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D-78일…자유한국당 '현역 50% 물갈이' 천명
25개 선거구 예비후보 74명 등록…경선·공천 잡음땐 역풍 우려도

자유한국당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이 27일 국회에서 열린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

자유한국당이 올해 4·15 총선에서 ‘현역 의원 50% 물갈이’라는 목표치를 제시하면서 보수층이 두꺼운 경북·대구지역에 정치신인들이 대거 몰렸다. 서울과 부산·울산·경남지역은 전체 예비후보 가운데 한국당 예비후보 비율이 20%대를 기록한 반면 경북·대구는 30%대 이상을 기록한 상황이다.

27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서울은 49개 선거구에 총 372명의 예비후보가 등록됐는데, 이 중 한국당 예비후보는 85명(22.84%)이다.

선거 때마다 단골메뉴로 등장하는 ‘동남권 관문공항’ 이슈와 함께 총선 격전지로 꼽히는 부산도 18개 선거구에 129명의 예비후보가 나섰고 한국당 예비후보는 38명(29.25%)으로 확인됐다.

울산 6개 선거구와 경남 16개 선거구에도 각각 45명, 133명이 출사표를 던졌고 이 가운데 한국당 예비후보는 각각 13명(28.88%), 39명(29.32%)으로 집계됐다.

반면 경북·대구지역은 한국당 예비후보 비율이 30%대를 훌쩍 넘기면서 치열한 당내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경북은 13개 선거구에 등록된 117명의 예비후보 중 한국당 소속은 39명(33.33%)이다.

현역 의원이 없는 경산시에 무려 9명의 한국당 소속 예비후보가 나섰고 김천(0명)을 제외한 나머지 선거구에 1∼6명의 한국당 예비후보가 등록을 마친 상태다.

대구는 한국당 예비후보등록 비율만 고려했을 때 전국에서 가장 치열한 당내 경쟁이 예상되는 지역이다. 12개 선거구에 총 96명의 예비후보가 등록됐는데, 한국당 소속 예비후보는 무려 35명(36.45%)이다. 예비후보 3명 중 1명 이상이 한국당 소속인 셈이다.

대구에서 예비후보등록이 가장 많은 지역은 북구을이다. 고위공직자와 전 국회의원 등 총 7명의 한국당 예비후보가 더불어민주당 홍의락 의원의 대항마를 자처하며 현 정부에 대한 비판과 함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민주당 김부겸 의원 지역구인 수성구갑에도 5명의 한국당 예비후보가 나서 지난 20대 총선에서 빼앗긴 지역구를 재탈환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고, 이번 4·15 총선에 불출마를 선언한 한국당 정종섭 의원 지역구인 동구갑 선거구에도 5명의 한국당 예비후보가 출사표를 던져 치열한 당내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서구·달성군(0명)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도 2∼4명의 한국당 예비후보가 나선 상태지만, 한국당의 국회의원 후보자 추천신청 공고 기한이 오는 30일부터 다음 달 5일까지여서 추가 예비후보등록은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경북·대구지역에 4·15 총선 예비후보가 대거 몰리면서 한국당이 추진하는 인적쇄신과 인재영입, 보수통합에 대한 적절한 기준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예비후보등록 전후로 지역구 민심을 살피고 지지율을 끌어올린 예비후보들의 선거구가 불명확한 기준으로 전략공천 대상이 되거나 공천을 노린 예비후보들이 공천관리위원회의 ‘컷오프’(공천 배체) 기준을 받아들일 수 없는 경우 지역에서 반발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경북·대구가 한국당 예비후보등록이 많은 만큼, 공천 기준이나 경선 여부에 대한 기준이 구체적이고 공정하지 않다면 예비후보들의 반발 또한 클 것”이라며 “만약 예비후보들의 반발이 일어나 한국당 내부적으로 갈등을 빚는 상황이 초래된다면 총선 승리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전재용 기자
전재용 기자 jjy8820@kyongbuk.com

경찰서, 군부대, 교통, 환경, 노동 및 시민단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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