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어·오징어·명태값 고공행진…사과·배·곶감 등은 소폭 하락

민족최대명절인 설날을 나흘앞둔 21일 오전 포항시 북구 흥해읍 포항시농산물도매시장에서 경매가 한창인 가운데 중매인들이 제수용 과일을 살펴보고 있다. 이은성 기자 sky@kyongbuk.com
설을 앞두고 제수용 수산물 가격은 크게 오른 반면 과일류는 소폭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산물은 바닷속 이상고온현상과 중국어선의 무차별적인 조업 등으로 인해 어획량이 크게 줄어 들면서 가격이 급등했지만 지난해 작황이 좋았던 과일류는 설을 앞두고 대량 출하되면서 값이 하락한 것으로 파악된다.

△ 문어 경매가 ㎏당 최고 6만원 돌파.

동해안 지역 필수 제수용품으로 손꼽히는 문어와 명태·오징어 값이 치솟고 있다.

최근 포항수협위판장(포항시 남구 송도동) 문어 경매가가 ㎏당 최고 6만원을 돌파했다.

죽도시장 어시장 역시 문어 가격이 평소보다 2배 가까이 올라 이날 6~7만원선에 거래되면서 2~3㎏짜리는 구하기조차 힘든 품귀현상까지 빚어지고 있다.

제수용으로 많이 쓰이는 명태·오징어 등도 크게 올랐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이하 aT)에 따르면 21일 대구지역 기준 명태(냉동·20㎏) 도매가격은 5만원으로 지난해 3만5000원보다 15000원(42.8%)이나 올랐다.

평년가격 3만8333원보다도 30%나 상승한 금액이다.

관세청 역시 수입 냉동 명태 가격이 최근 30.9%나 올랐다고 밝혔다.

죽도시장 상인들은 “보통 2만원선에 거래되던 명태(냉동·15㎏ 기준) 도매가격이 최근 2배 넘게 올라 4만원을 훌쩍 넘겼다”며 “소매가격은 더 올랐다”고 말했다.

오징어는 ‘금징어’가 된 지 오래다.

이날 aT에 공개된 대구지역 건오징어(20마리) 중품 도매가격은 8만5000원으로 평년(4만2000원)보다 2배 넘게 뛰었으며, 지난해 같은 날 7만8000원보다는 9% 올랐다.

오징어 산지인 구룡포에서 건오징어(20마리) 상품은 13만원 내외에 거래 중이고, 죽도시장 소매에서는 마리당 8000원~1만원에 판매되기도 했다.

튀김류로 쓰이는 생물오징어는 마리당 1만원까지 치솟았다.

구룡포 어민들은 “중국어선의 무차별적인 조업으로 오징어 씨가 말랐다”고 한숨 지었고, 어물전 상인들은 “북어포만 작년과 비슷하고 나머지는 다 올랐다”고 말했다.

포항 죽도시장 어물전을 찾은 전경자(53·대구) 주부는 “꾸덕하게 잘 말린 제수용 생선을 구입하기 위해 포항 죽도시장까지 왔지만 가격이 너무 비싸서 손이 오그라든다”며 주춤해 하는 모습을 보였다.

△과일 값 하락에도 소비 위축.

주로 제사상에 올라가는 사과·배·곶감 등 과일값은 소폭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작황이 좋았던 저장과일 물량이 대량 출하되면서 값이 하락하거나 보합세를 보였다. 여기에 경기 침체로 인한 소비위축까지 가세해 가격하락을 이끌었다.

21일 aT가 조사한 사과(10㎏) 기준 전국 평균 도매가격은 4만원으로 지난해(4만6040원)보다 소폭 하락해 평년(3만9050원)수준을 유지했다.

지난해 5만2960원에 거래되던 배(15㎏) aT 전국 평균 도매가격은 이날 4만4800원을 나타냈다.

지난해 최고 13만원을 호가하던 상주곶감유통센터 상주곶감(10㎏) 수매단가는 올해 9만7000원에 그쳤다.

소매가도 저렴해졌다.

탑마트 우현점 기준 지난해 1만1900원하던 사과(특·3개)는 올해 7900원을, 이마트 대구 만촌점 기준 지난해 1만5900원이던 배(대·3개)는 1만800원으로 조사됐다. 죽도시장에서는 사과·배 개당 1000원부터 5000원까지 다양한 가격에 거래됐다.

포항시 농산물도매시장 관계자는 “사과·배 등 저장과일 출하량이 늘어난 탓도 있겠지만, 경기 침체로 인한 소비위축도 한 몫한 것 같다”며 “과일 가격이 떨어져도 선물용으로 사가는 사람이 줄었다”고 말했다.

상주곶감유통센터 관계자 역시 “따뜻한 겨울 날씨 탓에 감꼭지 주변이 무르는 현상이 나타나면서 선물용 상품 물량은 줄었지만, 소비가 부진하면서 가격이 하락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반면 수확기를 한 달 가량 앞둔 딸기·수박 등 하우스 과일은 일시적 수요가 몰리면서 가격이 껑충 뛰었다.

이날 포항시 농산물도매시장에서 딸기 1.5㎏이 3만5000원에 거래됐다.

한편 올해 설 차례상 차림 비용은 대체로 안정세를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aT에 따르면 설 차례상 차림비용은 전통시장 23만1000원, 대형유통업체는 31만9000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전통시장·대형유통업체 각각 1.3%, 0.9% 하락했다.

이번 조사는 aT가 지난 15일 설 성수품 28개 품목에 대해 전국 19개 지역의 18개 전통시장과 27개 대형유통업체에서 실시한 결과다.

aT 관계자는 “설 성수품 물가는 지난해와 비슷한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며 “‘전통 및 간소화 차례상 차림 비용’과 더불어 대형유통업체에서 판매 중인 ‘선물세트 가격’ 정보도 함께 제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남현정 기자
남현정 기자 nhj@kyongbuk.com

사회 2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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