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예술인 무한한 상상력 새로운 문화성장 동력 발판

박물관을 찾은 관람객들이 피카소의 작품 '게르니카'를 감상하고 있다. 곽성일 기자
박물관을 찾은 관람객들이 피카소의 작품 '게르니카'를 감상하고 있다. 곽성일 기자

피카소가 내게로 걸어왔다. 가우디도 함께 다가왔다.

인간의 상상력은 어디까지일까. 그들의 천재적인 예술성은 상상을 초월한다. 어떻게 그러한 상상을 쏟아냈을까.

오랜 세월이 지났음에도 그들은 여전히 우리 곁에서 살아 숨 쉰다. 그들의 천재성은 시대를 함께 했기에 선의의 경쟁으로 놀라운 예술의 경지를 보여줬다. 그들이 펼쳐 놓은 예술세계는 전 세계인의 감탄사다.

지금껏 그들을 능가할 예술성을 찾기는 어렵다. 그림과 건축, 그들이 보여준 세계는 지구를 아름답게 했다. 외계인들이 지구를 찾는다면 아름다운 자연과 함께 인간의 예술성에 놀라서 발걸음을 멈추리라.

게르니카로 대표되는 피카소의 작품을 바르셀로나 피카소 박물관에서 마주할 수 있었던 것은 행운이었다. 구엘 공원과 사그라다 파밀리아다 성가족성당의 가우디 세계는 깊은 영감을 주고 있었다.

마드리드 레이나 소피아미술관 게르니카와의 첫 만남은 특별했다.

에스파냐 수도 마드리드 소피아 박물관에서 피카소 회화의 대표작 게르니카를 만났다. 우선 대작인 것에 놀랐다. 사진으로만 봐왔던 게르니카를 직접 대면한 순간 피카소가 나에게 세상의 부조리에 대해서 말하는 것 같았다. 예나 지금이나 인간 세상에는 지도자들의 부조리가 민중의 삶을 핍박하는 것이 사회적 문제였다.

막연하게 인식해 왔던 게르니카에 대한 이미지가 구체적으로 선명하게 다가왔다. 그것은 외침이었다. 피카소의 그때나 지금이나 힘없는 민중은 영문도 모른 채 쓰러져 가거나 그냥 허공을 향해 외치는 게 저항의 전부이다. 지도자들의 부조리가 슬픈 역사를 만드는 것이다.

게르니카를 대면한 순간 그림 속 표현된 인간과 동물들이 살아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날의 비참을 절규했다.

구엘공원 건축물. 곽성일 기자
구엘공원 건축물. 곽성일 기자

에스파냐 북부 바스크 빌바오 구겐하임미술관을 찾아가는 길에 만났던 게르니카 마을이 그림의 무대이다.

독일 히틀러의 세계대전이 일어나기 직전 독일 폭격기가 이틀 밤낮에 걸쳐 무차별 폭격을 가했다. 영문도 모른 채 폭격을 받은 게르니카 주민들은 항거도 못 한 채 무참하게 죽어갔다. 특히 이날은 재래시장 장날이어서 주민들의 피해가 엄청났다. 수천 명에 이르는 사상자들은 대부분은 부녀자와 어린이들이어서 참혹함이 더했다. 이날 폭격은 에스파냐 독재자 프랑코가 평소 자신에게 비협조적이던 북부지역 바스크 지역 게르니카였다.

독일은 프랑코의 묵인하에 신무기 실험장소로 게르니카를 폭격하게 됐다. 게르니카에서 인명 살상의 효과를 입증한 독일은 바로 폴란드를 침공함으로써 비극의 역사가 시작됐다. 이처럼 지도자들의 야욕을 채우기 위해 무자비한 살육이 자행돼 그림 속 주민과 말 등은 허공을 향해 절규했다.

피카소는 이 부당함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고작 3개월 만에 대작을 완성했다. 그래서 부당하고 참혹한 비극은 지금도 그림을 통해 세상을 향해 외치고 있다.

게르니카를 보기 위해 많은 사람이 스페인을 찾고 있다. 한 유명화가의 작품이 지구인들에게 감동과 교훈을 주고 있다. 게르니카뿐만 아니라 피카소의 작품을 직접 보기 위해 엄청난 관광객들이 세계에서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로 몰려들고 있다.

바르셀로나 피카소 미술관에는 대표작뿐만 아니라 쉽게 접하지 못했던 피카소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특히 작품 구성 단계를 알 수 있는 전시실을 볼 수 있어 피카소의 작품 세계를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게 한다.

아름다운 박물관 주변에는 온통 피카소 관련 기념품 가게들이 자리 잡고 있다. 골목마다 피카소 작품을 이용한 생활용품과 각종 기념품 가게들이 즐비해 색다르고 수준 높은 쇼핑의 재미도 덤으로 준다.

바르셀로나는 해마다 세계에서 수많은 관광객이 박물관과 가게들을 찾아 엄청난 경제적 효과를 누리고 있다.

가우디의 건축도 세계인의 뇌리에 선명하게 남아있다. 인간의 상상력을 초월하는 가우디의 건축 작품을 대하는 순간 놀라움의 환호성이 터진다. 마치 신비의 동화 나라에 온 듯한 착각에 빠져든다.

구엘공원 건물 천정 문양. 곽성일 기자
구엘공원 건물 천정 문양. 곽성일 기자

기기묘묘하면서도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묘한 매력에 쉽사리 눈길을 떼지 못한다.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하게 한다.

구엘 공원에 들어서면 공원 전체가 가우디의 작품이어서 발걸음마다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연신 카메라에 담기 분주하다. 인증 샷은 줄을 서서 대기해야 한다.

파밀리아다 성당. 곽성일 기자
파밀리아다 성당. 곽성일 기자

사그라다 파밀리아다 성가족성당이 눈앞에 나타나면 모두 환호를 하다가 금방 엄숙해진다. 사진에서 봐왔던 가우디 건축 성당이 실제 눈 앞에 펼쳐지니 감동이 아닐 수 없다. 엄청난 높이의 웅장하면서도 예술적인 건축물은 관광객의 시선을 압도한다.

하늘을 향해 높이 솟은 건축물에 성경의 이야기들을 조각해 놓은 것을 보면 인간의 작품이라고 믿기 어렵다. 어떻게 한 건축가의 머리에서 그러한 엄청난 상상력이 나왔을까 하는 생각에 경외감이 든다. 이 가우디 건축을 보러오는 관광객은 수를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많다.

피카소와 가우디, 이 두 걸출한 예술가의 상상력이 도시와 국가의 품격은 물론 지역경제를 지탱하고 활성화 시키고 있다.

포항을 비롯한 경북지역도 지역 예술인들의 작품 세계를 세계인들에게 보여줄 문화인프라 구축에 나서야 한다.

특히 촉발 지진으로 도시재생에 나서고 있는 포항은 공학적인 측면이 아니라 문화적 요소가 가미된 도시 재생 프로젝트를 실행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그래야 문화적 도시 조성과 함께 세계인의 주목받는 문화도시로 자리 잡고 지역 경제를 살리는 새로운 문화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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