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산양·생태 보존 이유…불영계곡 인근 '육지 속 섬' 위기
금강송면 반투위 강경 투쟁 예고

생태복원구간 영향권 현황도.울진군 제공.
국도 36호선 울진 구간이 오는 6월 완전 개통을 눈앞에 둔 가운데 기존 일부 도로 구간이 폐쇄될 방침으로 알려지면서 주민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9일 금강송면 주민들로 구성된 ‘기존 36번 국도 반대투쟁위원회(이하 반투위)’에 따르면 환경부가 산양 보호와 생태 복원을 이유로 주민들의 이동권을 완전히 무시한 채 독단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불영계곡 일원 마을이 ‘육지 속 섬’이 될 처지에 놓였다고 밝혔다.

환경부와 환경운동단체 등은 기존 도로 가운데 12.2㎞를 생태복원계획구간으로 설정하고, 이 가운데 전치 마을과 외건잠 마을을 잇는 5.7㎞ 구간은 완전복원하고 나머지 6.5㎞ 구간은 부분복원할 계획이다.

또한 복원을 통해 멸종위기종인 산양을 보호하고, 생태관광 자원화 개발을 권유하고 있다.

만약 이 같은 계획이 현실로 된다면 완전복원 5.7㎞ 구간은 차량 통행이 불가능해져 주민 생활환경에 직접적인 피해를 줄 것으로 보인다.

반투위는 지역 대표 명승지 중 하나인 불영사는 매년 12만여 명이 찾는 명소지만 도로 폐쇄로 울진 방향에서 출발할 경우 기존보다 시간이 늘어나는 불편으로 인한 직접적인 피해가 있을 것으로 주장하고 있다.

여기에 신규 도로 대부분이 터널과 교량으로 건설돼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가 발생하면 교통 두절이 우려돼 대체 우회도로의 필요성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애초 국토부가 계획한 계전마을 불영 진입도로와 하원리 진입도로 개설 계획을 원안대로 추진하던지 기존 도로를 존치 시켜 불편을 막아야 한다고 제안하고 있다.

이처럼 주민들의 목소리가 점차 거세지면서 울진군도 난감을 표하고 있다.

울진군은 환경부에 생태 터널과 교량 등을 활용해 차량 통행이 가능한 안을 제시하고, 반영해 줄 것을 협의하고 있다.

울진군 관계자는 “현재 부산지방국토관리청과 대구지방환경청 등 관계기관에 주민들의 의견을 전달하면서 합의점을 찾으려 노력하고 있다”면서 “계전마을 불영 진입도로 개설을 요구하면서 최대한 반영될 수 있도록 계속 추진 중에 있다”고 말했다.

반투위 백형복 사무국장은 “주민들이 산양보다 못한 취급을 당해서는 안 되지 않느냐”면서 “국민의 기본권을 무시한 환경부와 국토부는 즉시 계획을 변경해 주민 의견을 반영한 공사를 추진해야 한다”며 강력 투쟁을 예고했다.

김형소 기자
김형소 기자 khs@kyongbuk.com

울진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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