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70이면 아직 어린아이에 불과하고 80이면 청년이다. 90세가 돼 하늘의 부름을 받거든 100세까지 기다려 달라고 돌려보내라. 우리는 나이가 들수록 의기가 성해지고 자식들에게 기대지도 않는다.” 일본 오키나와 현 북부의 세계적인 장수촌 오기미 마을 앞에 서 있는 비석에 새겨진 글이다.

세계에서 사람이 가장 장수하는 곳은 카스피해 사이에 있는 코카서스 지방이다. 코카서스산맥의 중턱 고도 1000~2000m에 있는 이곳엔 100세를 웃도는 사람들 대부분이 노동 강도가 세 보이는 농업에 종사하고 있다. 장수인들은 4~5대가 함께 모여 살면서 음주와 가무를 즐긴다. 이들은 밤 10시쯤 잠자리에 들며 아침 5시면 일어난다.

이들의 장수 비결은 “첫째, 열심히 일한다. 둘째, 합창단을 만들어 다 함께 노래한다. 셋째, 사냥을 하는 등 많이 걷는다. 마지막으로 친구 집에 가서 술을 마시며 떠들고 논다.”는 것이다. ‘호모 헌드레드(Homo hundred)’라는 말이 보편화 돼 있는 세상이다. 수명 100세 시대가 활짝 열렸다는 뜻이다. 진정한 장수는 병실에 누워 100년을 사는 게 아니다. 건강을 유지하고 삶의 품격을 지키며 사는 것이다.

늙는다는 것은 두려운 일이다. 죽어가고 있음을 눈앞에 직접 현시하기 때문이다. 탱탱하고 윤기 있던 피부는 아래로 자꾸만 처져가고, 안 가던 병원에 가는 일이 잦아지고, 멀고 가까운 누군가의 부고 소식이 잦아진다. 그렇다고 의기소침할 필요는 없다. “두려워 할 건 늙음이나 죽음이 아니다. 녹슨 삶이다.” 법정스님이 남긴 말이다. 대문호 괴테도 “삶이 있는 동안 건강하게 지낼 수 있도록 끊임없이 우리 생활을 가꿔야 한다.”고 했다.

왜 사람은 늙는 속도가 제 각각일까. ‘늙지 않는 비법’의 저자 엘리자베스 블랙번은 “늙지 않는 비밀은 ‘텔로미어’의 길이 차 때문”이라고 했다. ‘텔로미어’는 세포 속 양 끝단에서 염색체 손상을 막아 주는 덮개다. 이것의 길이가 줄수록 건강수명도 준다는 것이다. 평소 마음가짐이 ‘텔로미어’ 길이와 직결돼 있어 타인을 적대시하고 비관에 절어 살면 ‘텔로미어’ 길이가 급속도로 준다는 것.

5월의 신록처럼 싱그러운 ‘골드인생’ 비결은 최선을 다한 후회 없는 삶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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