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염병으로 인한 국가위기 극복에 도움되지 않아"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갈무리.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갈무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확산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찬반 여론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서 맞붙었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 사태 당시 ‘조국 사퇴’와 ‘조국 수호’로 광화문과 서초동에서 각각 목소리를 냈던 국민들은 코로나19 사태 정국 속에서 ‘문 대통령 탄핵’, ‘문 대통령 응원’을 놓고 또다시 민심이 두 갈래로 나뉘고 있다.

지난 4일 국민청원 게시판에 처음 등장한 ‘문재인 대통령 탄핵을 촉구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글 동의는 27일 100만 명을 넘어서면서 28일 오전 10시 기준 123만9808명을 기록하고 있다. 

이 청원은 25일 오후 청와대 답변기준인 20만 명 동의를 돌파했고,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한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빠른 속도로 참여가 늘고 있다.

청원자는 "문 대통령의 대처를 보면 볼수록 대한민국 대통령이 아닌 중국 대통령을 보는 듯하다", "국내 마스크 품귀현상에도 불구하고 문 대통령은 300만 개의 마스크를 중국에 지원했고, 마스크 가격 폭등에 대한 어떠한 조치도 내놓지 않았다", "후베이성 방문 외국인의 입국만 제한하면 이는 모든 중국인에게 한국을 드나들도록 허락하고 자유로이 개방한 것과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반면, 지난 27일 국민청원에 올라온 ‘문재인 대통령님을 응원합니다’라는 청원 글도 빠르게 참여가 늘면서 이날 같은 시각 91만9729명을 기록했다.

글 게시자는 "대한민국 모든 국민이 힘든 시기에 있다. 하지만 국민건강을 위해 대통령을 비롯한 대한민국 정부 각 부처의 모든 분들이 밤낮없이 바이러스 퇴치에 온갖 힘을 쏟고 계신다"면서 "신천치라는 생각지도 못한 사이비 종교의 무분별한 바이러스 확산으로 인해, 코로나 19 청정지역이었던 대한민국이 단 일주일 사이 급속도로 확진자들이 불어나고 있으며, 국민들 모두 힘들어하는 상황까지 오게 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신천지 바이러스의 근원지가 되어 버린 대구&경북 지역을 위해 무척이나 애쓰시고 있다"면서 "수많은 가짜 뉴스가 대통령님 및 질병관리본부 그리고 대한민국 각 부처을 힘들게 하고 있지만 수많은 대한민국 국민들은 문재인 대통령을 믿고 응원하고 있다"고 격려했다.

이처럼 신종코로나 사태와 관련한 대통령 탄핵과 응원으로 국민들의 민심이 갈라지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지금은 전염병으로 인한 국가위기 극복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이와 관련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청원이 100만을 넘어 답변을 해야 하는데 아직 정리가 되지 않았다. 정리되면 답을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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