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게이트’로 사건이 비화되고 있다.

김은경 전 환경부장관과 신미숙 전 청와대 균형인사비서관이 문재인 정부 최초 ‘환경부 블랙리스트’사건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 이들은 지난 2017년 전 정권 때 임명된 환경부 산하단체 기관장들을 옷을 벗게 한 혐의로 직권남용죄로 기소됐다. ‘위선’ ‘파렴치’의 대명사처럼 불리어 지고 일가족 비위로 부인과 동생이 구속된 조 전 장관은 2017년 말 청와대 민정수석 때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감찰 무마를 지시한 혐의로 26일 구속영장이 청구돼 영장실질심사를 받았다. 조 전 장관은 유재수 비리사건을 처음 폭로한 김태우 전 청와대 특감반원에 대해 국회에서 “김씨가 희대의 농간을 부리고 있다” ”책략은 진실을 이기지 못한다”고 반박했다. 김 전 특감반원은 이사건 폭로로 청와대로부터 “미꾸라지 한 마리가 개울물을 흐린다”는 인신공격을 받고 ‘비리혐의자’로 몰려 청와대서 쫒겨났다. 그러나 농간을 부렸다는 김 전 특감반원은 용기 있는 진실 고발자로 드러났고 ‘희대의 농간’은 청와대와 조 전장관이 부린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조 전장관의 말대로 ”책략은 진실을 이길수 없다“는 사실을 조씨 스스로가 보여주고 있다.

이뿐인가. 국가 경제의 큰 기둥인 원전이 뚜렷한 이유 없이 불확실한 경제성과 안전성을 이유로 지난 24일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월성원전 1호기에 대해 영구정지 결정을 내렸다. 월성원전 1호기는 2012년 11월로 운영 허가 기간이 끝난 후 7000억 원을 들여 노후설비를 교체하고 원자력안전위원회로부터 2022년까지 10년간 연장 운행을 승인받아 지금까지 운행을 해왔다. 월성1호기는 문재인 정부가 폐쇄 결정을 내린 1호 원자력발전소가 되었다. 월성원전 폐쇄에 대한 책임 소재는 역사의 심판이 기다리고 있다.

이 와중에 북한 김정은 정권은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전후하여 미국에 대한 무서운 선물을 안기겠다고 한 겁박에 미국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연 3일째 북한 전역을 감시하는 정찰기 4대를 띄워 한반도를 감시하고 있다. 국민들이 모르게 한반도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국가안보가 뒷걸음치는 상황에서 북한의 핵 협박은 갈수록 클라이막스로 향하고 있다. 국민은 누구를 믿어야 하나. 한 해를 보내는 가슴이 답답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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