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총 확진자 530명…경북의 47%·전국의 6.4% 해당
지하철 역사·다중이용 공공시설 등에 긴급방역활동 실시

정세균 국무총리가 경산시 지역재난안전대책본부를 방문,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경산시.
경산시는 17일 오전 8시 기준, 전일 대비 6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추가 발생해 총 530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는 경북 확진자 1112명의 47%, 전국 확진자 8320명의 6.4%에 해당한다.

확진자들은 현재 포항·김천·안동의 의료원과 중소기업연수원 등에 마련된 생활치료센터에 분산 입원, 치료를 받고 있으며 아직 병상을 확보하지 못해 자가격리 중에 있는 환자도 수십 명에 이른다. 그동안 안타깝게도 4명의 사망자가 발생했고 퇴원자는 31명을 기록하고 있다.

경산은 의심환자 4848명에 대한 검사를 실시해 4218명은 음성으로 517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으며 113명은 검사가 진행 중이며 접촉자 중 1789명은 격리가 해제됐지만 747명은 아직 자가격리 중이다.

최영조 경산시장(오른쪽)과 안경숙 경산시보건소장이 선별진료소를 방문, 의료진들을 격려하고 있다.경산시.
△코로나와의 방역전쟁.

경산에서는 지난달 19일 첫 확진자가 나왔다. 대구에서 신천지 교회 신도로 슈퍼 전파자인 31번 확진자가 나온 다음날이었다. 시는 즉시 재난안전대책본부를 확대운영하며 빠르게 확산하는 바이러스를 더 빠르게 추격하는 방역전쟁을 시작했다.

경산시 확진자는 2월 21일 8명, 23일 23명, 25일 37명, 27일 88명, 29일 124명, 이달 2일 201명, 4일 291명, 6일 404명, 8일 473명, 10일 498명을 누적기록하며 빠르게 늘어갔다. 지난달 23일 정부에서는 코로나 감염병 위기경보를 심각 단계로 격상했다. 이에 따라 경산시는 코로나19 관련 업무를 모든 업무에 앞선 최우선 업무로 추진하기 시작했다.

경산시는 집단감염에 대한 대책으로 신천지 교회 특별대응반을 운영해 신도와 교육생 809명을 3월 7일까지 검사 완료한 결과 이중 확진자는 38%인 308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경산시 전체 확진자 489명의 60%에 해당한다.

경산은 많은 대학이 밀집해 있어 신천지 대구교회의 집중 공략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또 사회복지시설 6곳에서 60여명 확진자가 발생함에 따라 67개소 사회복지시설에 대한 2주간의 예방적 코호트격리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1200명 경산시 전 직원들은 자가격리자 1대 1 전담관리반으로 편성 운영됐다. 특별방역소독반을 운영하고 농업기술센터의 가축방역팀까지 투입했다. 지난 4일에는 시장 도지사 등 300여 명이 참여한 민관군 합동 긴급방역활동이 경산역전을 중심으로 펼쳐졌다.

지하철 역사 등 9개소에 열화상카메라를 설치 운영하고 재난취약계층과 취약지역 다중이용시설 등에 방역물품을 배부했다. 24만2360개의 마스크를 전체 세대에 2매씩 배부했다.

지역의 9개 대학에 재학 중인 중국인유학생 1333명에 대한 대책으로 전원 기숙사 입소를 각 대학에 요청했으며 어린이집 경로당 등 감염취약계층 이용시설과 다중이용 공공시설에 대한 전면적인 휴관조치에 들어갔다.

최영조 경산시장은 2월 24일 1차, 3월 2일 2차 브리핑을 통해 코로나 사태를 시민들에게 직접 상세히 설명하고 필수 당부 사항을 전했으며 시청 홈페이지를 통해 매일 오전 8시와 오후 4시 상황을 시민들에게 알렸다.

경산시보건소 선별진료소
△방역 최일선 경산시보건소.

방역의 최일선인 경산시보건소 선별진료소에는 14명의 공중보건의와 34명의 선별진료팀이 온몸을 둘러싼 레벨D 방호복을 입고 하루 10시간의 사투를 벌였다.

하루 200건 이상의 검사 물량을 소화하며 매일 파김치가 됐다. 이들을 지원하는 검체채취팀 방역이송팀 접촉자조사팀 등 모두 170여 명의 직원들이 28만 시민을 코로나로부터 지켜내는 일선에 있다.

검사자 수는 지난 4일에는 하루 500명을 기록했고 하루 확진자 수 60명을 넘기에 이르렀다. 3월 5일 경산시가 감염병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됨에 따라 범정부특별지원단이 경산시청에 설치·운영 되고 있다.

이는 최영조 경산시장이 코로나19 관련 중국 유학생 대응체계 점검을 위해 영남대를 방문한 정세균 국무총리에게 경산시의 감염병 특별관리 지역 지정을 적극 건의, 이후 정부에 다방면으로 지속 건의한 데 따른 것이다.

‘감염병 특별관리 지역 지정’은 법적 근거가 없는 일시적 행정 조치지만, 통상적 수준 이상의 방역조치와 지역 위생방역물품 공급 등 정부 차원의 지원이 따르는 조치로서 경산시의 코로나19 대응에 한층 힘을 실어주었다.

때맞춰 지난 5일을 고비로 가파르게 치솟던 경산지역의 확진자 증가세는 눈에 띄게 둔화됐다. 초기 발빠른 대응으로 감염자를 거의 찾아내었고 최초 감염집단의 잠복기간이 끝나면서 큰불은 잡힌 모양새이다.

지역 내 군부대 장병들이 지하철 역사 등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방역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경산시.
△위기에 더욱 빛나는 시민의식.

경산시민은 위기 앞에 또 한 번 하나 되는 모습을 보였다. 월드휴먼브리지, 대구은행, 경산중앙교회 등에서 마스크 손소독제 등 현물기부와 대한맥진학회, 아이에스동서(주), 경산시불교연합회, ㈜국제단조 ㈜흥창스틸 효림산업 등에서 현금기부 등 도합 40여 건의 기부행렬이 줄을 이었다.

생활치료센터로 운영 중인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대구경북연수원 입구에는 남부동 주민자치위원회, 서상길 청년물화마을 주민협의체 등의 명의로 환자들을 응원하는 ‘힘내세요! 늘 응원합니다’, ‘여러분의 빠른 쾌유를 기원합니다’, ‘힘내세요! 모두가 함께 이겨냅시다’등 현수막이 내걸렸으며 시가지에는 시청 직원과 시민들을 격려하는 플래카드도 거리 곳곳에 나부꼈다.
경산시 와촌면지역에서 치안유지를 돕고 있는 자율방범대원들이 낮에는 코로나바이러스를 잡고 있다.경산시.
이·통방협의회, 새마을협의회, 자율방범대, 의용소방대 등 지역의 각종 단체 회원들로 구성된 자체방제단과 육군 제8919부대, 50사단 예하 자인부대, 육군 제2 수송교육연대 등도 코로나19 확산예방을 위한 방역활동에 힘을 보탰다.
지역의 패밀리레스토랑 수페부엌(대표 한선재) 직원들이 보건소 근무자들에 대접할 도시락을 만들고 있다.
경북포럼 경산지역위원회가 최근 매일 배달음식에 지친 근무자들에게 가정식 백반에 소고깃국을 대접한 것이 알려지면서 경북청년봉사단, 지역의 패밀리레스토랑(수페부엌), 반찬가게 등에서 식사지원 제안이 이어지고 있다.

또 경산 경찰은 전국 최초로 SK텔레콤과 자체 협업을 통해 통신가입자 실시간 유동인구 빅데이터(Big-Data)를 접목한 ‘인구밀집지역 실시간 핀 포인트(Pin-Point) 순찰’을 시행, 주민들의 감염병 확산에 따른 불안과 함께 치안불안을 해소했다.

경산시 보건소는 부족한 인적 물적 자원에도 불구하고 최대한의 역량을 발휘해 가장 빠른 시일에 28만 경산시민을 한숨 돌리게 했다. 아직 잔불이 남았고 방심은 금물이지만 일상과 지역경제의 회복이라는 과제에로 관심을 돌릴 수 있게 됐다.

안경숙 경산시보건소장은 “시민들의 응원과 지원이 큰 힘이 된다. 직원들의 피로가 누적되고 힘들지만 불안해하는 시민들을 생각하면 가만히 있을 수 없어 한 발짝 더 움직여서 빠른 시일 내 코로나19가 종식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윤섭 기자
김윤섭 기자 yskim@kyongbuk.com

경산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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