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제조업 불황 등 잇단 악재…구미 지난해 인구 42만 무너져
포항도 51만 밑으로 감소 위기…양질의 일자리 등 대책 시급

포항시 전경
지방소멸이 화두인 가운데, 경북 핵심도시들도 인구 절벽이 현실화되고 있다.

구미시 인구가 42만 밑으로 내려앉았고, 포항도 인구가 꾸준히 감소하며 51만 선을 위협받고 있다.

포항과 구미 모두 장기화한 경기침체와 대기업의 탈구미 현상 등 결국 ‘일자리’가 인구감소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8일 구미시 등에 따르면 지난해 말 구미시 인구는 41만9742명으로, 42만 명 선이 무너졌다.
구미공단 모습. 구미시
구미시 인구는 2016년 41만9891명에서 2017년 42만1799명으로 42만 선을 넘어선 후 2018년 42만1494명으로 소폭 감소했다. (12월 말 기준)

그러다 지난해 11월 말 42만95명으로 42만이 위협받더니 한 달 만에 353명이 빠져나가면서 결국 42만 명 선이 무너졌다.

지난해 12월 한 달간 구미시 산동면 인구는 5공단 확장단지 내 신규아파트 입주로 1043명 증가했지만, 선주원남동, 인동동, 진미동, 양포동을 중심으로 한 전체적인 인구유출이 더 많았다.

지난해 12월 인구가 증가한 지역은 산동면 외에 도개면(43명) 공단1동(37명) 세 곳에 불과했다,

특히 인구가 크게 준 지역 중 선주원남동을 제외하면 인동동, 진미동, 양포동은 모두 젊은 층이 많이 거주하는 곳으로 구미시 평균 연령은 2015년 34세에서 지난해 말 38.4세로 크게 올랐다.

이에 대해 구미경실련은 “대기업 국내외 물량 이전으로 인한 수출·고용 급감이 주된 원인”이라며 “인구급감과 저성장 시대에는 압축도시가 세계적 추세로 확장보다 축소·재생 방향으로 도시기본계획을 변경하는 것을 논의해야 하며 도시 팽창으로 공동화를 가속할 외곽지역 아파트 개발사업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미시 관계자는 “아동 보육, 신혼부부 주거안정, 청년창업 지원 등 다양한 인구증가 시책을 펴고 있고 올해부터 출산장려금도 대폭 올려 지급할 계획”이라고 했다.

포항시는 지난해 11월 말 현재 51만3673명이다. 한국인(내국인) 50만7430명, (등록)외국인 6243명이다.

포항시 인구는 2015년 11월 52만5278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 서서히 감소해 2017년 7월 51만9957명으로 52만 선이 깨졌다.

이후 2017년 11월 흥해읍에서 촉발지진이 발생하면서 같은 달 51만9581명이던 것이 12월 51만9216명으로 한 달 사이에만 365명이 줄었다.

2018년 1월 51만 8662명으로 전달보다 554명이 감소했고, 2월에도 51만7943명으로 719명이나 줄어 지진이 인구 하락에 큰 영향을 끼쳤던 것으로 보인다.

하락세는 점차 감소하긴 했지만 2018년 11월 51만6276명이던 것이 한 해 사이 51만3673명으로 2603명이나 줄면서 한 달 평균 200명 이상이 감소했다.

지진이 났던 북구 흥해읍은 2017년 11월 3만4162명이었지만 1년 후 3만3957명으로 줄었다. 다시금 지난해 흥해 초곡지구에 대단위 아파트가 잇따라 입주하면서 11월 현재 3만9649명으로 대폭 늘었다.

인접한 북구 장량동의 경우 같은 기간 7만4056명에서 7만2713명, 다시 7만914명으로 하락세가 현저했다.

남구는 오천읍이 5만6674명이던 것이 최근 2년 만에 5만5706명으로 줄었고, 오징어 등 어업 부진으로 일자리 구하기가 어려운 구룡포읍은 8435명에서 7908명으로 크게 감소했다. 대규모 아파트 단지 입주 등 유입 요인이 없는 대부분의 읍·면·동도 지역마다 최근 2년 사이 수백~1000여 명 가량 꾸준한 감소세를 보였다.

김진홍 한국은행 포항본부 부국장은 “간단하게 생각하면 인구 유입보다 유출 원인이 더 크면 도시 인구는 줄게 돼 있다”며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결국 철강·전자 등 대표 산업 장기 침체에 따른 일자리 감소와 (포항의 경우 고교 평준화 영향으로) 자녀 교육 등도 주요 인구 감소 원인으로 추정된다”고 했다.손석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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