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덕해녀 첫 구술생애사 책자 표지.
“다시 태어난다고 해도 나는 해녀할 거다.”

영덕에서 활동해온 해녀들의 생애를 다룬 책이 나왔다.

영덕군과 경북여성정책개발원은 최근 ‘영덕 해녀 구술생애사:다시 태어난다고 해도 나는 해녀 할 거다’를 펴냈다고 13일 밝혔다.

지역 해녀의 일과 삶, 그리고 애환을 진솔하게 조명한 구술생애사다.

바다와 평생 살아온 65세 이상 고령의 영덕 해녀 10명이 들려주는 곡진한 삶의 이야기를 담았다. 영덕에는 현재 200여명의 해녀가 있다.

책에 나오는 해녀들은 대부분 10대부터 본격적으로 물질을 시작해 최소 40년에서 최대 65년에 이르는 경력의 베테랑 해녀들이다.

영덕읍 대부리 최고령 해녀인 전일순(82)을 비롯해 창포리 김경자(79), 경정2리 김복조(79), 석리 김옥란(73), 대진3리 이석란(70), 축산리 김순남(70), 삼사리 김임선(69), 경정1리 최영순(68), 노물리 김숙자(67), 금곡리 권순이(65) 해녀 10명이 그 주인공이다.

군은 문화 자산인 해녀들의 삶과 문화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공감대를 확산해 나가는 계기 마련을 위해 지역주도형 청년일자리사업으로 이 책을 발간했다.

청년 2명이 1년간 해녀들의 현황을 조사하고 구술생애사를 채록했으며 해녀들이 소장하고 있는 옛 사진, 기록물 등을 수집해 온 결과물이다.

이들은 책을 통해 개인 생애사와 함께 해녀로서의 일과 생활, 그간의 변화와 문화를 엿볼 수 있도록 했다.

영덕 해녀 사이에 ‘퐁당 자무질’은 새내기 해녀의 어설픈 물질, ‘하도불’은 물질 후 옷을 말리기 위해 지피는 화톳불이란 뜻으로 영덕해녀 특유의 말을 찾아 책 읽기의 또 다른 재미를 누릴 수 있다.

이희진 영덕군수는 “영덕에는 200여명의 해녀가 있다. 상호배려와 협동조업에 기반해 어촌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해 온 살아있는 지역의 역사다”며 “해녀 수 감소와 고령화로 곧 사라질 위기에 놓인 영덕해녀의 보존·전승·계승을 위한 기반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최길동 기자
최길동 기자 kdchoi@kyongbuk.com

영덕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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