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자는 네 사람의 성인(聖人)을 평가했다. “백이는 성인 중에서 청렴한 사람, 이윤은 책임감이 투철한 사람, 우하혜는 화합을 잘하는 사람, 공자는 때를 잘 아는 사람이다” 그리고 “공자는 집대성한 사람”이란 말을 덧붙였다. 공자는 네 사람 모두의 지혜와 덕을 두루 갖춘 성인 중의 성인이라는 평가였다.

하루는 제자들이 공자에게 인(仁)이 무엇이야고 물었다. 공자는 제자들의 수준과 성향에 맞춰 대답했다. 사마우에게는 “말을 참아 신중하게 하는 것이 인이다” 했다. 인이 거창한 개념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사마우는 “정말 말만 조심하면 인한 사람이 되는 것입니까?” 재차 물었다. “실행하기가 참으로 어려운 것이 말이니 인한 사람이면 어찌 조심하지 않겠느냐” 사마우는 평소 말이 많고 조급한 성격이어서 공자는 그 점을 먼저 고쳐야 한다고 지적했던 것이다.

“인은 곧 사랑이다. 사랑이 넘치는 사람은 함부로 말하지 않는다”면서 “인자는 말을 참는다(仁者其言也訒)”고 강조했다. “말을 참는다(其言也訒)”는 것은 상대방을 공격하고 상처를 주는 말을 삼가며 큰소리치고 자신을 과시하는 말을 경계한다는 가르침이다. 공자는 “말은 곧 그 사람 자신이다”라고 했다.

경박한 사람은 그 말이 가볍고, 경솔한 인격과 수양이 단단한 사람은 말이 무겁고 행동은 민첩하다는 것이다. ‘빈 수레가 요란하다’는 것을 지적했다. “말은 마음의 소리, 글은 마음의 그림이다. 말과 글을 통해서 군자와 소인의 인격이 드러난다.”는 법언이 있다. 우리 사회에선 지위가 높고 책임 있는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 입에서 나오는 대로 함부로 막말을 하는 경우를 많이 본다.

기탄없이 솔직한 말도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으면 낭패를 본다. 말이 다른 사람들로부터 공감을 얻으려면 그 말에 최소한의 품격이 있어야 한다. 품격 있는 말은 품격을 갖춘 사람에게서만 나온다. 특히 때와 장소, 상황에 맞게 말을 가려 할 수 있어야 품격있는 말이 될 수 있다.

“분명히 목적을 갖고 기획된 수사”, “수사가 아니고 정치에 가깝다” 울산시장선거 개입 협의로 검찰에 출두한 임종석 전 청와대비서실장의 말은 품격을 찾아볼 수 없는 일방적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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