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는 성노예 아니다…한국도 확인" 주장 되풀이
‘중요 이웃’ 3년 만에 기재…"전략적 이익 공유" 빠져

24일 일본 문부과학성의 검정을 통과한 일본 출판사의 중학교 교과용 도서(교과서)에 독도가 ‘다케시마’(竹島·일본이 주장하는 독도의 명칭)로 표기돼 있다. 연합
일본 정부는 외무성이 발간하는 공식 문서에 ‘한국이 중요한 이웃 나라’라고 다시 명기했으나 독도가 자국 영토이며 한국이 불법 점거 중이라는 주장을 올해도 반복했다.

일본 외무성은 19일 서면 각의에 보고한 2020년 판 외교청서에 독도에 관해 “다케시마(竹島·일본이 주장하는 독도의 명칭)는 역사적 사실에 비춰보더라도 국제법상으로도 명백하게 일본 고유영토”라고 기술했다.

이어 “한국은 경비대를 상주시키는 등 국제법상 아무 근거가 없는 채 다케시마 불법 점거를 계속하고 있다”고 썼다.

일본 정부는 2017년 외교청서에서는 독도가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되 “불법 점거” 상태라는 주장까지는 나가지 않았는데 2018년부터 불법 점거라는 더 강한 표현을 사용해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외무성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성노예‘라는 표현을 쓰는 것은 사실에 어긋나며 이런 점을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에서 한국도 확인했다고 올해 외교청서에서도 주장했다.

외무성은 작년 외교청서에 ”’성노예‘라는 표현은 사실에 반하므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 이런 점은 2015년 12월 일한 합의 때 한국 측도 확인했으며 동 합의에서도 일절 사용되지 않았다“는 주장을 갑자기 게재했다.

한국 정부는 이런 기술이 사실과 다르다고 지적했으나 일본은 외교청서를 수정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작년에 일본 정부가 징용 배상 판결에 대한 사실상의 보복 조치로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를 강화했고 한국 정부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방침을 통보했다가 나중에 종료를 유예하는 등 양국 관계가 순탄치 않았던 상황이 올해 외교청서에도 반영됐다.

외무성은 지소미아나 징용 소송 등을 거론하며 한일 관계에 ”어려운 상황이 이어졌다“고 진단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올해 외교청서에는 ”한국은 중요한 이웃 나라“라는 표현이 담겼다.

일본 외무성은 2017년 외교청서에서 ”한국은 전략적 이익을 공유하는 가장 중요한 이웃 나라“라고 규정했는데 이런 표현을 2018년과 2019년 외교청서에서는 삭제했다.

한국이 중요한 이웃 나라라는 인식을 3년 만에 다시 싣기는 했으나 ”전략적 이익을 공유하는“이라는 표현이 들어가지 않아 2017년에 기술했던 것과는 차이가 있다.

아베 총리는 작년 10월 국회 소신표명 연설에서 ”한국은 중요한 이웃 나라“라고 언급한 바 있는데 이런 수준의 인식이 외교청서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외무성은 쿠릴 4개 섬(일본명 북방영토)에 관해 ”우리나라가 주권을 지니는 섬들“이라고 올해 외교청서에서 표현했다.

2018년 외교청서에 ”북방 4개 섬은 일본에 귀속한다“고 기술했다가 러일 정상회담에서 영토 문제에 관한 큰 틀의 합의를 목표로 하는 가운데 이 문제에 관한 법적인 입장을 작년에 삭제했는데 올해 다시 실은 것이다.

교도통신은 작년에 쿠릴 4개 섬에 관한 기술을 삭제한 것에 대한 국내 보수층 등의 반발이나 영토 협상 정체 등을 고려해 다시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외교청서는 일본 외무성이 자국 외교 상황이나 전망, 국제정세 등에 관한 인식을 담은 일종의 백서로 1957년부터 매년 발간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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