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대통령(이하 존칭 생략)가운데 가장 많은 업적을 남겼지만 가장 많은 비판의 대상이 되는 인물이 박정희이다. 그는 일제강점기(1910~1945)인 1917년 11월 14일 새벽 인시(寅時)에 경북 구미 상모동에서 빈농 고령박씨 박성빈과 백남의 사이에서 6남 2녀 가운데 막내로 태어났다. 그의 천기는 다음과 같다.

시주(추정) 일주 월주 년주  
⑧무(戊)토 편인  ②경(庚)금 일간  ⑦신(辛)금 겁재  ⑥정(丁)화 정관  천간 
④인(寅)목 편재 ③신(申)금 비견 ①해(亥,돼지)수 식신격  ⑤사(巳,뱀)화 편관 지지

입동 이후 6일 만인 겨울의 한냉한 기상인 저수지 같은 ①해(亥·돼지)월의 가을의 쌀쌀하고 매서운 숙살지기인 ②경(庚)금 일간으로 태어났다. 자평명리학의 최초 고전인 명(明) 나라 숭정제(崇禎帝· 재위 1628~1644) 연간에 서승이 저술하고 당금지(唐錦池)가 편찬한 것으로 알려진『연해자평(淵海子平)』이래 해수의 천기(天氣)를 보관한 인원용사(人元用事)라 부르는 지장간(支藏干)은 갑임(甲壬)이다.

그러나 월지의 지장간인 월률분야(月律分野·월지의 지장간)는 무토가 7일, 갑목이 7일, 임수가 16일의 순서로 천간이 운동하는 일수를 나타낸다. 박정희의 사주는 무토(戊土)가 사령(司令)할 때에 태어났고 태어난 시간(時干)에 ⑧무토(戊土) 편인(偏印)이 ④인(寅)목 편재의 지장간에 병화(丙火)와 무토(戊土)가 탄생의 별인 12운성의 장생(長生)을 만나 신약한 기를 보하고 한습해진 저수지를 막는 제방같은 역할로 기상을 보온하는 효과로 스스로 노력하여 자립하는 정신을 가져다주고 미래를 대비하는 전략적인 두뇌를 만들어 준다.

그가 평소에 유비무환의 자세로 자주국방을 견지한 것과 어려운 환경조건에서 교육자의 길로 접어들어 대구사범을 졸업하고 문경초에서 교육자의 길로 간 것도 ⑧무(戊)토 편인의 영향이 크다. 또한 겨울의 무토는 ①해(亥,돼지)수와 ④인(寅)목 편재의 식신생재를 품은 경금(庚金)을 도와 상품경쟁력을 강화하여 부를 이루게 한다. 그가 한국경제를 최빈국에서 세계 경제강국으로 선도한 요인도 여기에 있다.

이 사주는 월주와 일주가 모두 한냉하고 습한 기상인 ②경(庚)금, ⑦신(辛)금, ③신(申)금 비견, ①해(亥)수로 이루어져 온난한 기후가 절실하다. 따라서 한습한 천기를 녹이는 병화(丙火)나 인목(寅木·범)이나 사화(巳火,뱀)가 필요하다. 다행스럽게 년지에 ⑤사(巳)화 편관과 시지의 ④인(寅)목 편재가 한습한 기상을 해동시키고 있다. 이것을 조후용신(調候用神)이라 부른다. 사주팔자에서 조후용신의 유무로 사주의 그릇과 사회적인 성공도 및 대운의 길흉을 주로 판단한다. 그가 사주팔자의 비범함을 알려주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②경(庚)금 일간은 여름기운인 화(火)의 양(陽)을 포장, 분리, 단절하고 분리시키는 포양작용(包陽作用)을 하는 외강내유의 품성을 갖는다, 금은 겉으로는 어떤 대상을 지키기 위해서 냉정하고 엄격한 성향인 숙살지기를 가지나 실질적인 내면은 감상적이고 부드러운 양의 기운이다. 유교의 인의예지신 가운데 금은 의(義)를 상징한다. 의는 대의를 위하여 소를 희생시키는 대의명분이 주어지면 행동에 나서는데, 이러한 대의명분은 원석 같은 경금(庚金)에게 있어서 주로 뜨거운 열(熱)로 작용하고 임수(壬水)나 해수(亥水)에는 빛으로 작용하는 정화(丁火)가 있다. 그가 1961년 5월 16일(간지상 신축년 계사월 기유일 병인시)에 경자년(庚子年) 경진월(경진월)의 숙살지기가 강한 4·19혁명으로 성립된 민주당 정부가 구파의 윤보선과 신파의 장면 총리로 분열되어 있는 것을 무능·부패 정부로 규정하고 이성계의 위화도회군에 버금가는 쿠데타에 의해 정권을 장악했다.

경금은 화와 수가 없으면 둔(鈍)하다. 즉 어리석고 완고한 뜻을 가진 인물이다. 그의 사주에는 ⑥정(丁)화 정관,⑤사(巳,뱀)화 편관과 ①해(亥·돼지)수가 모두 갖추고 또한 역동적인 인신사해(寅申巳亥)를 구비하여 예리하고 글로벌적으로 활동력이 대단한 인물이다. 원석의 경금은 제련하는 정화(丁火)가 있어야 능력을 갖춘 인물로 사회에 공명을 펴게 되는데, 이때 정화를 조직의 책임자형인 정관(正官)이라 부른다. 그의 사주에서 년간에 ⑥정(丁)화 정관이 년지 ⑤사(巳·뱀)화 편관에 강하게 뿌리를 내리고 있다. 년주는 사주의 뿌리인 원(元), 근(根)으로 청소년기, 국가, 조직의 수장, 가문 및 부모궁을 나타낸다. 그가 국가의 수장으로 무려 18년간 최고지도자가 된 것은 이런 천기의 영향이다.

『108가지 결정』(함규진 지음, 페이퍼로드, 2008)이라는 역사학자 105명이 선정한 한국인의 운명을 바꾼 역사적 선택이라는 책에는 한국사의 108대 결정을 가장 많이 내린 인물로 세종과 박정희를 선정하였다. 세종은 한글 창제, 대마도 정벌, 4군 6진 개척, 갑인자 주조, 숙신옹주 친영, 공법 개혁(및 후퇴)의 6개 결정의 주체였다. 박정희도 5.16, 경부고속도로 착공, 베트남 파병, 한일회담, 한글전용, 10월 유신의 결정과 박정희 암살 등 그의 공과가 포함됐다. 한국역사가 전근대는 세종, 근대는 박정희에 의해 대표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문 정부가 자화자찬하는 세계적 자랑거리인 코로나 바이러스의 방어 인프라들도 1977년 박정희로부터 기틀이 마련되어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대통령에 이르러 현 건보체제로 통합되었다. 이번 총선도 출마자의 자화자찬이 아닌 지도자의 업적으로 평가받는 선거가 되기를 바라면서 더 나은 한국을 만드느냐, 마느냐의 역사적 결정은 이제 보름 후에 역사의 주체인 국민의 지혜로운 선택에 대한민국의 미래가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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