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동학 혜명학술원 원장

하늘의 기상이나 날짜의 변화를 표시한 천간과 땅의 형상을 가진 지지에 관한 간지(干支)에 대한 최초의 기록은 중국 송대 유서(劉恕)가 쓴『통감외기(通鑑外記)』이다. 『통감외기(通鑑外記)』는 선천팔괘를 만든 복희씨로부터 주나라 위열왕 23년(B.C402)까지의 사적(史跡)을 기록한 10권의 사서(史書)로 이 서책에는 중국 인문학의 초조인 황제(黃帝)가 대요(大撓)에게 오행(五行)의 원리와 천도의 운행을 살피게 하고 육갑(六甲)을 창제하였다고 한 기록이 있다.

그러나 실질적인 간지의 사용은 상나라의 왕의 칭호나 은나라 갑골문자에 간지표가 있는 것으로 미루어 보아 이때부터 실제로 사용되었다고 짐작된다. 한나라 이후로는 음양오행가들의 참위학(讖緯學)에 의하여 일상생활의 달력 및 길흉화복을 판단하는 데까지 사용되어 왔다. 한반도에는 신라의 삼국통일기를 전후하여 간지가 사용되었으며, 그 뒤 오늘에 이르기까지 우리 사회에 널리 보급되어 일상생활에 사용되고 있다.

송대에 성립한 자평명리학(子平命理學)은 하늘의 기상과 날짜의 변화를 담고 있는 천간과 땅의 형상을 가진 지지로 이루어진 간지학(干支學)이다. 갑(甲), 을(乙), 병(丙), 정(丁), 무(戊), 기(己), 경(庚), 신(辛), 임(壬), 계(癸)로 이루어진 십간(十干)은 은대에 주로 왕의 이름이나 사물의 순번, 날을 표시하는 용도로 사용되어 음양오행과 무관하게 사용되었다.

이러한 천간은 전국시대(기원전 403~기원전 221)이후『관자』,『여씨춘추』,『회남자』 등에서 비로소 음양오행의 이치와 결합되어 이후 『설문해자』에서는 계절, 방위, 오행의 의미를 담게 되어 이후 간지는 시공간을 포함하여 심성, 인체, 온도, 색상, 맛, 숫자 등 자연과 인간에 대한 다양한 정보 등을 담은 만물의 실상을 나타내는 상징체로 발전했다.

2020년 경자년(庚子年)의 간지상의 의미도 다양한 의미를 가지게 된다, 먼저 ‘경(庚)’의 의미는 다음과 같다. 먼저 금(金)은 목(봄 기운)-화(여름 기운)-토(사계절) -금(가을 기운) -수(겨울 기운)로 진행되는 오행의 흐름상 가을의 한랭하고 물러나는 기운이다. 특히 양의 기상인 경금(庚金)은 스산하고 엄숙한 가을의 기운으로 쇠로 만든 큰 물체로 지지의 신(申·원숭이)과 같은 뜻이다.

경금(庚金)은 물상으로는 서리, 우박, 혁명, 쿠데타, 변혁, 자동차, 탱크, 무기, 총, 칼, 연장, 원석, 중장비, 농기구, 기차, 도끼, 암반석, 철근, 콘크르트, 건축자재 등을 상징한다, 이러한 특성으로 인하여 갑목(甲木)의 나라로 상징되는 한반도는 간지상 경금(庚金)이나 신금(申金)이 들어오는 해에 나라의 큰 변혁기가 자주 발생했다, 근현대사만 한정하더라도 1884년 갑신년(甲申年)에 김옥균, 홍영식, 박영효 등의 급진개화파 등이 주도한 갑신정변이 일어났다. 1910년 경술년(庚戌年)은 민족사의 치욕인 일제강점기가 시작된 경술국치(庚戌國恥)가 있었다. 1950년 경인년(庚寅年)은 민족상잔의 한국전쟁이 일어났다. 1960년 경자년(庚子年)은 3.15부정선거에 의한 이승만 자유당 정권이 무너진 4·19혁명이 일어났다.

1980년 경신년(庚申年)은 5·18광주민주화운동을 탄압하고 집권한 5공화국의 전두환 정권이 들어선 해이다. 1990년 경오년(庚午年)은 노태우의 구민정당, 김영삼의 구민주당, 김종필의 구공화당의 3당 합당으로 거대 민자당이 탄생해 국민을 놀라해 했고,‘정치는 살아있는 생물’과 같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또한 범죄와의 전쟁이 선포된 해이자. 소련과의 외교가 수립되고, 지자체가 30년 만에 부활된 해이다.

이와같이 지나온 역사로 반추해 볼 때 2020년 경자년(庚子年)‘백서(白鼠)의 해’는 큰 변혁기가 될 일들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정치적으로 매우 중요한 4·15총선이 경자년(庚子年) 경진월(庚辰月) 무자일(戊子日)에 투표하여 선거의 당락이 결정된다. 선거 달 자체가 경금이 강력한 달로서 국민들의 주권의식이 세상을 경천동지(驚天動地)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한반도의 갑목(甲木)입장에서 경금(庚金)은 명리상으로는 강제적이고 변혁적이며 외부의 큰 충격을 나타내는 편관의 기상이다. 즉 강한 도끼와 같은 경금이 큰 나무의 형상인 갑목을 벌목하거나 쪼갠다는 벽갑(劈甲)의 모양새로 금극목의 모양새가 매우 강한 달이다. 민심이 여론이나 예상을 뛰어넘어 정치적인 변혁을 가져올 만큼의 일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그 결과 5월의 신사월(辛巳月)은 전혀 다른 양상의 정치적 변동이 나타날 것이다. 편관은 외부의 적군, 질병, 사고, 변혁을 상징하니 북한과의 관계나 일본 및 미국, 중국, 러시아 등의 주변 4강과의 큰 변화도 예상해 볼 수 있다. 2020년 경자년이 모든 국민들이 안심하고 민생에 전념할 수 있는 긍정적인 한 해가 되어 대한민국을 새롭게 도약시킨 역사적인 해가 되기를 염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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