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격 70주년 '포항 담론 70선 발간'
'변화·도약' 담론 집대성, '지방분권 시대' 지역 의회와 언론 역할론 등 과제 제시

포항시 전경
‘포항 담론 70선 -포항, 더 새로운 미래로’는 포항시 승격 70주년을 맞아 그동안 축적한 도시 저력을 점검하고, 변화와 도약을 위한 시민 담론(談論)을 집대성했다.

담론의 폭은 넓고도 세밀하다.

지방자치·산업경제·복지환경·지진안전·도시재생과 문화관광·교육시민 각 분야 각계각층 70인 전문가와 지역인사가 내놓은 도시발전을 위한 충언을 총망라했다.

좀 더 세밀하게 살펴보면 인구감소와 지방분권 시대에 지역 의회 및 언론의 역할론과 지속 가능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 방안을 제시했다.

포스코와 철강 이후의 포항, ‘Steel and Beyond’ 그리고 환동해 중심항 영일만항 육성 대책 및 수산업·농업 등 포항이 품은 산업 역량을 더욱 발전시킬 방안을 제안했다. 방사광가속기와 포항테크노파크 등 포항이 보유한 연구 인프라 활용 방안도 고민했다.

신북방·환동해시대 포항이 태생적으로 지닌 지정학적 장점을 키워서 담대한 역할과 비전을 실현한 거대한 구상도 주문했다.

포항 또한 피할 수 없는 저출산 시대와 초고령사회를 앞두고 아름다운 노후와 도시를 이루는 구성원인 소상공인·장애인·아동·청소년·여성 친화 도시 포항이 나갈 길도 제언했다.
포항 담론 70선-포항, 더 새로운 미래로 표지.
포항을 강타한 지진을 극복하고 지진을 넘어 도시재생을 위한 도시계획 방향성과 낙후되고 침체한 도심 재건 및 흥해 특별재생을 위한 방안 등 도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 줄 애정 어린 조언도 잇따른다.

산업화에 따른 필연적인 환경 문제를 극복하고 해양 환경과 녹색 도시 구현, 그리고 유아교육·평생교육 등 지속 가능한 도시로서 포항이 풀어야 할 숙제도 알렸다.

지역 축제 활성화 그리고 포항을 주제로 한 인문학과 지역학 연구를 통해 시민이 중심이 된 문화와 관광이 결국 포항 미래도 밝혀줄 거라고 했다.

이렇듯 제각기 포항 미래 발전을 위한 길을 제시하고 다양한 화두를 던졌다. 제언들이 활발하게 논의되고 현실에 반영된다면 도시 발전에 매우 유익한 자양분이 될 전망이다.

서재원 포항시의회 의장은 ‘선진 지방의회 구현을 위한 전략과 과제’를 통해 지방화·분권화 시대 지방 의회 역할을 중요성을 설명했다. 주민 복리를 위한 다양한 법적 지위와 권한을 가진 대다수 지방의회가 과도하게 행사하거나 소극적인 모습이라고 우려했다. 바람직한 대의기관으로 거듭날 노력의 일환으로 지방의회 사무국 직원 인사권 독립 등을 내용으로 한 ‘지방자치법 전부개정 법률안’ 국회 통과와 정당공천제 개선, 그리고 집행부에 대한 재정 통제 및 견제 장치 보완을 제안했다.

한국선 경북일보 사장은 ‘지방분권시대 지역 언론의 역할과 사명’을 들어 급변하는 시대와 언론 환경 흐름 속, 입지가 좁아지는 지역 신문이 역설적으로 국가 균형발전과 정보 전달, 중앙과 지역 견제 균형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계속 맡을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삶의 공간으로서 지역이 유지되고 정보 제공자로서 지역 언론 역할과 사명이 명확함을 알렸다. 총선과 같은 선거 뉴스에서도 지역 특수성과 관련한 정보는 지역 신문이 더 빠르고 소상하게 전달할 수 있다고 단언했다. 지역 언론 위기는 민주주의와 지방자치의 위기이기도 하며 쏟아지는 정보 속 지역 언론 존재 이유를 자문했다.

백성기 포스텍 명예교수는 ‘포항시 승격 70년의 명암-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서’를 통해 철강산업도시로서의 비약적 발전사와 외환위기 이후 정체와 한계, 그리고 정보통신과 생명공학 등 포항과 포스코, 포스텍이 모색했던 성장 모멘텀을 진단했다. ‘미래는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상상하는 것’이라는 앨빈 토플러 말을 인용해 4차 산업혁명 시대 성장은 재능과 창의력에서 나오며 지역 대학이 상생 발전과 혁신 주체로 역할이 부상할 것을 기대했다. 장순흥 한동대 총장도 4차 산업혁명시대에 걸맞은 건강과 인성·도전과 혁신·하이테크&하이터치·문제발견과 해결능력·글로벌 인재 등 5대 인재상을 제시, 시대 변화 속 지역 대학의 교육 역할을 고민했다.

김진홍 한국은행 포항본부 부국장은 포항경제 현 상황을 진단하며 ‘포항지속가능전략연구소(가칭)’과 같은 종합 연구 기관 필요성을 역설했다. 포항이 가진 도시전략을 구상하고 수많은 대외적 리스크를 미리 예측, 선제적으로 대응책을 강구하기 위해서다.

김재동 포항상공회의소 회장은 ‘결국 젊고 유능한 인력이 일할 일자리가 없으면 공염불’이라며 배터리산업과 같은 차세대 먹거리가 포항을 견인하길 기대했다. ‘해가 빛날 때 건초를 말려라’는 서양 속담처럼 기회에 주저하지 말고 일자릴 창출을 위해 필요한 하나하나를 구체적으로 실행해야 한다고도 주문했다.

이진구 한동대 콘텐츠융합디자인학부 교수는 ‘법고창신’의 자세로 매력적인 포항 만들기를 역설했다.

도시재생은 기존 것을 살리고 그 위에 새로운 것을 더하는 섬세하고 난해한 작업이라고 정의했다.

△전략과 구상은 긴 호흡으로 접근 △지역 정체성에도 부응 △주민과 소통하고 공감 △공동체 가치 복원에 힘써야 하며 지혜를 함께 모으길 원했다.

포항이 지닌 문화와 인문학, 그리고 역사를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다양하게 나왔다. ‘삶의 전환, 도시의 미래’가 슬로건인 포항이 문화도시로 도약하기 위해선 시민의 삶과 생각에 철학을 투영시켜야 한다고 차재근 포항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조언했다.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시민이 핵심 주체로서 전략적이고 단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이재원 포항지역학연구회 회장은 포항 정체성을 이루는 지명과 역사 등 지역학이 연구가 꼭 필요하며, 이를 통해 새롭게 정립하고 발굴한 사실은 포항의 자산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과거 역사에서 찾은 장점은 인문학적 관점에서 ‘오래된 새로움, 오래갈 새로움’이라는 포항의 미래와 맞닿아 있다고 했다.

황성욱 포항칠포재즈페스티벌 집행위원장은 세계적 축제들의 성공 비결은 민관이 함께 지역 역사와 문화, 정체성을 담은 고유 색깔의 축제로 거듭났기 때문이라고 했다.

포항국제불빛축제도 다양한 지역 정체성 및 문화 역량과 축제 토양을 잘 접목해 가꾼다면 다시 찾고 싶은 축제로 승승장구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일광 동화작가는 포항이 고인돌 등 선사와 청동기 시대 이래 긴 역사 흐름 속 비주류문화권에 속해 인문학적 역량을 키우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지방자치가 실시되고 있지만 문화시스템이 서울중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도 했다. 하지만 포은 정몽주와 죽장면 입암을 소재로 한 박인로의 입암 29곡, 구한말 최세윤 의병장 등 포항이 지닌 인물과 역사를 제대로 정리해도 엄청난 가치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모든 도시 발전 모색 활동 중심에는 결국 사람, 즉 ‘포항 시민’이 서 있다. 이대공 애린복지재단 이사장은 세계적으로 뛰어난 IQ와 산업화와 민주화의 최단기 달성, 애국 열사들의 독립운동 등 기개 높고 우수한 우리 민족이지만 또한 남인과 북인의 붕당 등 화합을 하지 못하고 고소·고발이 많은 민족성을 염려했다.

현재 포항의 최우선 과제는 지진 특별법 제정이며 이를 위해 여야와 정치권 공무원과 시민, 노동자가 너 나 할 것 없이 일치단결할 것을 주문했다.

“포항, 화합과 통합으로 미래로 나아가자”, “반드시 살기 좋은 포항을 내 손, 우리 손으로 만들자”라며 우리 포항 시민 모두에게 다시 화두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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