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홍돌고래와의 하룻밤, 염지혜, 2015, single channel video, 21m47s. 대구미술관 제공


대구미술관 기획 ‘당신 속의 마법’ 전이 14일 관객과 마주했다.

4월 19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전시는 대구미술관 프로젝트 ‘Y/Y+ 아티스트’ 선정 작가의 성장 과정과 변화된 모습을 한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는 기회다.

‘당신 속의 마법’ 전시 전경. 대구미술관 제공
전시 제목 ‘당신 속의 마법(You have witchcraft in your lips)’은 셰익스피어 희곡 ‘헨리 5세’의 마지막 대사. 단순한 사랑 고백을 넘어 난국의 정치적 상황을 종식하고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의미심장한 은유다.

미술관 관계자는 “작가들의 조형언어는 직접적이기보다는 은유적이고, 예술의 본질은 은유를 통한 의미의 변용에 있다”며 “작가들이 어떠한 표현 방식으로 은유하고, 은유를 통한 작업이 개인과 사회에 어떠한 영향을 줄 수 있는지를 생각하며 감상한다면 현대미술의 이해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류현민·박정기·이완·윤동희 작가는 규칙과 제도를 은유해 미술계·언어체계·사회 현상 등을 재치 있게 보여준다. 특히 박정기 작가의 ‘말 같잖은 소리(2015)’는 언어 소통의 불가능성을 보여준다.

내일의 여가, 이혜인, 2013, oil on canvas, 35x27cm. 대구미술관 제공
안동일·이혜인·하지훈 작가는 다양한 풍경을 각자의 조형언어로 보여준다. 이혜인 작가의 ‘수상한 야영객(2015)’ 시리즈는 풍경을 담아내는 방식과 회화의 조건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안유진 작가는 ‘질문이 뭐지?(2017)’를 통해 사회적 관계와 소통을 참여미술로 풀어내고, 염지혜 작가는 이미지로 이야기를 끌어가는 영상작품 ‘분홍돌고래와의 하룻밤(2015)’을 선보인다.

배종헌·정재훈·한무창 작가는 삶의 성찰로부터 발현한 예술을 보여준다. 정재훈 작가의 2019년 신작 ‘삶-크기’는 예술과 삶 사이 발생하는 성취와 좌절의 두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전시를 기획한 이동민 학예연구사는 “미로처럼 구성된 전시장을 암호를 해독하듯 거닐다 보면 작가들의 마법에 빠져드는 느낌을 받을 것”이라며 “이번 전시를 통해 30, 40대 작가가 직면한 현실, 더 나아가 우리 사회가 마주한 현실의 여러 풍경을 깊이 있게 바라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Y, Y+ 아티스트 프로젝트’는 지역 작가들의 다양한 활동을 지원한 프로그램으로 대구미술관은 그간 성과를 올해 3차례로 나눠 선보일 계획이다.

개막식은 31일 오후 3시에 열리며, 작가와의 대화 및 강연 등 전시연계 프로그램은 2월부터 진행된다.

남현정 기자
남현정 기자 nhj@kyongbuk.com

사회 2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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