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작년 1인당 가계소비 광역시 평균 밑돌고 주거비 가장 높아
한국은행 "지역 제조업 생산 감소·코로나 영향 소비부진 지역 우려"

대구·경북지역의 경기가 갈수록 악화하고 고용도 줄면서 가계소비가 다른 지역보다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에 따르면 작년 한 해 대구의 1인당 가계소비는 1640만 원으로 전국 광역시 평균(1720만 원)보다 적었고 경북도 1500만 원으로 전국 광역도(1530만 원) 수준을 밑돌았다.

1인당 개인소득은 2018년 기준 대구 1859만 원, 경북 1832만 원으로 광역시(평균 1956만 원), 광역도(1837만 원) 이하였다.

서울, 부산, 인천, 광주 등의 개인소득은 4%포인트가량 늘었으나 대구는 1.3%포인트 증가에 그쳐 순위가 6위에서 8위로 두 단계 내려간 것으로 조사됐다.

카드 소비액은 다른 지역 유출이 유입보다 많았다.

지난 한 해 경북·대구 지역민이 타역에서 사용한 카드 액 비중은 각각 56.8%, 59.6%였으나 다른 지역민의 대구 소비는 25.7%, 경북은 34.5%에 머물렀다.

특히 대구·경북지역민의 다른 지역 소비액 가운데 수도권(서울·경기) 비중이 각각 45.4%, 43.5%로 가장 많았다.

지난 한 해 소비 증가 업종은 자동차, 의료기관, 보험, 레저, 음료·식품이며 이 가운데 자동차 구매를 위한 카드 사용액이 전년보다 35.7%나 늘었다.

소비부진에도 대구지역 백화점 전체 매출에서 해외 유명브랜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작년 11월 기준 33.6%로 전국 평균(23.7%)을 웃돌고 매출도 21.9%나 늘었다.

대구의 월세 비중은 25%로 광역시 평균(24.3%)보다 높고 월세(평균 68만8000원)와 전세(1억8000만 원)도 서울에 이어 광역시 가운데 가장 높아 주거비 부담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 대구의 1인당 의료비 지출은 연간 165만 원으로 광역시 중 부산, 광주에 이어 3번째로 많았고 경북도 190만 원으로 광역도 중 전남과 전북에 이어 3번째로 많았다.

또 대구지역 병원 환자 29.8%가 다른 지역 주민으로 대전과 광주에 이어 환자 유입률이 세 번째로 높고 대구 지역민의 역외 유출 의료비 비중은 9.4%로 전국에서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대구의 3차 의료기관은 5곳으로 서울 다음으로 많지만 1000명 당 병상 수는 15개로 울산, 인천 다음으로 적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 관계자는 “지역 제조업 생산과 수출 감소, 고용 부진 등으로 소득 여건이 나빠지고 있고 앞으로 코로나19 영향 등으로 경기침체와 소비 부진이 지속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무환 기자
박무환 기자 pmang@kyongbuk.com

대구취재본부장. 대구시청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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