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이지만 대면처럼"…코로나19가 바꾼 새로운 연결 방식

중·고교 3학년의 온라인 개학이 시작된 지난달 9일 오전 대구 남구 대구고등학교에서 한 담임교사가 온라인 쌍방향 수업 방식으로 심화국어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박영제 기자 yj56@kyongbuk.com
전 세계를 휩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우리 일상을 바꾸고 있다.

개학을 더 이상 연기할 수 없었던 학교는 ‘온라인 개학’이라는 사상 초유의 결정을 내렸고,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해 바깥 외출을 삼가던 사람들은 ‘방구석’에서 인터넷을 통한 공연과 전시를 즐기며 소통하기 시작했다.

이런 변화를 ‘뉴노멀 시대(New Normal, 시대 변화에 따라 새롭게 떠오르는 표준)’로 지칭한다.

이중 가장 큰 특징은 ‘온택트’ 문화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선 우선 ‘언택트’를 짚고 가야 한다.

언택트(Untact)란 ‘콘택트(contact, 접촉하다)’와 부정의 의미인 ‘언(un-)’을 합성한 말로, 기술의 발전을 통해 점원과의 접촉 없이 물건을 구매하는 등의 새로운 소비 경향을 의미한다.

언택트 문화는 코로나19를 통해 처음 등장한 것이 아니라, 이미 존재하던 방식이다.

스마트폰으로 쿠팡과 같은 이커머스 플랫폼에 접속해 상품을 구매하거나 배달 앱(Application)을 통해 음식을 주문하는 것 모두 언택트 문화에서 시작된 비즈니스 모델이다.

이후 코로나19 사태가 100일을 훌쩍 넘기면서 언택트에 연결이라는 개념이 더해진 ‘온택트’(Ontact) 문화가 확산하고 있다.

온라인으로 모든 것을 연결하는 현상을 물리적인 언택트로 받아드리는 게 아닌, 온라인을 통해 새로운 연결 방식이 등장한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움직임이다.

이에 따라 사람들은 ‘온라인 쿠킹클래스’를 들으며 외출을 하지 않고 요리를 배우면서 실시간으로 질문을 남기거나, 손쉽게 따라 할 수 있는 칵테일 레시피를 알려주는 온라인 시음회를 통해 정보를 나누는 등 ‘방구석 소통’을 시작했다.

종합광고회사 이노션의 빅데이터 전담 조직 데이터 커맨드 센터(Data Command Center)는 지난달 21일 ‘바이러스 트렌드 빅데이터 분석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 19 바이러스가 우리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켰는지에 대해 약 200만 건의 관련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접촉에 의한 감염 우려 때문에 ‘물리적(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이 확산하면서 언택트 관련 온라인 언급량도 6만 여건으로 약 3배 증가했다.

특히, 국내 확진자 증가로 재택근무(2만7411건), 개학(1만5368건)· 연기(3만7684건) 등이 언급되기 시작한 올해 2월 이후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기존 언택트가 카페·편의점 등 소비자 구매 시스템에 적용되는 수준이었지만 코로나 사태 이후 사회 전반에 다양한 아이디어와 접목되며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 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예를 들어 ‘드라이브 스루 선별 검사’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다양한 드라이브 스루 +α 서비스가 등장했으며 온라인을 통한 전시회 및 공연이 늘어나고 있다.

또 집콕 생활에 지친 이들을 위한 유명인들의 다양한 챌린지가 공유되는 등 일상생활 언택트에 ‘연결’을 더한 온택트(Ontact) 문화가 확산하고 있다는 게 이노션 측의 설명이다.

그 밖에도 기업들의 재택근무, 온라인 개학의 영향으로 교육분야에서의 비대면 학습 이용자의 증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온택트 적용 사례가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로 온택트 문화는 이미 성과를 거두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방탄소년단(BTS)의 최근 온라인 공연이다. 지난달 18일과 19일 낮 12시부터 유튜브 공식 채널 ‘방탄TV(BANGTANTV)’를 통해 공개된 ‘방에서 즐기는 방탄소년단 콘서트’는 말 그대로 스트리밍을 통한 방구석 공연으로 진행됐으며, 총 24시간 동안 조회 수 5059만 건을 기록했고 최대 동시 접속자 수는 224만 명을 훌쩍 넘겼다.

여기까지는 일반 동영상 감상과 다를 바 없지만 공연을 주최한 빅히트 엔터테인먼트는 커뮤니티 플랫폼 위버스를 통해 전 세계 응원봉을 연결해 팬들에게 ‘소통’을 선물했다.

위버스에서 콘서트를 감상할 때 블루투스 모드로 응원봉을 연결하면 영상의 오디오 신호에 따라 봉의 색깔이 달라지는 기술을 적용해, 팬들이 마치 한곳에 모여 함께 응원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방탄소년단은 단순한 스트리밍 공연에 그치지 않고 팬들의 몰입을 위해 사용자 경험에 집중한 다양한 시도를 추구한 결과, 새로운 방식의 공연에 이어 특별한 관람 문화까지 이뤄내 ‘언택트 시대’의 허브 역할을 해낸 것으로 평가된다.

이와 관련 이수진 이노션 데이터커맨드팀장은 “앞으로 열릴 온택트 시대에는 모빌리티, 온라인 플랫폼 등을 기반으로 모든 연령층이 디지털의 영역에서 일상생활과 산업활동을 영위하는 진정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펼쳐질 것” 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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