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딛고 클러스터 조성으로 글로벌 물시장 '노크'

물 관련 전 분야 실험과 재료시험 등을 위한 고도화 실험장비를구축한 실험분석실에서 연구원들이 ‘유기물질기 GC시스템’에서 분류가 완료된 물을 채취하고 있다. 박영제기자 y
대구가 명실공히 국내 물 산업 메카로 떠오르고 있다.

미래 성장 동력으로 꼽히는 물 산업이 대구를 중심으로 이뤄짐에 따라 지역 경제 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대구시는 2025년까지 물 산업을 통해 세계적인 기술개발 10개, 수출 1조 원, 신규 일자리 창출 5000개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물 산업 왜 대구인가.

대구가 물 산업의 중심으로 떠오른 것은 역설적으로 물 관련 피해를 가장 많이 받은 지역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1990년대 대구는 낙동강 수질오염으로 상류와 하류의 분쟁이 극심했으며 낙동강 중류에 위치, 페놀사고와 수돗물 악취사고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그 결과 위천국가산업단지이 시행단계에서 좌초되는 등 여러 피해를 받았다.

이러한 위기는 상수도 정수장과 하수처리시설에 대한 과감한 투자로 극복했다.

고도처리시설을 통한 수질개선으로 과거 죽음의 강이었던 낙동강과 금호강을 획기적으로 살려냈다.

금호강 수질개선을 위해 상·하수처리장을 확충했으며 1987년 달서천하수처리장을 시작으로 2011년 현풍하수처리장까지 7개의 하·폐수처리장이 들어섰다.

이들 하·폐수처리장은 하루 187만4000㎥을 처리할 수 있는 시설용량을 갖췄다.

이후 하수처리시설을 한 단계 높인 오존·활성탄·총인 처리의 고도처리시설을 설치했다. 지리적 위치에 따라 매립장 침출수, 산업폐수, 분뇨, 음식물을 병합 처리하는 시스템도 마련됐다.

상수도 처리시설은 7개 정수장에서 하루 164만㎥을 처리할 수 있으며 처리 과정도 침전여과방식에 더해 전·후 오존처리가 가능하다.

여기에 고도정수처리시설을 운영하고 있으며 상수도관 총연장은 7630㎞에 이른다.

급수보급률이 99.9%로 환경기초시설의 고도시설 인프라 구축은 전국에서 처음이다.

이처럼 대구는 금호강 수질개선사업을 추진하면서 다양한 하·폐수 처리공법 적용에 따른 기술과 운영 노하우를 축적했다.

연장 선상에서 과학기술과 창의성을 합친 물 산업 신기술이 적용·축적, 물 산업 육성 기반이 마련됐다.

이러한 노력을 인정받아 지난 2006년 UN산하 기구인 아시아태평양환경개발포럼(APFED)으로부터 환경상(은상)을 수상했다.

2011년 세계물위원회(WWC)로부터 2015년 제7차 세계물포럼 개최지로 선정되는 등 물 산업 중심지로 인정받았다.

국가물산업클러스터 전경
△물 기술 관련 총합체 물 산업 클러스터.

지난해 9월 4일 물산업클러스터가, 같은해 11월 한국물기술인증원이 각각 문을 열며 대구가 국내 물 산업을 이끌 수 있는 기반이 조성됐다.

달성군 국가산업단지에 들어선 클러스터는 총사업비 2892억 원이 투입돼 지난 2016년 11월 공사에 들어갔다.

클러스터는 전체 65만㎡ 부지에 진흥시설, 실증화시설, 기업집적단지로 구성돼 있다.

진흥시설과 실증화시설은 14만5000㎡ 부지에 실증플랜트, 수요자 설계구역, 시제품 제작실을 갖췄다.

이러한 시설은 입주 기업이 물 기술 연구와 개발된 기술의 실증실험에 활용된다.

클러스터에 자리 잡은 인증원은 물 분야 자재·제품, 정수기 등의 인증에 대한 공정성 확보와 인증 전문성을 높이는 기관이다.

환경부로부터 물 산업 표준화 전문기관으로 지정받아 물 산업과 관련된 제품·기술의 국내외 표준개발·보급에 나서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또한 클러스터 입주기업이 연구개발 성과를 조기에 달성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 기획 단계부터 참여, 지원하는 등 공동표준개발, 상호인증을 추진한다.

인증원이 들어서면서 클러스터 활성화에 더욱 탄력을 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유체성능시험센터 건립, 분산형테스트베드 구축, 물기업에 대한 다양한 지원, 해외네트워크 활성화, 스마트 워터시스템 구축 등을 진행 중이다.

여기에 세계물도시포럼으로 구축한 선진국과 개도국 간의 협력관계를 바탕으로 도시물문제를 해결하는 구체적인 프로젝트도 추진, 새로운 상생모델을 마련하고 있다.

클러스터의 핵심인 물 기술 관련 기업도 속속 입주하고 있다.

지난달까지 22개 기업과 입주 계약을 마쳤으며 10개 기업이 이미 입주했다.

3개 기업이 입주 공사를 진행 중이며 올해까지 모두 25개 기업이 입주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유일의 24시간 연속가동이 가능한 실증플랜트(하·폐수,정수,재이용수 등 기업의 수요에 맞는 다양한 공정수를 제공)에서 국가물산업클러스터 관계자들이 실증플랜트 시설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박영제기자 yj56@kyongbuk.com
△경제 파급 효과와 앞으로의 과제.

물 산업은 4차 산업, 신사업 동력으로 꼽히며 전 세게 물 시장 규모가 8000억 달러를 넘어선 것은 물론 매년 4% 이상으로 성장하고 있다.

물 산업은 제조·건설·운영 등의 역량이 통합적으로 구축돼야 하는 분야로 꼽힌다.

우리나라의 경우 이런 통합적 역량이 미미했지만 물산업클러스터 조성으로 첫 발을 내딛었다.

클러스터 조성사업 기본계획에는 단지 조성만으로 전국에서 4276억 원의 생산유발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돼 있다.

배후권역인 경북·대구지역은 2849억 원의 생산유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고용창출은 전국적으로 4572명, 지역은 3783명에 이른다.

대구시는 물기술인증원과 클러스터의 원스톱지원체계가 구축되면 물 기업 유치에 한층 더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연계 기업까지 180개까지 유치가 가능하고 추가로 2500명 고용, 4000억 원의 투자유치 효과를 예상하고 있다.

여기에 낙동강물환경연구소 유치, 시의 구매연계형 기술개발, 맞춤형 성장지원, 공공구매 지원 등 물 산업 육성 지원을 통해 직간접으로 446개 기업, 8660명의 고용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아직 초기 단계인 만큼 과제도 적지 않다.

당장 클러스터가 위치한 달성군 산업단지의 정주 여건이 좋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대중교통인 시내버스의 경우 노선이 8개만 운행하고 있으며 일정한 배차간격을 가지고 달성군 지역 산단을 연결하는 노선은 4개에 불과하다.

또한 물기술인증원의 예산 확보 근거도 아직 교통정리가 끝나지 않았다.

인증원은 자체 예산이 아진 환경부 지원금 형태로 운영되고 있어 독자적인 운영이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

교통 문제 해결을 위해 대구시는 내년 완공되는 서대구KTX역과 연계하는 방안을 마련 중이다.

역사가 완공되면 산업철도를 통해 달성군 산업단지의 교통여건을 획기적으로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인증원 예산의 경우 관련 법안의 국회 통과를 기다리고 있다.

출현기관으로 전환되면 자체 예산 확보와 독자적인 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입주 기업 지원이 한층 더 빨리 이뤄질 것으로 분석했다.

시 관계자는 “물 산업과 관련해 인프라가 구축된 단계이며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많이 남아 있다”며 “2~3년 뒤 경제 효과 등에 대한 심층적인 용역 조사는 물론 입주 기업 유치 등 활성화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김현목 기자
김현목 기자 hmkim@kyongbuk.com

대구 구·군청, 교육청, 스포츠 등을 맡고 있습니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