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 화학공학과 박태호 교수와 통합과정 이준우 학생.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확산으로 검역·방역이 강조되고 있는 가운데, 신체의 변화를 감지할 때 정확하고 빠르게 체온을 측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옷을 입거나 악수를 하는 등 단순한 접촉만으로 체온을 측정할 수 있는 온도측정센서나 인공근육의 동작을 제어하는 엑추에이트 회로를 구현하는 데 필요한 ‘늘어나고 구겨지는’ 고분자 이온 전도체가 최근 국내 연구팀이 개발해 주목을 받고 있다.

포스텍(포항공과대학교) 화학공학과 박태호 교수·통합과정 이준우씨 연구팀은 싱가포르 난양공대 연구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물을 용매로 사용하여 열에 안정적이고 신축성이 있는 이온 전도체를 최초로 개발했다.

이 연구성과는 재료 분야의 권위지인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스(Advanced Materials)’ 최신호 온라인판에 표지 논문으로 게재됐다.

대부분의 전자기기에 사용된 반도체 소자는 늘어나거나 수축할 때 기계적 변형력(Stress) 때문에 전기적인 성능이 떨어지는 문제점이 있었다. 또 고무에 은나노입자를 입히는 경우 공정이 어려울 뿐 아니라 투명하지 않았고, 하이드로 겔에 이온을 결합한 경우에는 쉽게 말라 유연성을 잃어버리는 등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온의 비율이 다른 P(SPMA-r-MMA) 폴리머 고분자 체인을 설계하고, 이온성 물질을 고분자 사슬 내에 화학결합으로 연결시켰다. 이온 전도체는 상온 용액공정 개발이 관건인데, 이번에 개발된 고분자 이온 전도체는 물을 용매로 사용해 용액 공정으로 박막화했다.

공정은 기존보다 훨씬 단순해졌고, 유독성 용매를 사용하지 않으므로 친환경적이며 대량생산이 가능하다.

화학적으로 연결된 이온 전도체는 내열성은 유지하면서 유연성까지 갖췄다. 뿐만 아니라 찢어지거나 손상을 입어도 구조를 회복하는 자가 치유력을 가지는 것을 확인됐다. 연구침은 이 이온 전도체를 사용해 최대 100℃에서도 안정적으로 구동하는 엑추에이터 회로와 인체에 적용할 수 있는 플렉서블 체온감지센서를 최초로 구현했다.

연구를 진행한 이준우씨는 “차세대 신축성 소자에 쓰이는 고분자 이온 전도체를 독성이 있는 화학용매 대신 물을 용매로 사용해 만든 최초의 사례이다”라며 “이번에 개발된 고분자 이온 전도체는 높은 신축성과 자가치유성 그리고 열 안정성을 갖추고 있어 앞으로 신축성 웨어러블 전자소자 산업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글로벌박사양성사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글로벌 프론티어 사업 ‘나노기반소프트일렉트로닉스연구단’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한편, 이 연구를 진행한 이준우씨는 2016년도 한국연구재단 글로벌박사양성사업에 선정돼 연구활동에 집중하고 있다.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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