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천 최병국 고문헌연구소 경고재대표·언론인
유천 최병국 고문헌연구소 경고재대표·언론인

보수 진영에서 귀국을 학수고대하고 있는 안철수 전 의원이 미국에서 특정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대선 주자가 되려고 돌아오는 게 아니다”라고 인터뷰한 기사를 보았다. 정치인의 말은 ‘개도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믿을 수가 없다는 뜻이다. 안 전 의원이 무엇 때문에 1년4개월여 동안 독일, 미국을 전전하며 ‘몸짓 키우기’를 했을까. 삼척동자에게도 물어보면 다 아는 속셈을 구태여 말을 돌려 하나.

이 시점에서 범보수 통합보다 혁신을 우선으로 주장하며 큰 정치인의 포부를 가졌다면 국민 앞에 솔직해야 한다. 적어도 “나를 지지하는 정치인들이 새 정당을 만들어 오는 4월 총선에서 국회의원으로 많이 당선되어 내가 차기 대통령 후보로 출마해 대권을 쥐고 싶다”고 말했어야 했다. 왜 말을 돌려가며 말장난부터 시작하는가. 지금 대한민국의 사정을 어느 누구보다도 측근들의 보고를 듣고 잘 알고 있을 안 전 의원이 아닌가. 보수 통합보다는 혁신이 우선이라고 말하는 안 전 의원의 혁신은 무엇인가. 귀국 타이밍을 늦추며 더 이상 ‘몸짓 키우기’를 그만하고 국내로 돌아와 대한민국 현실 정치에 참여해 혁신이 무엇인지 국민들에게 보여 주어야 한다. 때 묻지 않은 정치인 이미지의 안 전 의원이 대통령 후보까지 지낸 어느 야당 중진 정치인처럼 앞으로 나아가려는 당 지도부의 머리채를 뒤에서 사사건건 잡아당기는 추한 행동은 보수 대통합에서 보이지 않아야 한다. 큰 꿈을 가진 정치인이면 국민에게 매사 떳떳하게 솔직해야 한다. 과거 김영삼, 김대중 전직 두 대통령처럼 떳떳하게 ‘꿈’을 밝히고 대도무문(大道無門)의 길을 걸어야 한다.

지금 국내 정치인들의 행태를 보면 여당과 야당은 진영논리에 갇혀 더 이상 앞으로 걸음을 내딛지 못하고 있다. 집권 민주당은 20년 집권 토대를 만들기 위해 군소 야당들에게 국회의원 몇 석을 미끼로 던져주고 ‘4+1’이라는 해괴한 시스템을 급조하여 선거법과 공수처법을 통과시키고 검경조정법안도 곧 통과시킬 예정이다. 민주당과 문재인 정부는 안 전 의원의 말대로 국민이 낸 세금을 가지고 이념에 찌든 낡은 정치 패러다임에 갇힌 자기네 식구들의 배 채우기에 여념이 없다. 여권의 좌편향 정책을 막아야 하는 한국당은 국회의원 머릿수는 110명에 이르는 거대 야당의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지금까지 한국당이 대여투쟁에 무엇을 했는지 선뜻 떠오르는 것이 없다. 그만큼 존재감 없이 집안싸움으로 허공에다 헛발질 정치만 해왔기 때문이다. 국민들은 한국당 의원들이 지난 3년여 동안 무엇을 했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는 것이 대체적인 여론이다. 특히나 TK지역 의원들은 더 말할 필요도 없어 보인다. 국회의원의 미련을 버리지 못해 불출마를 공언했던 의원들조차 출마를 하겠다고 나서고 있어 사리사욕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한국당이 오는 총선에서 현상 유지라도 하려면 이번 공천에서 현역 의원 절반 이상을 탈락시키고 젊은 인재들을 대거 등용해야 한다. ‘박근혜 잔당’ ‘ 금수저 정당’ ‘도로 새누리당’의 이미지를 벗으려면 금수저 출신과 법조계 출신은 배제시켜야 한다. 머리가 좋으면 영악한 면과 이기심이 많은 것이 관상학적으로 따지지 않더라도 인간관계에서 많이 보아 온 터다. 국민의 눈높이에 맞고 불의에 맞설 줄 알고 헌신적이고 개혁적인 인물을 수혈해야 한다. 한국당 존재 자체가 역사의 민폐라며 당 해체와 재건을 호소한 한국당 김세연 의원의 불출마 선언을 황교안 대표를 비롯한 한국당 지도부는 곱새겨 보아야 한다. 한쪽 귀로 듣고 흘려보낸다면 더 이상 한국당에 기대하는 것은 연목구어에 불과하다. 그러면 오는 4월 총선에서 필패가 눈에 보인다.

개혁을 앞세우는 안 전 의원도 뜸 들이지 말고 조기 귀국하여 범보수 통합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 범굴에 들어가 호랑이를 잡은 후에 논공행상을 따져도 늦지 않다. 좌 편향으로 기우는 백척간두의 이 나라를 바로 세우는데 좌고우면하지 말고 일신(一身)을 던져라. 그러면 대권도 눈앞에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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