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도심에 숲을 조성하자

철길숲&불의정원.
숲은 생명이다. 인류는 숲에서 태어나 평생을 생활하다가 다시 숲으로 돌아가는 존재다.

모든 것은 숲에서 존재해 왔기에 인간과 숲은 숙명적인 관계이다. 인간과 숲은 서로에게 도움을 주는 상호보완적인 관계를 유지해 왔다.

그러나 근대화 과정을 거치면서 인간은 하나, 둘 숲을 떠나기 시작했다. 어머니 모태와 같은 숲을 떠나간 것이다.

숲을 떠난 인간들은 마을이 아닌 거대한 회색빛 콘크리트 도시를 건설했다. 숲은 모두에게 열린 공간이어서 공동체 생활을 하며 모두가 행복한 삶을 살았다.

그렇지만 인간이 건설한 도시는 그렇지 않았다. 공동체가 아닌 철저한 힘의 논리가 작용했다.

자본주의라는 이념을 등에 업고 인간의 무한 경쟁은 시작됐다. 앞서가는 자는 승리에 도취 됐고 뒤따르는 자는 낙오되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다해야 했다.

그래서 주위를 돌아볼 여유를 갖지 못했다. 더구나 경쟁의 논리는 정당하지도 못했다. 정당한 삶이 정의가 되지도 못했다.

모든 것이 자유롭고 자연의 순리에 따르는 숲의 삶 정서에서 벗어나지 못한 인간은 낙오할 수밖에 없었다. 그들은 광활한 숲의 자유를 소유한 위대한 존재가 아니라 도시의 작은 모퉁이와 반지하의 구멍 속으로 숨어든 쥐와 같은 생활을 할 수밖에 없었다. 숲을 그리워한들 이젠 돌아갈 수도 없다

자본주의에 완벽하게 정착한 인간들이 자신들의 옛 터전인 숲을 소유하기 위해 나무를 베어 도시를 건설하는 등 황폐화했기 때문이다.

숲은 신음했지만, 그들은 소유에 도취해 자연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청력을 상실했다.

자신을 잉태한 숲을 떠나고 황폐화한 인간은 영원히 행복할 것이라는 오만의 무한대를 질주했다.

인간만이 지구의 주인이라는 어리석은 생각에 사로잡혀 ‘오만의 행군’을 멈추지 않았다. 그러나 인간의 어리석음은 지금에 와서야 잘못됐음이 증명되기 시작했다. 기후변화로 인한 기상이변과 심지어 메르스와 사스, 코로나 19까지 역병이 도시에 창궐하고 있다. 역병은 부유한 자와 가난한 자를 구별하지 않는다. 이것이 숲을 떠난 인간이 필연적으로 겪고 숲으로 다시 돌아가야 한다는 자연의 강력한 메시지라는 것은 아직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역병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자연인’이 대안이라는 생각이 대두하고 있다.

숲이나 자연은 인간과 그 어떤 것에도 보복하지 않는다. 다만 불균형에 대응할 뿐이다. 이제라도 인간은 숲을 복원해 회색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 그래야만 인간이 지구에서 생존할 수 있다. 그렇지 않다면 다시는 지구에서 살 수 없어 언젠가 새로운 별을 찾아 나서는 우주의 미아가 될지도 모른다.

이러한 시점에서 경북 포항시가 회색빛 도시를 가로지르는 도심 숲 조성에 나설 것을 제안한다. 조그마한 어촌도시에서 인류 문명의 총아라고 불리는 거대한 철의 도시로 변모하는 포항은 대기와 토양 오염 등 각종 문명의 부작용에 노출되고 있다.

새로운 성장동력을 추구하는 포항이 숲의 도시로 탈바꿈하면 인간과 자연이 함께 어우러지는 행복한 생태도시가 될 것이다.

포항은 남북으로 길게 관통하는 철길 숲이 조성돼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폐철도를 공원화한 모범적인 행정의 결과물이다.

그 남북의 철길 숲에서 도시의 동서를 가로지르는 숲이 조성되면 포항은 명실상부한 숲의 도시가 될 것이다.
포스코대로 그린웨이
철길 숲에서 형산교차로까지 이어지는 포스코대로에 숲을 조성하면 도시의 풍광이 아름다워지고 시민들이 숲과 함께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또 형산교차로에서 해도와 송도에 다다르는 희망대로에도 숲을 조성하면 포항의 과거와 현대의 상징인 송도해수욕장과 포스코의 전경을 감상할 수 있는 코스가 만들어져 시민들의 사랑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도시의 길은 철저하게 차량 중심으로 건설됐다. 길을 도시의 주인인 시민들에게 돌려줘야 한다. 보행자 중심의 도시 녹지재생이 필요한 시점이다.

도시경관의 질을 혁신적으로 향상할 필요성이 대두한다.

자동차 위주의 도로구조와 운영으로 대다수 시민인 보행자의 안 전하고 쾌적한 보행환경이 크게 위협받고 있다.
포스코대로
문화시설이 밀집된 포스코대로에 보행자들의 적절한 활동 공간과 문화 행위를 위한 거리환경 미조성으로 전통과 문화가 상실되고 보행문화공간의 수준이 낙후돼 있다.

따라서 안전하고 쾌적한 보행환경을 조성해 도시 가로를 차량 위주에서 인간 중심으로 삶의 질을 향상 시켜야 한다.

포항시 남구 포스코대로는 이동 고가 차도와 연결된 철길 숲에서 형산교차로에 이르는 2.0km 구간에 숲길을 만들어 걷고 싶은 특화 거리로 조성돼야 한다.

시가지 중심지와 형산권역을 연결하는 새로운 특화 가로경관 조성과 그린웨이와 연계된 도시 녹지네트워크 강화해야 한다.
포스코대로와 희망대로
포항시에 따르면 숲길 조성은 차로 폭을 축소( 3.2m → 2.7m)하거나 차선 축소( 11차선 → 9차선, 8차선 → 6차선 )해 보도확장과 신설, 복 열(2열 이상)도 시 숲 다층경관식재가 필요하다.

병원과 상가, 은행 등 다양한 건축물이 있는 포스코대로에 플라타너스, 느티나무, 남천 등 다양한 수종을 거리 특성에 맞게 심으면 도시의 경관이 아름다워지고 시민들이 즐겨 찾는 휴식공간으로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된다.

이동 고가차도~오광장 (L=0.3k(L=0.3km) 구간은 11차선(차로폭 3.2m) 축소 (3.2m → 2.7m) 해 양측 5.8m 확보하거나 차선을 11차선에서 9차선으로 축소해 양측 7.4m 확보해 숲길을 조성하는 것을 검토해볼 만하다.

오광장~형산교차로 (L=1.7km) 구간은 8차선 차로 폭을 축소(3.2m → 2.7m)해 양측 4.0m를 확보하거나 차선을 8차에서 6차선을 축소해 양측 6.4m를 숲길 조성구간으로 활용하는 방법을 연구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형산교차로에서 포항운하관에 이르는 1.4km 구간의 희망대로는 차선을 6차선에서 4차선으로 조정해 숲길을 조성해 봄 직하다.

이 거리는 북서 측 제2종일반주거지역 가로변으로 1층에는 다양한 상업시설들이 있으며, 남동 측 형산강 둔치가 있어 키가 큰 메타세쿼이아, 배롱나무, 종려나무, 피라칸사스 등을 심으면 좋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 도시 숲 연결과 형산강과 포스코의 야경을 주제로 한 그린웨이 대상지 가로 녹지체계 연계와 수변 경관을 감상할 수 있게 된다.

또 인근 상업시설과 접근성 등을 고려해 문화프로그램과 결합한 다목적 공간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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