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주로 없이 수직으로 오르내리는 개인용 비행체(PAV)를 타고 허브에 도착한 뒤 자율운행차로 갈아타고 가고자 하는 곳으로 이동하는 꿈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이 미래 모빌리티(mobility·이동수단) 시장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 8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20’에서 항속거리 100㎞, 최대속도 300㎞/h의 플라잉카(flying car)를 공개한 현대자동차(현대차)는 세계 모빌리티 산업을 선도하고 있다. 현대차는 2028년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의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2020’에 참석한 권영진 대구시장이 현대차 부스를 방문해 대구에 플라잉카 실증도시로 조성할 것을 제안 한 것은 매우 적절하고 신선한 것이다. 권 시장은 국립대구과학관에 건립 중인 국립어린이과학관에 현대차의 콘셉트 모델인 ‘S-A1’의 축소 모형을 전시해 줄 수 있는지 여부도 타진했다.

권 시장과 김대권 수성구청장은 ‘S-A1’의 시험 비행 장소로 수성못 일대를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해달라는 의견도 전했다. S-A1이 수성구 두산동 호텔수성 옥상에서 이륙해 수성못 상공을 선회한 뒤 돌아오는 방식이다. 국토교통부가 올해 초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공모를 거쳐 플라잉카 실증 시범 도시를 지정할 계획인데 대구시가 매우 시의적절한 제안이다.

모빌리티 사업은 막힌 도로에 갇혀서 시간을 낭비하는 현대인들에게 생활의 패러다임을 바꿔 놓을 이동 수단의 혁명이다. 현대차는 CES에서 개인용 비행체(PAV)-허브-목적기반 모빌리티(PBV)로 이어지는 스마트모빌리티 개념도를 공개했다. 또 우버와 함께 개발한 비행자동차 ‘S-A1’도 공개했다.

비행체의 안전성과 경제성을 확보하는 기술적 완성도를 높이는 것은 전적으로 현대차의 몫이지만 각종 규제의 과감한 개선 등은 정부는 물론 운행 실증작업이 진행되는 자치단체가 선결해야 하는 문제다. 플라잉카 사업은 소비자가 앱으로 자동차를 빌리면 운전기사까지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로 혁신 모빌리티인 ‘타다’처럼 온갖 규제와 갈등이 빚어질 가능성이 있다. 기술적인 문제는 물론 법률적인 문제 등 넘어야 할 일이 한 둘이 아닌 것이다.

현대차의 노력은 물론 신개념 모빌리티를 지원하는 법과 제도의 정비가 뒤따라야 한다. 대구시가 현대차에 모빌리티 실증단지 조성을 제안한 만큼 지자체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댜해야 할 것이다. 대구시가 미래산업을 선도 하는 도시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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