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이어 재경매 낙찰액도 심장병 재단에 기부…낙찰자, 사비까지 ‘쾌척’

1년만의 재경매에서 우리돈 1천390만원에 낙찰된 박항서 초상화 ‘나의 스승’[소하 캡처]. 연합

이달 초 동남아시안(SEA) 게임에서 60년 만에 처음으로 베트남 축구팀에 금메달을 안기면서 박항서 감독의 인기가 더욱 높아진 가운데 박 감독의 초상화가 ‘기부 선행’까지 끌어내고 있어 화제다.

30일 온라인 매체 징과 타인니엔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박 감독을 그린 초상화 ‘나의 스승’이 전날 하노이의 한 미술품 경매소에서 2억7천870만 동(약 1천390만원)에 낙찰됐다.

가로 73㎝, 세로 92㎝ 크기의 유화인 ‘나의 스승’은 화가 쩐 테 빈의 작품이다.

박 감독이 국제축구 경기에 앞서 왼쪽 가슴에 손을 얹고 국가를 부르는 듯한 모습을 그렸다. 베트남 국기를 상징하는 빨간색을 배경으로 썼다.

그림을 낙찰받은 주인공은 바오닌 투자사의 응우옌 판 휘 코이 회장으로 밝혀졌다.

애초 ‘나의 스승’은 1년 전 경매에서 2억4천360만 동(약 1천215만원)에 낙찰된 바 있다.

원래 이 초상화를 소장했던 응우옌 쑤언 끄엉 전 베트남 국영 TV ‘VTC’ 사장이 “박 감독의 초상화는 이미 공공자산이 됐다”며 자선경매에 내놓은 것.

당시 낙찰 금액 중 절반은 심장병 환자를 돕는 기금에, 나머지 절반은 예술적 재능이 있는 젊은이들을 돕는 데 각각 사용됐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1년 전 이 그림을 사들여 소유하고 있던 낙찰자는 지난 10일 박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22세 이하(U-22) 축구 대표팀이 SEA 게임 결승전에서 인도네시아를 3-0으로 꺾고 대회 60년 만에 처음으로 우승한 직후 이 그림을 다시 경매에 내놓기로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매 수익을 다시 자선 활동을 위해 기부하겠다는 생각에서다.

이번에 ‘나의 스승’을 낙찰받은 코이 회장도 이 마음을 이어받아 낙찰 금액인 2억7천870만 동에 더해 자신의 돈 2억2천124만 동(약 1천103만원)을 쾌척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총 5억 동(약 2천495만원)은 전액 심장병 환자 지원 재단에 기부된다고 언론은 전했다.

코이 회장은 “‘나의 스승’ 그림을 낙찰받아 기쁘다. 심장병 재단 기부가 어려운 이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고, 경매소 측도 “박 감독의 그림을 경매한 것은 우리 사회를 위한 매우 의미 있는 일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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