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족한 인프라·비싼 집값 탓에 인구유입 기대치 못 미쳐
공무원 없는 평일 밤·주멀이면 상가 등 인적조차 드물어

경북도청 신도시 전경.

경북도청이 안동으로 이전한 지 3년이 지났지만 신도시로의 인구유입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해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기자가 평일인 지난 10일과 주말인 12일 경북도청 인근을 둘러봤지만 도청 주변을 비롯한 상가가 밀집한 건물 주변은 한산한 풍경이었다.

그나마 평일 낮 시간대에는 도청직원을 비롯한 경찰청과 교육청 등 인근 기관에서 나온 직원들로 식당가 주변이 북적이긴했지만 점심시간 대에 한시적인 상황이었고 오후나 저녁 시간에는 일부 음식점을 제외하고는 상가 밀집지역에서 조차 인적이 드물었다.

경북도청 신도시에 미분양 된 상가.

특히 주말에는 도청이나 인근 기관의 직원들의 유동인구도 크게 줄어 거리에서 사람들을 찾아보기 쉽지 않았다.

현재 도청신도시는 1단계 사업이 완료된 상태로 도청과 교육청이 지난 2016년 3월에 이전을 마쳤고 지방경찰청이 지난해 7월 이전을 완료하는 등 대부분의 행정기관이 들어선 상태다.

하지만 지난해 9월 말 기준 도청 신도시 인구 현황을 보면 주민등록 인구는 1만6317명, 상주인구는 2만1670명으로 1단계 목표 인구인 2만5500명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마저도 인구유입 대부분이 안동에서 40%, 예천에서 18%가 이전했으며 애초 기대했던 타 시·도 등에서의 인구유입은 대구 14%와 기타 8% 등 22%에 불과했다.

도청신도시 입주민들은 “2~3년 전보다 확실히 인구가 늘어난 것이 보이지만 병원 등의 생활편의시설이 턱없이 부족해 신도시에서의 생활이 불편하다”며 “입주했다가 생활이 불편해 다시 인근 도시로 빠져나가는 경우도 봤다”고 말했다.

지난 10일 정오 도청 서편 식당가.

올 1월부터 도청신도시에 살고 있는 전모(37)씨는 “아내와 가게를 운영하기 위해 경기도에서 도청신도시로 이사를 왔지만 구축된 인프라에 비해 아파트 분양가와 가게 임대료도 지나치게 높다”며 “이런 이유로 많은 사람들이 도청신도시로의 이사를 꺼리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최근 도청 신도시로 입주한 한 기관의 직원도 “집안 사정상 이사할 형편이 되지 못해 평일에는 도청신도시에서 상황이 비슷한 다른 직원들과 기숙사 생활을 하고 있지만 주말이 되면 본가인 대구로 간다”며 “다른 직원들도 비슷한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김성진 경북도의원은 인구 유입 실패의 원인으로 “도청 신도시를 조성하는 과정에서 전체 생활기반이 이뤄지는 도시를 가꾸어 가고자 하는 부분에 관심이 약하거나 투자가 약했다”며 “신도시 조성 시 민간의 일자리 부분을 간과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도청 신도시로의 인구유입을 늘리는 방안으로 “행정기관 이전에 따른 인구유입을 기대하기보다는 산업단지 유치와 정주 여건을 높이기 위한 인프라 구축이 우선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권기창 안동대학교 한국문화산업전문대학원장은 “인구 유입이 적다 보니 가게를 차려도 매출이 오르지 않고 애초 높은 분양가와 임대료로 유지하기 힘들다 보니 폐업하고 다시 빠져나가고 이러한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며, “행정기관을 통한 인구유입에만 신경 쓸 것이 아니라 산업단지를 적극적으로 유치해 일자리를 늘려 인구를 유입시키고 대형 병원 신설 등의 정주 여건을 높이는 것이 우선시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경북도는 도청 신도시 2단계 사업 목표인구를 4만5000명으로 설정하고 국가산업단지, 대학, 병원, 연구소 유치와 새로운 형태의 관광단지를 조성해 외부 인구를 유입하겠다며 오는 2027년까지 인구 10만 명을 목표로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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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목 기자
이정목 기자 mok@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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