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1대 국회의원을 뽑는 4·15 총선이 본격 레이스에 들어갔다. 26일과 27일 양일간 후보등록과 함께 선거전이 불붙는다. 선거일이 채 20일도 남지 않아 후보자들의 마음이 조급하게 됐다.

하지만 이번 선거는 역대 선거에서 볼 수 없었던 최악의 선거라는 오명을 남길 것으로 보인다. 첫 단추가 잘못 끼워진 선거법 개정에서부터 여야를 막론한 추악한 공천 잡음, 비례 위성 정당의 협잡과 야합 등 그야말로 필설로 다할 수 없는 추태들의 연속이다.

여기에다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유행으로 후보자들이 제대로 선거운동을 펼칠 수가 없는 데다 유권자들도 최악의 경기 상황에 잔뜩 움츠려 있어서 선거에 관심이 없는 지경이다. 유권자들은 이전투구의 정쟁을 보면서 “어느 놈이 돼도 똑 같다”며 고개를 내젓고 있다.

일반 국민은 몰라도 된다는 야바위 준연동형 비례대표 제도를 도입한 첫 선거다. 비례대표제를 둘러싸고 지금까지 보여 준 여야의 추태만으로도 역대 최악의 막장 정치 드라마다. 여야가 한 자리라도 의석을 더 차지하려고 혈안이다.

야합의 결과물인 ‘4+1 개정선거법’에 맞서 미래통합당이 비례용 위성정당을 만들자 ‘반칙이며 국회의석을 도둑질 하려는 것’이라고 했던 더불어민주당이 손바닥을 뒤집듯 신뢰를 깨고 그들이 ‘쓰레기당’ 이라 했던 위성정당을 만들었다. 소수정당의 원내 진입 가능성을 높여주겠다던 준연동형 비례제의 도입취지를 내팽개친 것이다. 법 개정에 당의 영혼까지 버려가며 여당의 손을 들어줬던 정의당은 닭 쫓던 개 신세가 됐다. 특히 가관인 것은 민주당 공천에서 하자가 있어서 컷오프된 정봉주 전 의원과 무소속 손혜원 의원이 주도하는 열린민주당이다. 이들은 더불어민주당을 ‘형제당’이라 한다.

더욱 점입가경인 것은 정당투표 용지에서 상위기호를 차지하려고 위성정당에 ‘현역의원 꿔주기’ 잔꾀를 부리면서 셀프 제명이 난무하고 있다. 유권자들은 안중에 없는 후안무치의 정치행태가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공천잡음이나 위성정당도 문제지만 후보자 등록이 시작되고 재외투표가 당장 다음 달 1일 시작되지만 유권자들이 후보자들의 면면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깜깜이 선거’가 되고 있다는 점이다. 여야가 비례정당 야바위 놀음으로 정책 홍보는 뒷전인 데다 코로나19로 토론이나 집회도 못하는 상황이어서 깜깜이가 아니라 ‘암흑 선거’가 되고 있다.

이처럼 이번 4·13 총선은 공약이나 인물 모두 실종된 최악의 선거판이 되고 있다. 코로나 사태로 입을 막은 유권자들은 먹고 사는데 지쳐서 정치가 피로만 더한다는 표정들이다. 이 지경에 투표를 통해 민의가 제대로 반영될 수 있을 지 우려된다. 하지만 결국엔 투표장에서 유권자들이 준엄한 심판해야 한다. 유권자들은 마스크를 쓰고 말은 하지 않더라도 두 눈을 부릅뜨고 옥석을 가려 심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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