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종일 문 열어봐야 마수걸이도 못해"
횟집들 매출 30~70%가량 급감…장기화 우려에 노심초사

9일 정오께 포항죽도어시장의 한 횟집 수족관이 텅텅 비어 있다. 이 횟집은 ‘신종 코로나’ 사태로 손님이 급감하면서 열흘가량 가게문을 닫았다. 손석호 기자

“이미 관광객 감소가 심각한데 신종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 되면 죽도시장뿐만 아니라 지역 경제에 더 큰 타격이 우려됩니다.”

휴일인 9일 정오께 찾은 포항 죽도어시장의 한 횟집 수족관은 텅텅 비어 있고, 가게 문은 닫혀 있었다.

이 횟집 주인 A 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신종 코로나) 우려로 여행·외식을 자제하는 분위기 때문에 손님이 없어 열흘 전부터 장사를 쉬고 있다”며 “종업원 인건비에 가겟세가 한 달 기준 총 2000만~3000만 원에 달하는데 감당 안돼 걱정이 크다.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 횟집 근처의 승리횟집 박옥수 대표도 “평소보다 매출이 60~70%가량 급감했다. 겨울철 주말이면 온종일 사람이 몰려야 하는데, 점심때만 조금 있고 오후 2~3시부터는 적막강산으로 발길이 뚝 끊긴다”며 “정월 보름달을 보며 나라의 우환이 빨리 없어지고, 안정되길 간절히 기도했다”고 말했다.

죽도어시장에는 100여 곳으로 추산되는 물회·대게 횟집 등이 밀집해 있는데 위치와 규모 등에 따라 ‘30~70%가량 매출이 감소했다’고 하소연했다.

특히 대게나 문어 등 수시로 가격이 바뀌는 해산물은 수요가 줄면서 덩달아 20~30%가량 값이 크게 내려 그나마 손님이 찾는 반면, 가족 단위 및 단체 관광객이 많은 물회나 건어물 쪽은 타격이 더 크다고 했다.

9일 오후 1시 포항죽도어시장 골목에 사람이 거의 없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손석호 기자

일부 횟집에서는 일당을 받는 종업원이 손님이 너무 없어 조기 퇴근을 하거나, 기존 한 달 4일인 휴일을 10일가량으로 대폭 늘리면서 무급 휴가로 전환을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매출 급감에 따른 고통 분담이자 호구지책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이날 찾은 죽도시장은 도로와 주차장이 붐비지 않았고, 수협위판장 주변만 사람 발길이 눈에 띌 뿐 전반적으로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예년 같으면 겨울 방학으로 관광객 차량이 꼬리를 물어 교통혼잡이 극심하고, 시장 골목은 사람으로 가득 찰 시기지만 이날은 그렇지 않았다.

특히 관광버스는 보기 힘들었고, 버스 전용 주차장은 빈자리가 속속 생겼다.

방문객 또한 가족 또는 고령층은 눈에 띄게 줄었지만, 20~30대 커플들만 종종 보였다.

김정직 죽도시장 건어물협동조합 이사장은 “평소 같으면 사람들 인파가 산사태처럼 몰리는 ‘인(人)사태’가 벌어질 때지만 지금은 보다시피 어깨 부딪힘도 없이 시장이 헐빈하다”며 “가뜩이나 겨울초 과메기가 잘 팔리지 않았는데 신종 코로나 우려로 장사가 안된다”고 했다.

김외준 죽도수산시장 상인회장 또한 “일단 사람이 와야 장사가 되는데 평일은 말할 것도 없고 주말마저 사람이 없다”며 “장사는 두 번째 문제고, 방역 등을 철저히 해 포항에 신종 코로나가 안 와야 하며 빨리 진정되길 바랄 뿐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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