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정시 확대 바람 타고 10대 검정고시족 큰 폭 증가
전문가들 "상위권 대학 진학엔 불리" 신중한 선택 당부

대학입시 정시 확대 바람을 타고 ‘수능 올인’을 위해 검정고시에 응시하는 학생들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주로 내신 상위 등급을 사수하지 못한 고교생들이 대입 전략으로 자퇴를 강행하는 모양새다. 반면 입시 전문가들은 학교에서도 정시 대비가 가능해 유의미한 숫자가 되기는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전국 10대 ‘고졸 검정고시’ 응시자는 67.7%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대구지역 고졸 학력 검정고시 응시자는 지난 2016년 2837명 이며 이중 10대는 1634명으로 57.5%를 차지했다. 2017년은 2596명 중 1653명으로 63.6%로 60%를 넘어섰으며 2018년 2790명 중 1869명으로 66.9%, 2019년 2880명 중 1917명 66.5%로 비중이 절반 이상이다.

경북지역 역시 지난 2016년 2102명 중 1020명이 10대로 48.5%였지만 2017년 1982명 중 1126명으로 56.8%까지 올랐다. 또한 2018년 1888명 중 1046명으로 55.4%, 2019년 2024명 중 1147명으로 56.6%다.

검정고시에서 10대 비중이 높은 것은 학교 부적응, 홈스쿨링 등 자퇴와 징계에 따른 퇴학 등 전통적인 원인이 여전히 높다는 것이 중론이다.

다만 최근에는 대입을 위해 스스로 학교를 떠나는 비중이 적지 않은 것으로 교육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내신 성적이 불리한 학생들이 정시, 수능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가지고 자퇴 후 검정고시에 지원한다는 것이다. 검정고시 문의도 대입과 관련된 내용이 많은 것도 이 같은 경향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의 정시 모집 확대 방안이 결정된 만큼 수능에 올인하는 학생들이 검정고시로 몰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여기에 검정고시 성적을 통해 수시모집에 지원할 수 있는 것도 검정고시 응시자가 증가할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교과전형은 내신 성적만을 반영하며 일부 대학은 검정고시 성적을 비교 내신으로 환산, 지원할 수 있다.

고등학교 졸업생은 내신 성적이 졸업 연도에 결정돼 만회할 기회가 없지만 검정고시는 응시 제한이 없어 내신 성적을 올릴 기회가 있는 것이다.

반론도 만만치 않다.

입시 전문가들은 학교에서도 정시 대비가 가능해 유의미한 숫자가 되기는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당장 상위권 대학들은 검정고시 성적을 수시모집에서 비교 내신으로 반영하는 경우가 드물다. 검정고시를 통해 성적을 올려도 수시모집으로 상위권 대학을 지원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학교 내에서도 정시에 집중하는 것이 가능한 것도 검정고시 응시자 크게 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더하고 있다.

이와 함께 중위권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무리해서 자퇴하고 검정고시를 준비하는 것이 비효율적이라고 지적했다.

학령인구가 감소함에 따라 중위권 대학과 학과는 이미 경쟁률이 낮아 학교를 다니면서 준비하는 것과 큰 차이가 없다고 덧붙였다.

한 입시전문가는 “학연 등을 중요시하는 사회 분위기상 자퇴 후 대입만 준비하는 것이 쉽지 않다”며 “대입에서 검정고시가 유리한 측면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현실적으로 제한이 많다”고 밝혔다. 또 “일부에서 제도를 활용하는 경우가 없지는 않겠지만 소수에 불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현목 기자
김현목 기자 hmkim@kyongbuk.com

대구 구·군청, 교육청, 스포츠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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