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태천 경운대학교 벽강중앙도서관장·교수
한태천 경운대학교 벽강중앙도서관장·교수

중앙방역대책본부 발표에 의하면, 3일 오전 0시 기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전국에 총 4,812명이고, 사망자는 28명으로 늘어났다. 대구가 3,600명, 경북이 685명으로 대구·경북지역에서만 4,285명이 확진자로 판명되었다. 대구지역에는 병상이 모자라 확진자의 80% 이상이 입원을 못 하고 자가 격리 중이다. 코로나19에 감염될까 봐 전 국민이 불안해하고 있고 특히 대구시민들과 경북도민들은 밤잠조차 제대로 못 잔다고 한다. 대구와 경북의 일부지역 시내는 상가는 문을 닫고 거리에는 오가는 사람이 없어 마치 수소폭탄이 떨어진 곳과 흡사하다고 한다. 관광객은 줄어들고, 상가는 문을 닫고, 제조업도 타격을 받고 수출 감소가 예상된다. 한국은행에서는 이미 올해 우리나라 GDP 성장률을 2.3%에서 2.1%로 하향 조정했다.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하늘을 찌른다.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공포와 소비위축에 따른 피해 확산에 온 국민이 절망하고 있다. 그러나 절망 속에 희망이 있다고들 한다. 위기가 기회라고들 한다. 힘을 내자. 두려움에 떨고만 있어서는 안 된다. 우리는 개인이 해야 할 역할이 있다. 우리에겐 선진국이 부러워하는 선진 의료시스템과 투명한 행정력을 발휘하는 정부 기관과 의료진의 피나는 헌신이 있다. 정부의 경기 활성화 정책이 있다. 대구·경북민들은 국난극복에 앞장선 시민 정신을 갖고 있다. 몸과 마음을 아끼지 않고 자원봉사하고, 성금과 방역구호품을 기부하며 코로나19 극복에 힘을 보태줄 국민이 있다. 희망이 있다.

우리는 먼저 개개인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질병관리본부에 의하면, 다행히 코로나19의 확진자 중 80% 이상은 경증이고, 메르스나 신종플루보다는 치사율이 낮다고 한다. 가능하면 외출을 삼가고, 외출 때는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손을 깨끗이 닦고, 손으로 눈이나 코를 만지지 않으면 전염률이 낮다고 한다. 밀폐된 장소에서의 모임은 피하고, 기침이나 발열이 있으면 관계 기관의 코로나19 대응 매뉴얼에 따라야 한다. 이에 충실한 것이 나와 이웃을 보호하는 길이다. 이것이 우리 시민들이 해야 할 가장 기본적인 역할이다.

우리는 선진국이 부러워하는 의료시스템과 정부 기관이 있다. 코로나19 확진자 치료를 위한 병상 확보나 마스크 준비 등에 부족한 점이 없지는 않지만 정부와 자치단체가 행정력을 총동원하여 코로나19 확산 방지와 확진자 치료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대구시에는 타 지역에서 파견된 의사 930여 명을 포함하여 4천여 명의 전문 의료진이 코로나19 방역에 밤낮없이 헌신하고 있다. 국방부에서는 올해 신규 임용예정인 공중보건의사 750명과 간호장교를 조기 임용해 코로나19 역학조사, 선별 진료, 확진자 치료 및 방역 업무 등에 투입하기로 했다.

언론 보도에 의하면, 알렉스 에이자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은 “한국은 고도로 선진화된 공중보건 의료시스템을 갖추고 있으며, 보건 당국은 투명성이 높고 초반부터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우리나라의 코로나19 대응을 높이 평가했다. 또한 독일의 권위 있는 주간지 슈피겔은 우리나라의 과감한 코로나19 대응방식에 대해 언급하면서 “한국은 좋은 의료제도를 갖추었고, 대국민 교육이 철저하며, 투명한 정보를 공개하고 있다.”고 했다. 이렇게 우리나라의 의료시스템과 정부 대응능력은 선진국 전문가들이 인정할 만큼 높은 수준이다.

그리고 정부의 경기 부양 정책이 있다. 정부는 중소기업 초저가금리정책, 민간금융기관을 통한 소상공인 미소금융정책, 중소기업 애로사항 해결을 위한 금융애로센터를 개설하였다. 코로나19 피해 최소화와 피해 극복, 경제활력 보강을 위하여 목적예비비와 지차체 예비비를 포함하여 소상공인 등 정책금융 신규공급, 행정부와 금융기관을 통한 총 20조 규모의 재정 투입 계획을 발표했다. 약 6조에 이르는 추경을 곧 편성할 계획이다.

또한 우리에게는 국난극복에 앞장선 시민 정신이 있다. 대구·경북은 일제에 항거한 국채보상운동의 본거지다. 국채보상운동은 1907년에 대구 광문사(廣文社) 사장 김광제(金光濟)와 부사장 서상돈(徐相敦) 등이 중심이 되고 대구시민들이 주도하여 국채를 보상하자고 일제에 항거한 국민운동이다. 우리 대구·경북 시민들은 일제 침략으로부터 나라를 구하고자 국채보상운동을 이끈 위대한 시민 정신을 갖고 있다. 2003년 2월 18일 대구지하철 폭발사고로 사랑하는 가족 192명을 잃는 참사를 당하고도 의연히 잘 극복한 시민 정신을 갖고 있다. 코로나19의 피해가 아무리 크다 하더라도 굳건히 무장된 시민 정신을 발휘한다면 큰 시련 없이 이겨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우리에게는 재난이나 참사가 발생하면, 달려가 재능기부를 하고, 팔 걷고 헌신하고, 금붙이를 팔아 고통을 함께 하는 국민이 있다. 263명이 사망한 신종플루 때도 그랬고, 39명이 사망한 메르스 때도 그랬다. 46명이 사망한 천안함 사태 때도 그랬고, 302명이 사망한 세월호 참사 때도 그랬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이미 이런 고통 함께하기가 시작되었다. 중앙사고수습본부에서 대구의 의료진 지원 신청을 받은 결과 총 490명의 의료진이 지원하였으며, 각 자치단체를 중심으로 대구에 의료 봉사자를 모집하고 있는데 지원자들이 속속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기업들과 국민은 성금 및 방역구호품 모금 활동을 시작하고 있다.

머잖은 시점이면 유치원생들도 고사리손으로 시민 모금 운동에 동참할 것이다. 코로나19가 진정되면, 우리 국민들은 피해 지역 물건 팔아주기와 피해 지역 방문하기 운동을 전개할 것이다. 피해 지역 경제살리기 운동이 요원의 불길처럼 번져나가 코로나19가 휩쓸고 간 지역의 피해를 확 쓸어갈 것이다. 절망에서 벗어나 희망을 갖자. 우리에겐 코로나19 공포와 경기침체를 극복할 위대한 시민 정신이 있고 함께하는 국민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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