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 가액보다 채무액이 더 많은 ‘깡통주택’을 내세워 오피스텔 전세보증금 28억 원을 가로챈 뒤 해외 도박 등 호화 생활로 탕진한 40대 부부가 기소됐다.

대구지검 포항지청은 사기 혐의 등으로 A(43·여)씨를 구속 기소하고, B(42) 씨는 불구속 기소했다고 28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부부인 이들은 지난 2015년 6월부터 2017년 5월까지 2년 사이 서울 동작구 상도동과 관악구 봉천동 소재 오피스텔 2채를 신축 또는 인수한 후, 임차인 26명을 상대로 보증금 28억 원을 빼앗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조사결과 A씨는 3억 원 은행 대출 채무와 7000만 원 국세 체납으로 돈이 전혀 없는(무자력) 상태에서 사채 2억3000만 원을 빌려 상도동 오피스텔을 인수했다.

이어 보증금과 추가 사채로 봉천동에 부지 매입 후 오피스텔을 신축한 뒤, ‘깡통주택’을 내세워 보증금을 추가로 가로챘다.

이들은 가로챈 보증금을 신용카드 대금 납부와 은행 대출금 변제 등에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A씨는 마카오에서 해외 상습 도박으로 6억7000만 원을 날린 것도 확인됐다.

이들 범행으로 임차인인 신혼부부와 대학생, 직장인인 피해자들은 지금까지 대출금을 갚지 못하는 등 극심한 경제적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고 검찰은 전했다.

포항검찰 관계자는 “피고인들의 반복된 거주지 이사로 인해 포항으로 이송된 사건”이라며 “금융계좌 추적 등 끈질긴 수사를 통해 피고인들이 전면 부인하는 사건을 입증해 구속 기소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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