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AI 대신 못할 임상병리사 되고파"

대구보건대 3학년 김신욱 씨가 제47회 임상병리사 국가고시 전국 수석을 차지했다. 특히 1학년 때 올F를 받을 정도로 방황했지만 전공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놀라운 성과를 거뒀다.
김신욱 씨(대구보건대 3년)가 제47회 임상병리사 국가고시에서 전국 수석을 차지했다.

김 씨는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이 최근 발표한 이번 시험에서 280점 만점에 278점, 100점 기준 99.3점을 획득, 일반대 25개교를 포함한 전국 50개 대학에서 응시한 수험생 3521명 중에서 가장 성적이 높았다.

수석을 차지했지만 김 씨의 대학생활 시작은 순조롭지 못했다.

성적에 맞춰 입학한 대학생활은 뚜렷한 목표 의식도 대안도 없었고 학업에 대한 동기부여가 부족해 내적 갈등도 심하게 겪었다.

그 결과 1학년 1학기 이후 받은 성적표는 올 F.

자연히 학사경고를 받았으며 곧바로 군대 입대를 선택했지만 복학 후에도 마음가짐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김 씨가 달라진 것은 현장 임상경험을 가진 외래교수의 강의를 들으면서 부터다.

실무적 현장 중심 강의를 통해 임상병리사와 어릴 적 꿈꾸던 과학자가 비슷하게 느껴지면서 구체적인 밑그림이 그려졌다.

그는 “실무 경험을 들으면서 전공에 대한 동기부여가 확실해 졌다”고 돌아봤다.

그 결과 2학년부터 성적 장학금을 받았고 임상병리학에 더욱 몰두했다.

혈액학 분야를 연구하기 위해 중고현미경을 구입, 학교에서 만든 객담도말 표본과 가족·친척들 까지 란셋으로 채혈하고 혈액도말 표본 100여개를 만들었다.

그는 “현미경을 들여다보는 시간은 행복했고 시간 가는 줄 몰랐다”고 자신감과 열정을 되찾은 배경을 설명했다.

학과에서 실시한 전공 프로그램도 두각을 나타냈다.

전공에서 필수인 채혈에 대해 심화한 채혈양성반을 수료하고 지도 교수와 진균에 대한 연구를 이뤄 학술대회에 발표까지 나섰다.

3학년 반 대표를 맡고 전공을 힘들어 하는 동료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 스터디 국시특별반도 운영했다.

김신욱 씨는 “기계문명과 인공지능에게 대체되지 않는 전문적인 임상병리학 분야를 연구하는 학자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김현목 기자
김현목 기자 hmkim@kyongbuk.com

대구 구·군청, 교육청, 스포츠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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