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보건소, 가검물 수거 나설때 상태 호전 환자들 모두 떠나

겨울답지 않은 따뜻한 날씨 탓인지 울진에서 식중독 의심 사고가 발생했지만, 당국의 부실 늑장대응으로 원인 규명은커녕 원성만 키우고 있다.

지난 19일 오전 9시 50분께 청소년으로 보이는 10대 7명이 식당에서 아침밥을 먹고 집단 설사와 구토를 일으켜 울진군의료원 응급실을 찾았다.

응급실 측은 모두 같은 식당에서 밥을 먹고 집단 증세를 일으킨 점이 의심스러워 울진군보건소에 곧바로 이 같은 사실을 알렸다.

연락을 받은 울진군보건소는 식중독균 검사를 위한 장비를 챙겨 의료원으로 곧 가겠다고 통보했지만, 1시간여 가까운 시간이 흘러 현장에 도착했을 땐 이미 환자들은 모두 떠나고 난 뒤였다.

울진군의료원은 “환자들이 여기 사람들이 아닌 것 같았다. 계속 기다리는 게 힘들었지는 지 주사를 맞고 좀 괜찮아졌는지 별다른 말없이 눈에서 사라져버렸다”고 말했다.

환자가 모두 떠난 뒤 한발 늦게 현장을 찾은 울진군보건소 관계자는 “휴일 당직의 경우 보건직과 행정직 구분 없이 근무서고 있다”면서 “이날은 행정직이 근무서는 탓에 부득이 집에서 쉬고 있던 담당자가 출근해 의료원으로 가검물을 수거 하러 가면서 시간이 지체된 것 같다”고 해명했다.

통상적으로 집단 식중독 의심 환자가 발생할 경우 최대한 빠른 시간에 현장을 찾아 음식물과 환자들의 토사물, 설사변 등을 확보하는 등 원인 규명을 위한 초기 대응이 성공률을 좌우한다.

결국 이처럼 분초를 다투는 식중독 사고지만, 휴일이라는 핑계로 느슨한 대응을 펼치다 검사조차 못하고 실패하게 된 셈이다.

울진군보건소 관계자는 “현장에 직접 나갈 수 있는 있는 인력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주말과 휴일의 경우 보건직만 당직을 설 수 없는 현실이라 상황이 발생하면 비상연락을 통해 집에서 쉬고 있던 담당자들이 출근하고 있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김형소 기자
김형소 기자 khs@kyongbuk.com

울진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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