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 증명서는 조 전 장관이 직접 위조…美대학 온라인 시험도 대리응시"

조국(54) 전 법무부 장관이 아들(23)의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진학 등을 위해 최강욱(51)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에게서 변호사 사무실 허위 인턴활동 확인서를 발급받았다고 검찰이 파악했다.

군 검찰 출신인 최 비서관은 조 전 장관의 서울대 법대 후배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사법위원장을 지냈고 지난해 9월 청와대에 들어가 조 전 장관과 1년 가까이 일했다.

31일 검찰이 국회에 제출한 공소장에 따르면 조 전 장관과 부인 정경심(57) 교수는 아들의 군대 문제를 해결하고 향후 로스쿨 진학 준비를 위해서는 2018학년도 전기 대학원에 반드시 합격해야 하는 상황에서 범행한 것으로 나온다.

검찰은 조 전 장관 부부가 아들이 2017학년도 후기 서울대·연세대 대학원에 지원했다가 불합격되자 대학 담당교수 등에게 입시 청탁을 시도하면서 허위 ‘스펙’(경력사항)을 만들기로 했다고 봤다.

정 교수가 아들이 문서 정리 및 영문 번역 등 업무를 보조한 사실이 없는데도 법무법인 청맥 변호사로 있던 최 비서관에게 인턴활동 확인서 작성을 부탁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검찰은 최 비서관이 2017년 1~10월 총 16시간 변호사 업무를 보조했다는 내용을 작성한 뒤 인장을 날인해 같은 해 10월 11일 자로 확인서를 발급했다고 조 전 장관의 공소장에 썼다.

그의 아들은 이 확인서를 2018학년도 전기 고려대·연세대 대학원 입시에서 사용했고 두 곳 모두 최종 합격했다. 검찰은 조 전 장관이 두 학교의 입학사정 업무를 방해했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조 전 장관이 2018년 10월에는 아들의 충북대 로스쿨 입시를 위해 먼저 발급받은 최 비서관 명의의 확인서를 위조한 사실도 확인했다.

조 전 장관이 정 교수와 함께 집에서 컴퓨터를 이용해 최 비서관 명의의 예전 확인서를 스캔한 다음 최 비서관 이름 및 인장 부분을 캡처 프로그램으로 오려 출력하는 방식으로 위조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2018년 8월 7일 자인 이 확인서에는 아들이 2017년 1월부터 2018년 2월까지 주당 8시간씩 46주간 총 368시간 최 비서관의 사무실에서 인턴으로 일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아들은 충북대 로스쿨에 지원하면서 위조한 이 확인서를 제출했지만 1단계 서류전형에서 탈락했다. 이 역시 충북대 로스쿨의 입학사정 업무를 방해한 혐의에 해당한다고 검찰은 판단했다.

검찰은 조 전 장관과 정 교수가 아들이 미국 조지워싱턴대에서 유학할 때 온라인 시험 문제를 사진으로 전달받아 나눠 푼 뒤 아들에게 답을 전달했다고 공소장에 적었다.

공소장을 보면 조 전 장관은 2016년 11월 1일과 12월 5일 아들이 수강한 ‘Global Perspective on Democracy’(민주주의에 관한 세계적 관점) 과목 시험의 부정행위에 가담한 것으로 나온다.

검찰은 아들이 ‘내일 Democracy(민주주의) 시험을 보려고 한다’고 하자 조 전 장관이 온라인시험 시작 무렵 ‘준비됐으니 시험문제를 보내라’고 지시했다고 파악했다.

아들이 객관식 10문항인 시험 문제를 촬영해 아이메시지(iMessage)·이메일로 보내면 조 전 장관 부부가 나눠서 문제를 푼 뒤 답을 보내줬고, 아들은 해당 과목에서 A 학점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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